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계약에서의 숨겨진 조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의 숨겨진 조건

0 개 3,730 코리아포스트
부동산 매매에서 unconditional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구매자가 조건부 계약을 할 수도 있고, 조건이 없이 계약을 할 수도 있다. 요 근래 몇 년의 흐름을 보면, 조건이 없는 계약보다 조건부 계약이 월등히 많은 듯 한데, 이는 경기의 침체와 물이 새는 (누수가 발생한) 부동산이 많이 발견 되면서 구매자들이 부동산 구매에 더욱 신중을 기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건이 없는 계약을 더 반기는데, 계약서가 체결 된다 하더라도 조건이 충족 되지 못하면, 계약은 무효화 되기 때문이다. 조건 불충족으로 계약이 취소되면 일반적으로 계약금은 삭감 없이 구매자에게 반환되게 되어있다. 부동산 구매시 구매자들이 자주 거는 조건에는 은행의 융자 승인 조건, 흔히 빌더라 부르는 건축/건설가의 점검 조건, 또는 시/구청에서 발급 해주는 해당 부동산에 관한 자료의 열람 조건 등이 있다.

부동산 매매의 조건은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고, 이번 호에서는 requisition에 관하여 논해 보도록 하겠다. 보통 'unconditional' 이라 불리는 무조건부 계약에서도 숨겨진 조건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구매자의 requisition 권리이다. Requisition을 한글로 번역하면 '요구/청구/필요 조건' 등으로 표현 할 수 있는데, 부동산 매매에서의 requisition은 부동산의 소유권, 즉 타이틀(title)이라 불리는 문제에만 한정이 된다.

부동산 매매를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특정인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Certificate of Title(등기부등본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하다 – 이하 타이틀이라 칭한다)으로 증명된다. 타이틀에는 부동산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권리가 설정 되어 있는지가 나타나는데, 타이틀에 타인을 위한 권리가 많이 설정 될 수록, 자신의 소유권이 열등해짐을 나타낸다. 뉴질랜드의 많은 부동산에는 right of way(타인이 자신의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 보통 진입로의 목적으로 사용한다)가 설정 되어 있고, 이 또한 소유권의 제한이라 생각하시면 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한 구매자가 해당 부동산의 타이틀을 확인한 후 소유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 requisition을 통하여 이의를 제기 할 수가 있고, 계약서에 명시 된 절차에 따라 매도자에게 타이틀을 정정해 줄 것을 요구할 수가 있다, 매도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계약이 취소/무효화 되는 경우도 있다.

1970년대 이후 많이 사용된 cross lease형태의 타이틀에서 비교적 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집을 지을 당시에는 방 두개짜리의 1층집이었지만 이후 증축하여 방 네개짜리의 이층 집이 되었고 그 외에 차고를 새로 지었다고 가정하자. 타이틀에는 flats plan이라는 지적도가 나와 있는데, 만약 이 지적도상에는 집이 아직도 일층 짜리 집이고 차고도 나와 있지 않다면 이는 소유권이 완전 하지 않은 집이다. 만약 이웃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증축한 이층이나 차고는 다시 허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동산을 구매하기로 한 경우에는 requisition절차를 밟아 타이틀의 정정을 요청 하던지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다른 예를 들어, 매매계약을 한 부동산에 타인의 건물 (차고 등이) 들어와 있다던지, 타이틀에 부동산의 소유주에게 불리한 펜스/울타리 조항이 명시 되어 있다던가, 경우에 따라서는 소유주외의 타인이 진입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설정 되어 있는 경우에도 requisition의 절차를 이용할 수가 있다.

Requisition 권리는 매매계약서를 체결한 후 특정기간 이내에만 행사할 수 있는데, 이 권리를 행사하는 구매자들은 생각 외로 많지 않다. 매매계약서 체결 이후 빠른 시간안에 타이틀을 확인해 보지 않아서 이 권한을 행사 하지 못하는 구매자도 종종 있는데, 특히나 cross lease 형태의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타이틀의 확인이 꼭 필요하다.

조건이 없는 계약이라 할지라도 엄밀히 말하면 'unconditional' 계약이 아닐 수 있으므로, 매도하는 입장에서는 주의를, 그리고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가 있음을 상기 하시기 바란다.

다만 경매(auction)나 입찰(tender)의 경우에는 계약서에서 구매자의 requisition 권한을 임의로 삭제하는 경우가 보통이니 구매자와 매도자 각각 입장에 따라 주의하시기 바란다.

▶ 이 글의 저작권은 이동온 변호사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명시적 서면 동의 없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및 인용을 금지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으로 특정적인 법적 조언이 아니므로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 적용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필자와 상담 없이 임의로 내린 법률적 결정에 대해서 필자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4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1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