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도 아픔을 치유한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아픔도 아픔을 치유한다

0 개 1,934 새움터
언젠가 두통이 심하고 몸이 너무 피곤해 한의사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저를 침대에 눕힌 한의사는 제 목과 머리 여러 곳에 침을 꽂았습니다. 침이 가늘어 아프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침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좀 긴장이 되긴 했습니다.

여하튼 침을 맞으면서 뜸까지 함께 떴습니다. 배 위에 놓인 세 개의 커다란 뜸이 서서히 타 들어 가면서 뱃속으로 따뜻한 기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뜸이 더 깊이 타 들어 가면서 곧 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뜸이 너무 뜨거워질 때마다 받침을 올려 받치면서 한 시간 가량을 누워있었습니다.

치료를 받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침과 뜸의 효과가 금방 나타나 두통도 사라지고, 잃었던 기운이 회복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집에 도착했을 때는 훨씬 몸이 가벼워져 미루었던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몸에서 뜸을 뜬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는 바람에 샤워를 했습니다. 샤워를 하면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뜸을 뜬 자국이 내 배에 동그랗게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배 위에 불그레한 동그라미 세 개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아무리 타월에 비누를 묻혀 닦아도 그 자국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뜨거운 뜸에 가볍게 데인 상처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나를 치료한 흔적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자국을 보면서 그것을 상처로 여길 수도 있고, 치료의 흔적으로 여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 마음에 상처를 받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조국과 부모와 형제를 떠나 먼 나라에 와서 이방인으로 살다 보니 이민자들은 다들 외롭습니다. 그러다 누군가를 알게 되면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처음엔 서로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의 단점과 속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때론 이해관계가 얽히기도 합니다.

서로 갈등이 생기고 관계가 악화되다가 어떤 동기가 주어지면 그 관계는 하루 아침에 깨어지고 맙니다. 관계만 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급속도로 친해진 만큼 급속도로 상처를 서로에게 남깁니다. 결국 서로 원수가 되고 맙니다.

그뿐이 아니라 이민자의 삶 자체가 많은 면에서, 아니 정서적으로까지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것입니다. 살아가는 일 자체가 상처가 됩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면 너도 나도 마음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상처는 아프지만 그러나 그 아픔이 아픔으로만 끝나지 않고 나를 치유할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픔이 아픔을 치유한다는 것이 억지며 역설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아픔을 겪으면서 생에 대한 더 강한 애착과 소중함을 깨닫게 되며, 생에 대한 더 강한 동기를 부여 받게 된다면 그것은 아픔이 주는 치유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내가 가진 상처가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진 다른 사람에게는 놀라운 치유의 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 있고, 그가 내 아픔을 이해한다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픔과 아픔이 만나면 치유가 일어납니다.

아픔을 아픔으로만 가지고 있다면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아픔을 치유의 자원으로 기꺼이 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내십시오. 그것이 나를 살리고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 새움터 모임 >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전화연결이 쉽지 않으므로 이메일을 주시면 반드시 연락을 드립니다.
김 하균 사회 복지사 (북쪽 지역) Hagyun.Kim@connectsr.org.nz
마사 김 정신과 간호사 (호익, 남쪽 지역) marthayu@hotmail.com
이 하나 사회 복지사 (북쪽 지역) Hannah.Lee@waitematadhb.govt.nz
조 정임 상담사 (시티 지역) jcho@pgfnz.org.nz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