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판 봉이 김선달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뉴질랜드판 봉이 김선달

0 개 7,220 NZ코리아포스트
다들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이야기는 아실 것이다. 희대의 사기꾼인지 아니면 뛰어난 사업가인지, 사람마다 평가는 다르겠지만, 한푼도 안들이고 대동강물을 팔아버린 기상천외한 사고의 소유자란 점은 동의 하실 것이다. 혹여 김선달이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이 있을까 싶어 필자의 과장을 살포시 얹어서 간략히 요약해본다.

김선달이라는 평양 한량은 어느날 물을 길어다 파는 물장수를 보고 크게 한탕할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먼저 대동강에서 물을 길어다 파는 물장수들을 모아놓고 걸쭉하게 한 잔 술을 산 다음, 내일부터 대동강에서 물을 퍼갈때마다 동전을 한닢씩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 자금으로 동전 몇닢씩을 물장수들에게 나누어 준것은 물론이다. 그 다음날부터 성문 앞 길목에 앉아 물장수들이 지나갈때마다 동전 한닢씩을 받는 행세를 하게된다.

이를 호기심있게 보던 한양 장사꾼이 김선달에게 자초지종을 물으니, 김선달이 대답하기를 대동강 물은 김선달 가문에서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재산인지라 물장수들이 물을 퍼갈때마다 물값으로 한 통당 동전 한닢씩을 주는거라 둘러댄다. 이에 솔깃한 한양 장사꾼은 김선달을 어르고 달래 대동강물을 사게된다. 계약대금으로 통 크게 사천냥을 일시불로 지불한 한양 장사꾼이 다음날 뿌듯한 마음으로 물세를 받으러 성문 앞으로 나갔더니 이게 웬걸, 물장수들이 본체 만체 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지나가는 물장수를 불러 세워 놓고 물값을 받으려 하니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고 나서야 자신이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다는 가슴 아픈 얘기다.

뉴질랜드에도 최근 김선달 같이 크게 한 건 불로소득을 노리신 분이 있다. 버나드 윔프라고, 지난 446호에 “$10 상당의 주식을 $5에 대량 매입을 시도한다면”이라는 제목의 칼럼에도 소개되었던 분이다. 지난 2월 경에 윔프는 자신이 관련된 여러 사업체를 통하여 시세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대량으로 주식 매입을 시도했다. 주식 시장과 시세에 밝지 않은 노인층과 이민자를 주 대상으로 매입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예를들어 당시 시세가 $2.36이었던 V회사의 주식을 $1.56에 다량 매입 했다고 한다. 지난 칼럼에서도 설명했지만 당시법상 합법적인 행위였기에 지탄의 대상이 되어도 처벌을 할 수가 없었다.

윔프가 3월에는 또 한 번 주식을 통해 이윤창출을 노렸는데, 이번 계획은 2월에 시도한 작전 보다 교묘하다. 어찌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무릎을 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기발하다. 계획인즉, 특정 회사의 주식을 찍어놓고, 주주들에게 주식 매매 계약서를 보낸다. 한 예로, 당시 주식 시장에서 $7.17선에 거래되던 주식을 $9.40에 사겠다고 계약서를 보내니 주주들은 올커니 좋다 하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데, 계약서 뒷 페이지에 깨알같이 적힌 조항들을 보면, 주식증서의 양도는 즉시 이루어지지만 매매대금의 지불은 일시불이 아니고 십년에 걸쳐 분할지급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주식의 양도는 즉시 이루어지기에, 주식의 매매대금의 지급이 이루어지는 십년 동안 회사에서 주주에게 지불되는 배당금은 다 윔프 (엄밀히 말하면 윔프와 관련된 사업체)에게 지불되는 셈이다. 지불되는 배당금의 액수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매년 다르지만, 경우에 따라선 윔프는 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만으로도 주식의 매매대금을 지불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즉 자기 돈을 한푼도 안들이고 (또는 최소한의 자금으로) 주식을 사는 셈이다.

윔프의 제안을 받아들인 사람에게 더욱더 아찔한 사실은, 주식을 매입한 사업체가 매매대금을 다 지불하기 전에 전매하고, 전매대금을 다른사람에게 지불한 후 (예를 들어, 윔프에게), 사업체를 청산 해 버린다면 윔프에게 최초 주식을 매도한 사람은 매매대금도 다 못 받고 주식만 잃어버리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행이도, 올해 신설된 Financial Markets Authority(번역하면 금융시장 감독원 정도가 될듯 하다)가 그 첫번째 사건으로 윔프의 계획을 고발하였고, 법원은 며칠 전 윔프가 3월에 시도한 주식 매입 계획은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행위였으므로 주식 매매를 무효화 하고 이미 양도된 주식은 반환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윔프의 두번째 시도는 무산 되었지만, 2월달에 시세보다 낮게 매입한 주식거래는 아직 유효한 상황이다. 주식시장의 특성상, 자신의 자금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가능한데, 윔프의 시도는 (비록 두번째 시도는 무산되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경제 논리보다 말장난으로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점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생각된다. 사기꾼이라 불러야 할지, 기지가 뛰어난 사업가라 해야할지, 어찌되었든 뉴질랜드판 김선달이라 부르고 싶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4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1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