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을 나르는 엄마 대통령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주먹밥을 나르는 엄마 대통령

0 개 2,786 NZ코리아포스트
2005년 가을,

라이베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유럽 프로 축구구단에서 유명한 선수로 맹활약을 했던 청소년들의 우상, 조지 웨어(George Weah)와의 두 번에 걸친(run-off) 결선 투표를 통하여 67세의 엘렌 존슨 샤립(Ellen Johnson-Sirleaf)이 라이베리아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음을 전국민과 세계에 알린다.

아프리카 대륙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흑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도어(Doe) 군부정권 동안 두 번이나 감옥에서 지내야 했고 찰스 테일러의 공포 정치 속에서 오랜 세월 동안 도피와 망명 생활을 해야 했다. 그녀는 해외 생활 동안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세계적인 시티은행과 월드뱅크(World Bank)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유엔 개발 프로그램(UNDP)에서 아프리카 담당관으로 일한 적도 있다.

이제 막 내전이 끝나고 인구래야 겨우 3백만명 조금 더 되는 조그만 도시만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 그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았다.

내부적으로는 파괴되고 분리된 국민 감정들을 되살려서 화해시키고 무너진 국가 기간시설 및 경제를 하루 빨리 재건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했다.

전력은 수력 발전에 의존하여 왔으나 오랜 내전으로 인하여 모든 시설이 파괴되고 없으며, 전신주와 전선 등 기본시설 조차도 파괴되고 없다. 전쟁 고아들을 수용할 고아원이 없어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잠을 잔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왔지만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길거리서 배회한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기구가 없다. 먹는 식수도 소금도, 휴지도 도대체 하나도 자급자족 되는 것이 없다. 오로지 세계 어느나라에도 있는 코카콜라와 맥주 공장 두 곳만 겨우 운영되고 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라이베리아 여성 대통령은 그녀가 방문하는 어느 곳이든 항상 라이베리아 주재 중국 대사가 동행한다.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나는 이 나라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우리 국민을 위하여 거지가 될 수 있다.”라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넌지시 중국 대사에게 필요한 사항을 요청한다.

내가 근무하는 로지스틱스 베이스는(Logistics Base: 물자지원기지) 본부와 약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일주일에 두번씩 본부에서 열리는 오후 회의에 참석한다. 요즈음처럼 데모가 많이 일어나는 시기에는 밖으로 나가기 전엔 항상 안전 상황을 내부 인터넷을 통하여 확인해야 한다.

깜빡하고 차를 몰고 본부를 향하여 한참 가고 있는데 도로에 차들이 보이질 않는다. 순간, 저 앞에는 수백명의 데모 군중들이 각목과 쇠파이프 등을 들고 웅성 웅성거리는 것이 보인다. 아찔했다. 아무리 유엔차량이라도 성난 군중들 앞에 무엇이 보이겠는가?

벌써, 여러 차례 유엔 차량들이 데모에 의하여 손상을 입었다. 그런데, 어째, 좀 이상하다. 유엔 경찰 및 헌병들도 주변에 보인다. 겉으로 보아 데모하는 무리들인데 마치 시장통 약장사의 솔깃한 말을 들으려고 고개를 쳐들고 군중 속의 한 여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것이다. 데모 군중 속에 무언가 열변을 토하는 사람은 바로 대통령이다.

아니, 이친구들이 데모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가? 중간 중간에 데모 군중들 사이에서 밥과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도 보인다.

“여러분, 데모도 배고프면 하기 힘드니 우선 밥부터 먹어요. 그리고, 내 말을 잘 들어요… 여기는 우리 라이베리아의 얼굴입니다. 정부가 다시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시설을 갖추어 줄 거예요.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수도 몬로비아 주도로변에 난잡하게 들어선 난점들이 시내 교통 체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시장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가 주변 환경을 더럽히므로 정부에서 정비를 실시 한 것이다. 물론, 다시 구획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간을 기존 장사하던 사람들에게 제공해 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장사를 못하는 상인들은 빨리 해결해 주지 못하는 정부를 대상으로 데모를 벌이는 것이다. 이를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지만 시골 아줌마와 같은 대통령은 직접 나와 데모 무리들에게 밥까지 제공하면서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비단, 이 날뿐만 아니라 데모가 있을 때마다 자주 나타나서 밥을 나눠 주며 그들과 직접 대화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계 최초의 여성 흑인 대통령을 그냥 엄마라고 부른다. 엄마는 자식들을 위하여 모든 것을 희생하는 존재가 아닌가.

내가 라이베리아를 떠나 수단으로 향하기 몇 일전,

중국 기업체의 원조로 발전기 시설을 설치하여 16년만에 몬로비아 시내 일부에 전기가 들어왔다. 어두운 시내가 마치 대낯처럼 환해졌다.

모두 거리로 솟아져 나와 축제의 분위기를 즐긴다. 그래, 이 “희망의 불빛”이 라이베리아 전역을 영원히 밝힐 수 있기를…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92 | 17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5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10일전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1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1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4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69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