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와 무학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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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와 무학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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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시작할 때 자신의 신념과 경험으로 추진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의문스럽고 불확실할 때 주변의 조언을 구하고 자문을 얻는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 정확한 답과 조언을 구하는 것이 성패와 행, 불행의 관건이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 문화, 제도와 개인의 인생도 여기에 준한다.

탁월한 식견과 안목을 갖춘 인물을 만날 때 우리는 성공 할 수 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기획 단계에서 위대한 인물을 만났다.

이성계는 조선을 세워 태조 임금이 된 분이다. 그는 젊은 시절에 나날이 부패해가는 고려 왕조를 탄식하면서 한편으로는 청운의 뜻을 품고서 팔도강산을 두루 돌아다니며, 무예를 연마하고 정신을 수양하고 인물을 만나고 명산과 유서 깊은 사찰을 찾아 천지신명과 제불보살에게 가호를 빌곤 하였다. 그러던 중에 함경도 안변에 머물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생각다 못한 이성계는 마을에서 가장 해몽을 잘한다는 점쟁이 노파를 찾아가 물었다. “다름이 아니라, 간밤에 몇 가지 꿈을 꾸었는데 하도 이상한 꿈이어서 해몽을 해달라고 왔소.” 이성계의 꿈 이야기를 듣고 깊이 생각하던 점쟁이 노파가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대장부가 받은 꿈의 계시를 어찌 한낱 계집이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서쪽으로 사십 리쯤 들어가면 설봉산이 있는데, 그 산의 조그마한 토굴에 가면 도인 스님 한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 어른에게 물어 보시면 잘 일러줄 것입니다.” 이성계는 노파가 일러준 대로 설봉산을 찾아 갔다. 스님이 계신 토굴에 들어갔을 때 스님은 마침 선정에 들어 있었다. 한참을 공손히 기다리던 이성계는 스님에게 절을 하고 난 뒤에 찾아온 사연을 말하였다.

“진세(塵世)에 사는 사람이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 이렇게 스님을 뵙고자 찾아 왔습니다. 자비로써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일인지 말씀하여 보십시오.” “실은 제가 지난밤에 꿈을 꾸었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그 뜻을 알 수 없기에 이렇게 찾아와 여쭙는 것입니다. 마을의 닭들이 모두 동시에 울어대고 하늘에서는 꽃이 비 오듯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낡은 곳간에 들어가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짊어지고 나오다가 거울이 깨어지는 소리에 문득 꿈을 깨고 말았습니다. 무슨 불길한 징조가 아닌지요?”

그러자 이성계의 말을 듣고 한 참을 생각하던 스님께서 진중한 모습으로 말씀을 꺼냈다. “정말로 그와 같은 꿈을 꾸셨다면 함부로 남에게 말하여서는 안 됩니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으니 가만히 들어 보십시오. 마을의 닭들이 일제히 ‘꼬끼오’하고 울어 대는 것은 ‘고귀위(高貴位)란 뜻이니 반드시 고귀한 지위에 오른다는 뜻입니다. 또 낡은 곳간에 들어가서 서까래 세 개를 등에 가로 짊어졌으니 그 모양이 바로 임금 왕(王) 자와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마음속의 흥분을 감추고 다시 물었다. “그러면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고 거울이 깨어진 것은 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스님은 말없이 붓을 들어 시를 한 수 적어 이성계에게 주었다.

화락능성실 (花落能成實) 꽃이 떨어지면 열매를 맺을 것이요

경파귀무성 (鏡破豈無聲) 거울이 깨어졌으니 어찌 소리가 없겠는가?

스님은 다시 이성계의 얼굴을 자세히 다시 보고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군의 얼굴을 보니 군왕의 기상이 가득하나, 아직 劫氣(겁기: 속세의 습기)가 다 벗겨지지 못하였으므로 성현께 기도를 올리고 공덕을 지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나만 알고 비밀을 지킬 터이니 장군께서도 꿈 이야기를 입 밖에 내지 말아야 합니다. 아직도 삼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터이니,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쌓고 이 자리에 절을 세워 오백 나한(羅漢)을 모시고 정성껏 기도드리고 지혜를 닦으셔야 합니다.”

스님의 말씀을 들은 이성계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승의 예를 올렸다. 그리하여 이성계는 자신의 출생지인 안변 땅에 절을 지었는데, 그 절의 이름이 바로 석왕사(釋王寺)이다. 그 뒤로 이성계는 큰 일이 있을 때 마다 그 스님에게 가르침을 청하였으며 조선을 세워 임금의 자리에 올랐을 때에 그를 왕사로 모셨다. 그 스님이 바로 무학 대사이다.

교민 사회에 종교와 이념을 떠나 이런 분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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