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 만족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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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 만족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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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가는데 있어서 만족하며 사는 삶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사랑과 부와 명예와 권력을 가지고 존경 받으며 살아간다면 더없이 행복하다. 더 이상 소유하지 않아도 만족할 것 같다.  평생 공부하고 일하고 얻는 즐거움이 이와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병 없이 건강하고 부인과 남편이 서로 문제 없고, 자녀들 잘 크면 무얼 더 바라겠는가? 생각이 성스럽고 봉사와 나눔의 마음이라면 사회적으로도 이름이 높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위와 같이 다 이루며 만족하게 살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행위에 따라 다 성취 할 수도 있고 부분적으로 이룰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또 모두 성취하고 다 이룬다 해도 언제까지 그것을 소유하며 지키기가 쉽지 않다.

  명나라 때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매일 밤 심야에 정원에 무릎을 꿇고 향을 피우며 하늘을 섬겼다. 바로 옛날의 종교인 셈인데, 30년 여 년을 빠짐없이 계속했다.  

  어느 날 밤 그 정성에 감동한 천신이 그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신에서 빛이 드러나는데 찬란했다. 그가 별로 놀란 기색이 없자 천신은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밤마다 그렇게 간절히 하늘을 섬겼는데 원하는 것이 무언지 빨리 말해보게. 난 시간이 없어 얼른 가야 하네.” 그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저는 별로 요구하는 것이 없습니다. 단지 평생 굶주리지 않고, 그렇게 궁색하지 않아 산수를 즐기며 유람하고, 자식들이 속 썩이지 않고, 병 없이 살다가 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천신이 말했다.

  “이 사람아! 자네가 요구하는 것은 상계(上界) 신선의 복이라네. 자네가 인간세상의 부귀공명을 바란다면 아무리 높은 지위라도, 아무리 많은 재산이라도 내가 다 들어줄 수 있다네. 다만 상계 신선의 청복 만큼은 자네에게 줄 방법이 없네!”

   만족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속을 벗어난 청정한 만족이요, 다른 하나는 세간으로 들어선 홍진(紅塵)의 만족이다. 이 세상은 아무래도 홍진 투성이다. 왜 인간 세상을 홍진이라 했을까? 옛 당나라 수도는 장안 이었는데 교통수단은 마차였다. 비포장도로에 마차가 한 번 지나가면 붉은 흙먼지가 날렸는데 이것이 바로 홍진이다. 홍진 속의 인생은 부귀공명을 위한 삶이다. 보통 이것을 홍복(洪福)을 누린다고 한다. 그런데 황제에게 사용했던 ‘지고무상의 복’이란 뜻의 ‘홍복 제천’에서 홍자를 황제에게 쓰기가 거북해서 같은 발음의 ‘홍(鴻)’자로 바꾸었는데, 사실 홍복이란 말은 그렇게 좋은 의미가 아니다. 홍복이란 말하자면 ‘기러기 같은 복’이어서 기러기처럼 날아가 버리기 쉽고, 그러고 나면 무슨 복이 남겠는가?

  청정한 복을 청복(淸福)이라 한다. 인생의 홍복은 차라리 가능하지만 청복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지혜가 없는 사람은 청복을 누릴 수 없다. 사람은 원래 늙어서야 이런 복을 누릴 수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반대로 이것을 고통으로 여긴다. 풍족하지 못한 게 불만이고 늙어서는 한가한 적막을 감당하지 못한다. 적막함을 알아야 비로소 홍복과 청복을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될 때에야 홍복의 무상하고 번거로움을 알 수 있다.

  <승만경>에서는 말리부인이 붇다에게 어쭙기를 ‘세존이시여! 사람이 얼굴이 추하고 가난하고 남에게 천대, 무시 당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답하대 “사람이 얼굴이 추한 것은 화내고 분노 한 까닭이며, 가난한 것은 나누고 베풀지 않은 연고이며, 남에게 천대, 무시 당하는 것은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한 결과이니라, 얼굴이 예쁘고 아름다우려면 분노하지 않고 온화해야 하고, 부자가 되려면 탐욕 부리지 말고 또 지금 가난하드라도 원망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나누고 보시 해야 하며, 남에게 존경받고 대우 받으려면 시기 질투 모함하지 말고 존중하고 인정하고 칭찬해야 지위가 높아진다”라고 하셨다. 행복과 만족은 구호에만 있지 않고 위와 같이 노력하고 실천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세상에 비할 바 없는 청복을 누릴 것인가?
  홍복을 누릴 것인가?
  어떻게 해야 만족한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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