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대학입학 시험을 준비하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뉴질랜드에서 대학입학 시험을 준비하며

0 개 3,480 코리아포스트
이제 막 Cambridge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사실상 긴 여름 방학에 들어 가고 있고 NCEA를 통해 뉴질랜드의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은 아직 시험이 과목 별로 진행되고 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모든 시험에 대한 준비가 되어진 학생들과 시험 볼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의 차이점이 무엇일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며칠 전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뉴질 랜드에서 초등학교(Primary)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College)를 마치고 오클랜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집으로 찾아 왔다. 고등학교시절 필자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던 그 학생은, 대학을 다니면서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가졌다며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 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필자에게 해주었다.

대학에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과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는 그 학생은,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최고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으로 여겨지는 자신이 만난, 같은 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또 다른 그룹의 학생들을 보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 한다. 거의 일년 동안 잠 자는 시간 이외에는 공부만 하다시피 했다는 그 학생은, '이정도 잠을 자고 공부하면 자신이 가장 열심히 공부한 학생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른 그룹의 학생들이 하루에 2시간씩만 잠을 자면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같은 과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그룹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학생들은 자기들이 공부하고 있는 학과에 그 정도로 공부하는 그룹의 학생들이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 학생과 함께 과연 어느 정도 공부해야 그들을 따라 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다 보니, 뉴질랜드에서나 한국에서나 똑같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목표와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목표 사이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영어로 쓰는 에세이에서 excellence를 받지 못하면 내 에세이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다음 번에는 더 좋은 에세이를 써 보려고 그야말로 안간힘을 쓴다.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면 다시 고치고 다시 고친 에세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다시 묻고, 자신이 왜 그런 오류를 범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요구한다. 가르치는 필자는 그 학생이 지적 받은 것을 수정해서 보내고, 또 보내는 에세이를 10번까지도 다시 받아 보고 잘못된 것을 지적해 주게 된다. 이런 학생들은 언젠가는 “선생님 제 에세이의 문제점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없이 혼자 쓴 에세이에서 ‘strong excellence’를 받아 들고 자랑스럽게 필자에게로 온다.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게 해 주는 학생들이다.

또 다른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위해 에세이를 미리 써 보자고 하면 겨우 한 두 개 써본다. 그리고 거의 준비하지 않는 다른 학생들 사이에서 본인 만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듣기로는 어떤 학교에서는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상한 학생인 것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모두가 놀고 있는데 혼자만 하려니 의욕도 나지 않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열심히 하는 것인지에 대해 감도 잡을 수도 없다. 이렇게 쓴 에세이가 excellence까지 받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 진다. 필자가 보기에는 너무 많은 오류가 있는 에세이지만 그 이상 더 잘 쓴 에세이가 없는 학교에서는 그 에세이로 excellence를 받게 된다. 그러면 그 학생은 자신이 가장 공부를 잘하는 그룹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상의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더 이상 노력을 들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것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필자는 학생들에게 늘 강조한다. "공부를 하는 과정 중에 배울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것은 '하기 싫은 것 그러나 해야만 하는 일'을 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이런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다.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때로는 미래의 성공된 삶을 위해서 지금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일을 피해가려고 한다. 그러나 힘든 공부를 묵묵히 해낸 사람이라면 살면서 만나게 되는 하기 싫고 귀찮은 일들을 피하지 않고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는 반드시 힘든 날들(rainy days)이 있다. 인생의 깊고 어두운 골짜기에서 고통스런 나날을 지날 때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도 던져 버리고 주변의 가족을 돌아 볼 여유도 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며 좌절의 나날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 하기 싫은 일을 묵묵히 해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깊은 좌절의 골짜기에서도 말없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옆의 사람이 던져 버린 짐까지 지고 갈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은 먹장 구름 뒤에 숨겨져 있는 햇빛에 대한 소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구름은 은빛 테두리를 갖고 있다.(Every cloud has its silver lining.)'는 격언이 있다. 끝까지 소망 가운데 노력하는 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이라 생각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질랜드에서 행복 찾기

댓글 0 | 조회 704 | 3일전
우리는 보다 행복한 삶을 향해서 한 반도의 반대편인 뉴질랜드에까지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더보기

호흡으로 명이 길어질 수 있어

댓글 0 | 조회 340 | 3일전
호흡의 길이와 명(命)의 길이는 관계가 있습니다. 요즘 호흡과 수명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연구에 따르면 호흡의 길이와 동물의 수명은 상… 더보기

이 한 그릇의 마음으로 쉬어가기를

댓글 0 | 조회 236 | 3일전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에서 듣는동화 스님의 행복한 사찰음식 이야기‘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동화 스님의 수업을 듣고 있자면 불가의 격언이 떠오른다… 더보기

