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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9/2010. 15:33 NZ코리아포스트 (122.♡.159.81)
뉴질랜드 여행
노다지를 찾아
아서스 패스(Arthur’s Pass)는 남섬의 동서부를 자르는 서던 알프스(Southern Alps)의 최고 고지대에 위치한다. 캠퍼밴으로 내려오는 오티라 계곡 고가도로(Otira Gorge Viaduct)는 서던 알프스의 자연을 최대한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곳저곳 신경을 쓴 곳이 많다. 차량 통행량으로 보면 비포장도로 정도면 충분한데, 산의 원래 모양을 전혀 손대지 않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산속에 고가도로를 만들고, 그 위로 물길을 만들어 폭포가 쏟아지도록 한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험준한 산을 지나는 오티라 고지를 넘으면 웨스트 코스트라는 뉴질랜드 남섬 서부에 이른다. 이곳은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의 거친 태즈먼 해에서 수분을 듬뿍 담은 구름이 일 년 내내 비를 쏟아댄다. 연간 강우량이 5000~1만 2000밀리미터 정도(한국의 연평균 강우량은 1200밀리미터 정도이다)이므로 1년 365일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은 사납고 거칠고, 땅은 흙과 양분이 씻겨 나가 메마르고 바위투성이인 데다 해발고도 수백 미터까지 쏟아져 내려온 빙하는 일 년 내내 찬 기운을 바다로 쏟아 놓는다.
이런 거친 자연환경은 이곳에 독특한 선물을 만들어주었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이곳 서부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바로 ‘금’이다.(서북부 쪽은 석탄이 유명하다.) 뉴질랜드의 남섬은 한때 미국 서부를 방불케 하는 노다지로 세계에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기 위해 이곳에서 목숨을 걸었고, 현재까지도 로스지역에서는 금을 캐고 있다. 아직도 이곳의 웬만한 강 하구에서 사금 캐기를 해보면 금이 나온다. 그만큼 금이 풍부하다고는 하지만, 역시 노력 이상으로 행운을 주는 것은 없다.
금은 영화에서처럼 큰 덩어리 원석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자연계의 거의 모든 광석에 너무나 골고루 포함되어 있어, 누구든지 집앞이나 밭의 흙을 퍼서 금을 고른다면 그중에도 0.0000005%의 금이 포함되어 있다. 2.5센티미터 정도면 전례 없이 큰 덩어리로 볼 수 있다. 또 역사 이래 금이 많은 지역은 대부분 부와 행복보다는 도박, 노름, 범죄, 매춘 등이 가득한 걸로 봐서도 금은 결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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