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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초대에 있었던 일

0 개 1,671 정윤성
사람들마다 각기 자신의 스타일대로 사람을 만나고 생활해 나간다. 필자의 가치관으로 보았던 나와 키위들과의 다른것 중에, 물론 이것은 개인별로 크고 작은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 적어 보았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한국의 경쟁사회에서 살아 왔던 필자는 그들의 사고를 50%(?) 정도까지 내 몸에 체화시키는 데에도 20여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굳이 체화(?) 시키려 했던 이유는 그게 더 좋기 때문이다. 난 살아온 세월 동안 나의 주변에 있는 이들을 바꾸려고 노력해 보았으나 언제부턴가 나를 바꾸는 노력으로 대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얻는 마음의 평화, 가족간의 평화는 훨씬 쉽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특히 College 학생을 둔 그들에게 자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확인 해 보니 낙천의 고수(?)인 그 키위 친구들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공부를 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부모는 필자의 시야에는 보이지 않았다. 꼭 내버려두는 것 처럼 보인다.

큰 아이의 졸업식에서 아이의 친구 단짝 5명 중 2명이 외국을 간단다. 대학도 이런 아이들을 더 환영한다고 설명을 덧 붙인다. 더 성숙해서 돌아 온 아이들은 더 열심히 살기 때문에. 난 한 아이 중 벨지움(벨기에)으로 고 3을 한번 더 보내는 아빠인 Sean에게 ‘너 아들을 벨지움 군대(?)에 보내는구나.’ 하니 바로 알아 듣는다.  지옥 훈련도 시켰으면 더 좋겠단다. 한마디로 고급형 뉴질랜드식 재수다. 생각해 보면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온 나로서는 분명 그 아이는 입시에 실패한 아이다. 그런데 아이도 아빠도 여유만만이다. 꼭 경제적인 여유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의 아빠는 아이가 벌써 빌더 일을 배우고 있단다. 아이가 재미있어 한단다. 동정어린 마음으로 대하는 나를 무시라도 하듯이 아버지와 아들은 작업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가지고 웃고 떠든다. 6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가족간 왕래하면서 만난 이 사람들은 온통 Winner만 존재한다. 아무리 고삼 수험생의 부모를 만나도 학업의 셩취도를 묻기 보다는 내년에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관심사다. 그것이 무엇이든 세련된 칭찬도 준비되어 있다. 마시던 와인의 맛도 한결 부드러워진다. 위로 받을 사람이 없다. 축하와 격려만이 존재한다. 
 
1.5세대와는 달리 이 나라에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에게 ‘아시안이기에 키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잘되야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실수와 실패에도 끊임없이 용서하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가정의 평화를 누릴 것은 당연하다. 한마디 더하자면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친구 Jack을 아이들 스포츠 클럽에서 만났는데,  3년간 그리스와 지중해에서 실컷 놀다가 와도 동종의 직업을 다시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물론 혹자는 키위이기 때문에라고 할 수도 있겠고 필자는 한국 보다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뉴질랜드라서 가능했을거라고 속으로 생각도 했지만, 복귀도 쉽게 허용하는 뉴질랜드는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인간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또 다른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난 지금 우리 세 아이 중, 누군가가 직선으로 가는 인생이 아닌 ZigZag 같은 인생을 산다면 박수 칠 수 있는 부모가 되려고 마음을 연마하고 있다. 그것은  Loser의 인생이 아니라 삶을 더 퐁요롭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또 다른 방법인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키위 친구들 중, 빌더 일을 하다가 Accounting을 다시 공부해 노쇼의 큰 회계법인 사장이 된 Sean,  변호사를 하다가 보험브로커를 하고 있는  James,  호주의 공군 장교로 있으면서 아버지의 막강한 백으로 미래의 참모 총장을 꿈꾸던  Nick이 뉴질랜드 여자에게 붙잡혀 바로 아이 네 명의 아빠로서, 세일즈 매니저로서 바쁘게 살아가는 그들은 Loser가 아니라 이 사회의 리더들이다. 우린 늘 직선으로만 간 인생의 성공담을 듣고 살아가고 있다. 정작 직선으로만 살았던 사람들에게 인생의 행복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케이스들이 지금 이 나이에 왜 그렇게 많이 보이는지. 직선으로만 살았던 사람들은 Zigzag으로 가 보아야 느낄수 있는 행복의 방법을 제대로 인식하기 힘들 것이다.

필자도 엔지니어로서 열심히 미래를 꿈꾸다 20대 후반 어느날 뉴질랜드에 와서 보험을 시작하고 파이넌스까지 하게 되었다. 꺽어진 인생, 세월이 지난 지금 세 아이의 아빠다. 자녀를 대학 입학시킨 뒤, 부모 자식간 안보고 산다는 어느 가족의 일화는 한국에서 살았던 필자가 일부 이해는 하지만 주객이 분명 전도되었다. “명예와 돈이 없는 가족은 행복할 수 있어도 사랑이 없는 가족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라고 어제 저녁 암 투병중인 교장선생님의 마지막 스피치의 한 구절은 결국, 사랑은 내가 얼마든지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행복은 내가 선택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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