2024 예산의 새로운 세율 기준

댓글 0 | 조회 1,175 | 3일전
뉴질랜드 정부는 2024 예산을 발표하면서 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25.7억 뉴질랜드 달러의 세율 감면에 관한 핵심 선거 약속을 이행했습니다.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댓글 0 | 조회 304 | 3일전
지난 한 달 동안, 리커넥트는 Henderson High School 에서 “Care to Self-care?” 프로젝트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리커넥트는 주기적으… 더보기

비 오는 날 이성계 능 앞에서

댓글 0 | 조회 207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비 오는 날동구릉 이성계 능 앞에 섰다능 위로 무성한 억새는아직도 그대의 뛰는 심장 소리를허공에 흩 뿌리고한 나라를 뒤엎은 결기새로운 나라를… 더보기

8. 설탕과 술이 지닌 위대한 마력들

댓글 0 | 조회 372 | 4일전
원래 사람은 씨 맺는 모든 채소(허브 또는 푸성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식량으로 주셨다고 성경에는 적혀있다. 씨맺는 채소류, 허브류, 더 나아가 곡… 더보기

‘큰 북한’으로 변해가는 러시아

댓글 0 | 조회 353 | 4일전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페이스북은 북한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차단돼 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여전히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이 계정을 오랫동안 열심히 보면서… 더보기

낙타와 낙타풀

댓글 0 | 조회 93 | 4일전
시인: 송 재학세상의 모든 낙타들은 다 길들여졌으나고비 사막 어딘가야생 낙타가 남아 있다고 한다신기루 따라 걷는 야생 낙타는 타박타박,그 소리는 사막아래의 지하수… 더보기

AEWV 소지자가 알아야 할 6가지 구구절절

댓글 0 | 조회 654 | 4일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 비자가 바로 워크비자(work visa)입니다. 워크비자의 타입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오늘의 칼럼은 오로지 AE… 더보기

Incredible Years Program

댓글 0 | 조회 220 | 4일전
결혼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대학교에서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교과목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나, 아이를 낳아 모유수유를 시작하면서 왜 이런 과목을… 더보기

순간의 선택이

댓글 0 | 조회 219 | 4일전
싸이(PSY)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이 2012년 7월 15일, 유투브에 올랐으니 22년이 되었다. 오늘 조회해 보니 51억 5천만 여… 더보기

오미크론 변종 FLiRT

댓글 0 | 조회 1,958 | 7일전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의 하위 변종 ‘FLiRT’이 올여름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카고트리뷴(Chicago T… 더보기

'2025 한국대학 입시 분석 및 대응 전략'

댓글 0 | 조회 528 | 7일전
드디어 한국대학들이 각 대학별로 2025학년도 특별전형과 수시모집요강을 5월 말과 6월초에 발표 하였다. 사실 특별전형은 7월 접수이기 때문에 대부분 4월이면 발… 더보기

7. 오토파지 디톡스가 이런 일까지도 한다

댓글 0 | 조회 439 | 2024.06.03
오토파지와 디톡스는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의 고유의 기능이다. 우리가 우리 몸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탁월한 기능을 잘 사용한다면 불필요한 것들에서 해… 더보기

남북, ‘동족’은 아니라 해도 적이 될 필요야…

댓글 0 | 조회 827 | 2024.05.29
▲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지상 대 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며 ‘해상 주권’을 무력 행사로 지켜야 … 더보기

가정용 온수 시스템 비교

댓글 0 | 조회 839 | 2024.05.29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생필품뿐만 아니라 물값, 전기값 모두가 올라서 난방비도 큰 걱정거리가 되었죠. 여러분… 더보기

유학후 이민과정 활용 가이드

댓글 0 | 조회 765 | 2024.05.29
뉴질랜드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요. 과거에는 심지어 “형제초청이민”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루트가 있어서 … 더보기

포기를 포기하라

댓글 0 | 조회 282 | 2024.05.29
5월이 끝나갑니다.벌써 2024년의 1/3를 넘겼고 이제 얼마지나지 않아 올해의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뭐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시간이 … 더보기

이만큼의 은혜

댓글 0 | 조회 206 | 2024.05.29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 더보기

청춘

댓글 0 | 조회 134 | 2024.05.28
시인 사뮤엘 울만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그리고… 더보기

창 밖은 아파트

댓글 0 | 조회 612 | 2024.05.28
지금도 변함없지만 이 집에 처음 입주했을 당시 뒷편 큰 도로 주변은 어수선했다. 주유소부터 목공소, 침대공장, 무슨무슨 모터스며 공구상, 자동차 판매점까지 무질서… 더보기

숲의 성장 소설을 읽다

댓글 0 | 조회 187 | 2024.05.28
인제 백담사 숲 명상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며마음을 찾는 아이가 되어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숲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나무들과 나뭇잎과 이끼와 양치류가,새들이 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2)

댓글 0 | 조회 212 | 2024.05.28
한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심장은 간과 콩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 계통과 비뇨기 계통을 지칭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어린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더보기

임시직 피고용인

댓글 0 | 조회 461 | 2024.05.28
고용계약에는 정규직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임시직 피고용인으로 고용관계법에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에게 보장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