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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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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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서 최고봉, 또는 그에 근접한 가수들 일곱명이 모여 생존 경쟁을 벌인다. 단 한곡의 공연을 통해 청중의 평가를 받고, 최하위 점수를 받은 탈락자 한명을 선정한다. 탈락된 가수를 대신하여 새로운 가수가 무대에 오르고, 생존경쟁은 계속된다. ‘나는 가수다’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의 시놉시스다. 일등을 하기는 쉬워도 그 자리를 지키기는 어렵다는 진리를 이미 잘 알고 있을 가수들에게는 극히 꺼려질 것 같은 서바이벌 무대다.

그런데 일곱명의 유망한 실력파 가수들이 겁도 없이 ‘나는 가수다’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무슨 ‘깡’일까….? 모든것을 이룬 사람들에게 가장 큰 적은 나태함과 안일함이라 생각한다. 이 가수들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지난 금요일 오전, 필자의 가까운 지인의 변호사 임용식이 있었다. 변호사가 된다는 설레임과, 처음으로 법정에 선다는 야릇한 긴장감에 밤잠을 설쳤는지, 출근 전 사무실 앞 카페에서 만난 그는 수척한 얼굴이었다.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길은 생각보다 길고 험난하다. 법대 일학년에 입학하고, 오대일의 경쟁을 살아남으면 이학년 과정으로 진학하고, 최소 사 년 이상의 대학 공부를 하여야 연수원 과정을 밟은 자격이 주어진다. 연수원도 ‘연수’라기 보다는 시험의 연장이다. 시험 도중 책도 자유로이 찾아 볼 수 있고, 마음대로 담배를 피러 나가고 점심을 먹을수 있지만, 여섯시간의 시험기간이 너무나도 짧아 마음놓고 쉴 수가 없는 시험을 여러차례 통과하면, 연수원 졸업 자격이 주어진다. 그 이후에는 철저한 신원조회와 추천 심사를 거쳐야 한다. 몇 해전 집으로 날라온 과속운전 벌금도 신원조회를 빗겨 나갈수 없고, 추천은 세 명 이상의 ‘저명인사’에게 개별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 절차를 다 통과 하고나서야 고등법원 제일 법정의 자리에 서서 변호사 임용을 받게 된다.

밖에서 보면 멋지고 영광되 보일수 있으나, 변호사 임용과 동시에 끊기는 학생수당, 그리고 야박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삼년간 도제 생활을 하게 될 법학도와 그들의 멍들 가슴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한숨이 나오게 된다. 필자도 오래전 겪어온 길이고. 그다지 다시 걷고 싶지는 않은 길이기도 하지만. 다시 십여년 전으로 돌아간다 해도 영락없이 운명처럼 다시 걷게 될 그 길.

몇 해전 동료 한인 변호사분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한 선배 변호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신은 변호사란 직업인이 특별한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책임만 많이 짊어지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항상 공감하고 되새기게 되는 구절이다. 변호사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의 하나일 뿐이고. 많은 서비스 업종 중 하나일 뿐이다. 특별한 권한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며, 작게는 고객에게 크게는 법정과 사회에게 지켜야할 책임이 무거운 ‘직업’이다. 오히려 한국의 판검사 생각하듯 권위의식이 마음속에 있다면, 이 나라에서 변호사로서 성공하기는 지극히 힘들것이다.

‘백’이라는, 어떻게 보면 사실 큰 의미가 없는 숫자일 뿐인 이정표이지만, 지인의 변호사 임용식을 보고 온 날, 코리아포스트 백번째 법률칼럼을 쓰며 센티멘탈리즘에 한발을 담가본다.

모래시계 속 박상원씨가 멋지게만 보이던 철없던 시절, 존 그리샴의 소설을 읽으며 변호사가 되기를 꿈꿔왔지만, 프랙티스 드라마 속에 나오는 드라마틱 한 재판이 얼마나 큰 사기였는지 알아버린 지금도, 매일 변호사라는 책임과 소영웅주의에 빠져 출근을 하게 된다.

변호사가 된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가끔 우쭐해지거나, 업무의 스트레스에 우울해 질때면, 처음 변호사 면허를 손에 쥐었을 때를 생각해본다. 과외비 보다 작은 월급에도 행복해 하고, 고객의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으면 얼굴에 피어나던 웃음을 떠올리며.

나는 변호사다. 비록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처럼 공개적으로 검증 받을수 있는 길은 없으나,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변호사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허황된 꿈이나, 완전 범죄를 파헤쳐 보겠다 하는 야망은 없지만, 일 잘하는 변호사가 목표인 변호사이다. 오늘도 존 그리샴 아저씨의 소설을 읽고 있을 예비 변호사들과 이번해 임용된 초임 변호사들에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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