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The Whanganui Journey(3) - 손대지 않은 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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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The Whanganui Journey(3) - 손대지 않은 미인 -

0 개 1,832 코리아타임즈
제 4 일 : 28.5 km, 5.5시간 : 존 코울 산장 - 티에케 머라에 (John Coull Hut - Tieke Marae)

오늘도 날이 화창하다. 강 옆에 마른 선을 보니 수심이 또 15센티 정도 내려갔다. 강의 하구로 내려 올수록 모래톱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모래톱의 경사가 심하고, 떠내려온 나무들이 잔뜩 쌓여 있어, 쉬는 곳으로 적당치 않다.

오히려, 강 옆이나 강 중앙에 섬처럼 쌓여 있는 자갈마당이 훨씬 좋은 휴식처이다. 조금 내려가려니까 왕가누이 강 옆의 아름다운 언덕 끝에 28개의 머라에(마오리들이 그 조상을 기념하고 부족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회의장소) 중 하나인 망가파파파 머라에(Mangapapapa Marae)가 있다.

화장실과 점심식사를 위해 망가푸루아 랜딩(Mangapurua Landing)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약 40분을 걸으면‘아무데로도 향해있지 않은 다리’(Bri dge to Nowhere)가 나온다.

1932년에 완공되어, 몇 명의 오지 사람들에게 사용되다가 1942년 큰 폭풍우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나면서 이 다리는 더 이상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다리가 되었다. 이 곳에서 둘째날 만났던 캐나다인인 켈리를 만났다.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군 ” 하면서 화통하게 웃는다. 한참을 몇 개의 급류를 지나 내려오니 강 오른쪽에 더브리지투노훼어 산장(The Brid ge to Nowhere Lodge)이 나온다. 이곳은 개인이 소유한 산장으로 우리의 숙소는 이곳의 바로 맞은 편인 왼쪽의 티에케 머라에이다.

이곳에서 머무르기 위해서는, 마오리족에 대한 예의와 약간의 선물을 준비해야한다. 입구에 서있으니, 남자 마오리족 한 분이 웃지 않고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가니 우리 일행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고, 다른 한편에는 마오리족 부부와 그들의 조상을 새긴 목상이 놓여 있다.

그는 자신이‘루아페후의 아들인 조상으로부터 낳은 28형제중 14번째 아들의 후예’인 추장족 타마키 라고 소개한다. 우리는‘한국의 안동을 조상으로 갖는 김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준비한 라면을 선물로 내 놓았다.

그는 그 라면을 감사히 받으며, 홍이(Hongi; 마오리식 인사, 코와 코를 서로 대며, 서로의 숨을 교류한다. 직접 홍이를 해 보면, 이보다 더 따듯한 인사는 없다.)를 한 후에 타마키씨가 “이제부터는 여러분은 우리들 중 하나로 우리와 똑 같은 권리를 갖습니다.

이 머라에 내부의 어떤 것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라고 선언을 한다. 머라에는 숙소와 식당이 나누어져 있고, 나무 보일러를 이용해서 따듯한 물로 샤워도 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마당에는 도망친 야생 닭들이 한무리 돌아다니는데, 푹 고은 백숙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가 않았다.

제 5 일 : 21.5 km: 4.5시간 : 티에케 머라에 - 피피리키(Tieke Marae - Pipiriki)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닭 떼가 한 밤중부터 울어대 시끄럽다. 하지만, 새벽이 시작되면서, 이 산속 가득히 살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로 아침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벌써 아이스크림과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난리다. 어제 타마키씨가 준 낚시줄에 풍선과 루어를 달아 카누 뒤에 매달았다. 커다란 송어를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송어를 잡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맛보기 위해서다.

강은 하류로 내려오면서 점점 넓어지고 여유있어져 평화로워 졌지만, 피피리키 직전에는 나포로 급류(Ngaporo Rapid), 아우 타푸 급류(Autapu Rapid), 파파로아 급류(Paparoa Rapid)가 도사리고 있다.

이 세 급류는 모두 왕가누이강의 대표급 급류로써, 많은 카누를 뒤집어 버린 전과가 있는 놈들이다. 급류를 피해서 뭍으로 올라가 카누를 들고 내려갈 수도 있지만, 차라리 카누가 뒤집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말해 멀미가 날 정도로 급류는 세고, 카누는 뒤집히기 직전까지 갔지만, 뒤집히지 않았다. 4박5일의 피곤함을 순식간에 날려 버린 이 급류의 긴장감은 여행이 끝나서도 며칠동안 눈앞에 어른거린다.
  
강에 대한 연상이 나루터,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매운탕 집, 고수부지 등이라면, 왕가누이강을 그려볼 수 없다. 물가에 심겨진 버드나무 하나 없지만, 그 풍요로운 식물 군과 며칠동안 본 수 많은 야생산양(4월부터 10월 사이 에는 사냥이 허가된다.)과 산새, 물이 깎는데로 그대로 구불거리는 강줄기, 긴박감 넘치는 급류와 특색있고 편안한 산장, 티에케 머라에에서의 마오리족의 따듯한 환영 의식은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의 뉴질랜드를 경험하는 가 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왕가누이 죠니는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9개의 굉장한 등산로(Great Walks)중 유일하게 손으로 걷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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