여왕의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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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서거

0 개 2,117 박신영
2006년 8월, 뉴질랜드 국내 뉴스 중 단연코 1위는 여왕의 죽음이다

영국여왕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지만

뉴질랜드라는 나라에도 여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영국여왕은 백인이지만 이곳의 여왕은 마오리족이기 때문이다

마오리여왕 Dame Te Arikinui Te Atairangikaahu(이름 한번 길다)이 지난 8월 15일 서거했다

그날 학교에 다녀온 아들이 처음 이 소식을 전해주었다 담임선생님이 여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단다
학교에는 뉴질랜드국기가 조기로 계양되었다
그래서 아들은 이제 누군가 죽으면 조기가 계양되는 줄 안다ㅎㅎ

그리고 그날 저녁뉴스부터 며칠동안 온통 여왕의 이야기가 탑뉴스였고, 신문에도 며칠간 1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40년동안이나 왕위에 있었다는데 어쩜 그렇게 조용히 있었던지
여왕은 죽은 다음에나 뉴스거리가 되었다

뉴질랜드에서 키위들과 주로 교제하면서 10년째 사는 한국분들에게 물어보니
아무도 여왕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뉴질랜드라는 외국에 살아도
주로 한국사람들만 만나고 한국교회만 가고 한국식품점에만 다니고 한국식당에만 다니면
진짜 뉴질랜드가 어떤 나라인지 모르고 살 수 있다
어디 해변이 더 좋은지 어디 온천이 괜찮은지 어느 고속도로가 어디로 빠지는지는 잘 알아도
키위들이나 마오리족, 여타 퍼시픽 아일랜더들, 중국인들, 인도인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이곳의 문화, 특징, 뉴스등에 대해서는 신경끊고 사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키위문화에 대해 거의 흡수되다시피 사는 분들(키위와 결혼해서 혹은 키위회사에 다니면서)도 마오리여왕에 대해 몰랐다는 것은
오호, 놀랍다 아마 키위세력이 지배하는 언론통제때문일 수도 있겠다

마오리여왕이 타계하자
뉴질랜드 근처 나라들, 즉 통가, 하와이, 쿡 아일랜드 등에서는 총리, 고위관료들이 대거 조문객으로 찾아왔는데 정작 텔레비젼에 비추는 화면은 장례식에서 영국여왕이 보내준 조문을 낭독하는 대리인의 모습이었다 마오리여왕의 생전 모습을 보여주는 화면 역시 영국여왕이 방문했을 당시 두 여왕이 만나 환담을 나누는 장면을 틀고 틀고 또 틀었다

예전에는 이 땅의 주인이었지만
지금은 영국왕실같은 명예도 인기도 재산도 없는 마오리왕실의 현실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겠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에서 현재 마오리족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평판역시 마오리왕실의 쇠퇴를 부채질할 뿐이다

범죄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민족, 가장 게으른 민족 그러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혜택을 많이 받는 민족을 꼽자면 단연 마오리족이다

두어달 전에도 탑뉴스를 장식했던 마오리족의 영아살해사건은 안그래도 좋지않은 그들의 평판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마오리족들은 대가족이 같이 사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아이들을 많이 때리면서 키운다고들 한다
젖먹이 쌍둥이들이 많이 보채고 울었던지 가족중 누군가가 이 아기들을 죽였는데 문제는 서로 쉬쉬하면서 누가 그랬는지 다들 진실을 감추는 것이었다 쌍둥이들의 할머니는 남자가 그랬다하고 쌍둥이들의 고모는 여자가 그랬다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마오리족들의 구타문화가 화두에 올라 이를 취재한 특별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뉴질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마오리족 리더들에 대한 인터뷰였는데
어느 유명인사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어느날 아들에게 설겆이를 하라고 말했단다
한번, 두번, 세번.......
아들은 뭉기적거렸나보다
그래서 때렸단다 아들이 그때 거의 죽을뻔했단다
아내가 들어와서 "당신도 당신아버지와 똑 같군요"라고 말했는데
조금만 늦게 이 말을 들었어도 아들은 먼저 세상을 떠났을거라했다
물론 이 사건이후 아들과의 관계는 다시는 예전처럼 회복되지 못했다고 한다(당연히 그랬겠지)

또 어느 마오리당(MP)의 지도자는 자신이 아버지에게 맞은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어머니도 맞고 자신도 맞은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을 보였다
수십년전의 옛날일을 회상하는데도 마치 어제일같은 느낌이었나보다

하여간,
어떤 이는 마오리족들때문에 이 나라가 결국 망할거라는 극언을 했다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세금내지 않고
아이들만 많이 낳아서 온갖 수당으로 먹고 살면서
일은 하지 않으려하니 크나큰 사회적인 짐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마오리족들이 대거 각성할려나.........

51세된 여왕의 장남이 왕위를 이어 새롭게 왕(Tuheitia Paki)으로 추대되었는데
(신임 왕의 추대과정도 흥미로왔다. 여왕의 서거이후 누가 왕이 될지 부족장들이 모여서 뽑을거라고 하길래 나는 여왕의 직계자식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여왕은 7명이나 낳았고 더군다나 마오리왕위는 세습제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여왕의 세 아들중 장남이 그동안 마오리문화분야에서 오래 고문으로 활동해 왔고 지난 몇년동안 몸이 아픈 여왕을 대신해서 일을 잘 처리해 왔던 모양이다)

앞으로는 이 왕이 지도력을 발휘해서 마오리족의 명예를 되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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