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Ⅱ-세번째 쾌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21]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Ⅱ-세번째 쾌감

0 개 2,706 koreatimes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안톤 슈낙이 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명수필이 있었다. 서양 사람이 썼는데도 “맞아 그래!”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들이었다.

  10여년전 ‘엄마 어렸을 적엔’이라는 이승은, 허헌선 부부의 인형작품전이 있었고 뒤이어 화보집도 나왔다. 연탄불과 엿장수와 수박서리를 보면서 “맞아 그랬었어.”하고는 먼 고국하늘을 쳐다보게 만들었다. 시공을 초월하여 인생의 본질과 추억에의 향수는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가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또다른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과 수시로 만나고 있다.

  이민와서, 유학와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영어 때문에, 피부 빛깔 때문에 그리고 늦게 이 땅에 왔다는 이유에서다.  하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어서 몇가지만 얘기해보면,
어떤사람은 주차장에서 바가 올라가지 않아 사무실에 가서 얘기했더니 화를 내면서 카드를 던져 버리더라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쇼핑점에서 물건을 흥정하고 있었는데 어떤 키위가 오니까 그사람 계산까지 다 끝내고 나서야 다시 얘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그밖에도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을 때 분명 상대가 잘못했는데도 오히려 큰소리치고 손가락 욕을 하면서    달려드는 경우는 부지기수이다. 여러가지 이유는 있고,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도 많고 오해에서 비롯 되는 상황도 꽤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화가 나는 것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일방적으로 당할 때의 억울함이다.

  그럴땐 정말 이민 잘못 온 것은 아닌가?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 그렇게 화날 때마다 싸우자니 역부족 아니 영어 부족이고, 잊어 버리자니 울화통이 쌓인다. 그래서 최선의 방책은 되도록 싸움을 피하려고 정말 애쓰는 것이다. 부딪쳐 보아야 영어 때문에, 아시안이기 때문에 득될 게 별로 없을 것이므로. 그저 무임승차비라거나, 통과의례비라고나 할까, 되도록 꾹꾹 참아 가며 피해 가려고 애를 써 본다.

   그러나 가끔씩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경우는 인간적 자존심과 아시안이라는 정체성에 관련될 때이다. 그럴 땐 싸우기로 정했다. 그러니까 100번중 99번은 참되 한번은 싸우자는 것이다. 그때는 싸우되 정말 코피(?)가 나오게 싸워야하고 반드시 끝장을 보아야 한다. ‘은근과 끈기의 한반도 출신이고, 고추와 마늘 먹고 자란 코리안이고, 베트콩과 귀신까지 잡던 따이한이 아닌가! 그렇다고 무조건 싸우는 것은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전략을 짜야한다. 나의 전략은 이랬다.

  첫째 어떤 상황에서도 중요한 일은 반드시 메모해 두자는 것이다. 장소, 시간, 상대, 분위기, 금액, 조건등--  두번째는 편지 작전이다. 워드로 치거나 손수 글씨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편지를 써 보내되 증거를 남기는 것이다.

  한국처럼 내용증명편지가 보편화 되지 않았지만 싸인해서 복사해 두면 만사가 오케이다.  물론 개운찮게 끝난 경우도 있지만 편지의 효과는 거의 100%였다. 이긴 싸움중에는 지금도 가끔씩 ‘자다가도 통쾌할’ 일들이 세가지쯤 있다.

  지면의 제약으로 내용을 밝힐 수 없는 게 아쉽지만 최근의 일 한가지만 얘기하기로 한다. 불과 두달전의 일로 너무나 생생히 기억된다. 부엌에 수도 꼭지가 헐거워지고 물방울이 새 나온 적이 있었다. 마침 근처에서 일을 하던 플라머가 있기에 시간 나면 들러서 손 봐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그러마고 했다.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온 그는 고무 바킹만 갈면 된다면서 2분만에 일을 끝냈다. 그런데 너무 쉽게 끝났기 때문에 미안해서였는지 다른 무슨 고칠 게 없느냐고 물어 왔다. 나는 그때  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개스난로를 치우려고 했는데 연결고리를 빼는 방법을 잘 몰라서 그냥 놔둔 채였다. 고장이 아니라 기계라면 1m 이내 접근을 싫어할 정도로 기계맹인 내가 고리를 빼는 방법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얘기했더니 너무 쉬운 일이라면서 불과 한 10초 정도에 간단히 끝냈다. 한데 문제는 그 뒤에 따라 왔다. 2분 정도 걸린 그날의 작업비로 $98을 내라는 인보이스를 보낸 것이었다.

  그 후로 한달 동안을 버티면서 다섯번의 편지와 두번의 전화 끝에 마침내 매니져로부터 사과와 함께 절반 값인 $49만을 내 주십사는 정중한 답신을 받았다. 즉시 지불했고 어쨌거나 나는 세번 째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이민 와 살면서 되도록이면 현지인과 어울리고 화합하고 상생해야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어떤 경우이든 싸움은 피해야 현명한 이민자일 것이다. 그렇지만 자존심이 상해서 견딜 수 없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기는 좀 부담스럽고 하지만 때때로 잠자다가도 화가날 경우는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 단 반드시 이겨야 한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198 | 19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6 | 8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1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1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4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5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59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