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희망이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준비가 희망이다

0 개 3,360 코리아포스트
테니스와 골프는 원리적으로 비슷한 점들도 있지만 둘 사이에는 재미있는 차이점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준비자세이다. 골프는 땅에 정지된 볼을 치는 운동이라서 치기 직전의 준비자세는 릴랙스되어 있으면서도 아주 고요하게 정지되어 있어야 한다. 시간은 거의 무한정으로 있으므로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나 테니스는 사정이 아주 다르다. 매번 다르게 날라오는 볼을 공중에서 되받아 쳐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방이 볼을 치자마자 그 볼을 치기 가장 좋은 위치로 최대한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준비자세가 필수적이다. 야구의 타자에게 좋은 볼을 칠 수 있는 기회가 단 한 순간이듯이, 테니스 플레이어도 콘택트 포인트에서의 찰나의 타이밍을 놓치면 볼을 제대로 칠 수 없다.

동호인들 중에는 양발을 지면에 붙이고 전봇대처럼 서서 상대방이 볼에 대비하는 이들이 많다. 상대방 볼을 치면 그때서야 그 볼이 날라 오는 방향으로 갑작스레 몸을 틀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상대방 볼이 느리다면야 별 문제가 없지만 그 볼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볼을 제대로 못 맞추고 리턴이 서투르게 된다. 그 주된 이유는 상대방 볼에 대한 반사적인 움직임이 너무 늦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대부분의 볼들은 여유있고 안정된 자세로 친다, 그 점이 동호인들과 확연히 다른 점의 하나이다. 동호인들은 가만히 서 있다가 상대방 볼이 네트를 넘어온 다음에라야 허겁지겁 쫓아가서 치는 편이라고 한다면, 선수들은 어느 순간에 벌써 볼이 오는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거의 기계적으로 동일한 동작패턴으로 볼을 친다. 전자는 볼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면서 여유없이 볼을 치는 스타일이고, 후자는 볼을 능동적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여유있게 되받아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이 비록 찰나의 순간이지만 볼을 맞이하듯이 칠 수 있는 주된 원인은 그들의 보다 효율적인 예비동작에 있다. 그들은 상대방 볼을 주시할 뿐 아니라 상대방이 볼을 치기 전부터 양발을 가볍게 움직인다. 일단 랠리가 시작되면, 언제나 양발의 앞꿈치에 체중을 둔 상태로 아주 가볍게 계속 움직이면서 상대 볼에 재빨리 반응을 준비를 한다.

링위의 복서들은 늘 뒷꿈치를 약간 들고 앞꿈치만으로 계속 가볍게 스텝을 밟는다. 전설적인 복서 알리가 말했듯이, 나비처럼 사뿐 사뿐 움직이다가 순간적으로 체중을 옮겨 벌처럼 쏘기 위해서이다. 테니스도 마찬가지이다. 체중을 양발의 앞꿈치에 체중을 두고 계속 가벼운 스텝을 밟고 있어야 상대방 볼에 보다 빨리 그리고 부드럽게 반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몸의 사지는 마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만, 일단 움직인 몸은 물리적 법칙의 지배에 따라 움직인다. 뉴톤이 발견한 물리적 법칙 중에 관성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정지된 물체는 정지된 상태를, 그리고 움직이는 물체는 움직이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법칙이다. 정지된 몸을 움직이기는 힘들지만, 이미 움직이고 있는 몸을 움직이긴 쉽다.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는 스타일로 반복해서 볼을 치면 에너지 소모가 많고 실수도 많아진다. 급정거와 급출발을 번갈아 하면서 자동차를 몰면 차체가 출렁거릴 뿐 아니라 연료소모도 아주 많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항상 조금씩 굴러가고 있는 자동차는 부드럽게 가속하기가 쉽다. 테니스 코트에서의 몸의 움직임도 이치는 같다.

이제부터 테니스 코트에 서면, 후위에서 스트로크를 하건 전위에서 발리를 하건, 어깨 넓이로 양발을 벌리고 계속 잔발로 움직이다가 볼을 치는 연습을 하자. 앞꿈치에 체중을 싣고 움직이다가 볼을 치면 반응도 빨라지고 앞쪽으로의 동력(momentum)도 만들어지기 때문에 보다 여유있고 강하게 볼을 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테니스에서는 모름지기 발이 부지런해야 희망이 있다. 테니스는 발로 하는 운동이라는 말도 아마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준비된 상태가 곧 희망이다.
- 에릭 프롬 -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98 | 19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6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1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1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4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