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달리는 차로 인생 시작하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잘 못 달리는 차로 인생 시작하기

0 개 3,428 코리아포스트
어느덧 한국도 그렇게 되어가고 있지만, 서구 사회에서 운전 면허증의 의미는 '운전할 수 있는 자격증' 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내가 나만의 차를 몰 수 있는 나이, 즉 내가 나만의 인생을 달려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다시 말해서 완전히 독립된 인격을 갖춘 성인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 차인 것이고 내 인생인 것이다. 심지어 낳아 주고 지금까지 키워 준 부모들이라 할 지라도 내 차로 내 인생을 달려가는 순간에 있어서는 더 이상 도와줄 수도 관여할 수 없다는 법적, 사회적 경계선이 그어지는 순간이 된다.

그러면 내 인생을 달려가는 내 차는 누구의 힘으로 마련해야 하는가? 당연히 내 힘으로 마련해야 되는 것이다. 내 인생, 내 차니까. 미국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청소년들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실이다.

전에 알았던 C라는 키위 남자 대학생이 있었다.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던 C는 학생 수당으로는 모자라는 자신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주말이면 카페에서 접시도 닦고 청소도 하고 커피도 만들면서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다. 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해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의 생활비는 자신이 벌었다. 어느 날 만난 C의 입은 귀에 걸려 있었다. 드디어 자신의 차를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적어도 15년은 넘었을 것 같이 보이는 낡고 조그만 차였다. 팔려던 친구가 1200달러를 원했는데 950달러를 주고 샀다고 했다. C는 원래 스웨덴에서 태어나 자라다 구 소련에서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의 분진이 스칸디나비아 반도까지 날아오자 어릴 때 부모님들 손에 이끌려 환경 좋은 뉴질랜드로 이민 온 1.5세대 키위였다. C의 아버지는 뉴질랜드에 있는 꽤 큰 제조회사의 사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무살 C는 당연히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지 않았다. 부모로부터 독립했으니까.

꽤 많은 한국 이민 가정의 자녀들도 '키위들처럼' 부모들로부터 독립해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단, 다운타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사는 비용과 자동차 구입비와 각종 보험료와 휘발유 값은 부모들이 지불해 주는 조건으로. 이것은 전혀 '키위들 같은 독립'이 아니다.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첫 차 구입 때문에 부모들과 씨름을 한다. 스웨덴 출신 키위 C처럼 자기가 번 돈으로 인생의 첫 차를 구입하게 완전히 독립시키지는 못하는 것이, 비행기로 12시간 걸리는 남반구 뉴질랜드까지 이민 왔어도 한국 출신 부모들이 버릴 수 없는 '한국식 자식 사랑'이라 할 지라도, 자식의 첫차 구입에 있어서는 조금은 냉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자녀의 첫 차를 어떤 차로 사주느냐는 전적으로 부모의 능력과 의향에 따르는 것이 당연한 얘기겠지만.

Life is by no means always in as big a hurry to give us things as we are to receive them. (인생은 결코 우리가 받고 싶어하는 것만큼 서둘러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주려 하지 않는다.) We may imagine that the moment we leave school the world will step aside and make way for us.(우리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세상이 우리를 위해 비켜서며 길을 내줄 것 같다고 상상할지도 모른다.) Usually it does not. We have to learn to labour and to wait. (그러나 대부분 그렇지 않다. 우리는 애써 일하고 기다리는 것을 배워야 한다.)

아이가 자라 직접 땀 흘려 번 돈으로 마련한 첫 차가 잘 달리는 좋은 승용차이면 당연히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부모가 마련해 주는 첫 차라면 '잘 못 달리는 차'가 좋지 않을까? 그 다음 좀 더 잘 달리는 차를 원하면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번 돈으로 좀 더 좋은 차를, 좀 더 노력해서 더 좋은 차로 옮겨 타면서 느끼는 기쁨이야말로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값진 기쁨 중의 하나가 아닐까? 부모의 능력이 된다고 해서 젊은 날 좋은 차를 턱턱 사주면 그 자녀는 무슨 성취욕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을 할 것인가? 젊은 날 느낄 수 있는 힘든 노력 끝에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을, 삶의 희열을 애초부터 부모의 굴절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빼앗아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내 나이가 되어서도 좋은 옷, 좋은 차를 사게 되면 자랑하고 싶은 것이 평범한 나 같은 사람들의 성숙하지 못한 태도인데, 젊은 날 자신의 노력도 없이 과도한 차를 갖고 인생길을 떠나면 과연 그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위한 만큼이라도 겸허하게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을까?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탕과 술이 지닌 위대한 마력들

댓글 0 | 조회 101 | 1시간전
원래 사람은 씨 맺는 모든 채소(허브 또는 푸성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식량으로 주셨다고 성경에는 적혀있다. 씨맺는 채소류, 허브류, 더 나아가 곡… 더보기

‘큰 북한’으로 변해가는 러시아

댓글 0 | 조회 107 | 1시간전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페이스북은 북한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차단돼 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여전히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이 계정을 오랫동안 열심히 보면서… 더보기

낙타와 낙타풀

댓글 0 | 조회 27 | 1시간전
시인: 송 재학세상의 모든 낙타들은 다 길들여졌으나고비 사막 어딘가야생 낙타가 남아 있다고 한다신기루 따라 걷는 야생 낙타는 타박타박,그 소리는 사막아래의 지하수… 더보기

AEWV 소지자가 알아야 할 6가지 구구절절

댓글 0 | 조회 467 | 5시간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 비자가 바로 워크비자(work visa)입니다. 워크비자의 타입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오늘의 칼럼은 오로지 AE… 더보기

Incredible Years Program

댓글 0 | 조회 152 | 5시간전
결혼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대학교에서 결혼생활을 준비하는 교과목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나, 아이를 낳아 모유수유를 시작하면서 왜 이런 과목을… 더보기

순간의 선택이

댓글 0 | 조회 157 | 5시간전
싸이(PSY)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이 2012년 7월 15일, 유투브에 올랐으니 22년이 되었다. 오늘 조회해 보니 51억 5천만 여… 더보기

오미크론 변종 FLiRT

댓글 0 | 조회 1,929 | 4일전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의 하위 변종 ‘FLiRT’이 올여름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카고트리뷴(Chicago T… 더보기

'2025 한국대학 입시 분석 및 대응 전략'

댓글 0 | 조회 493 | 4일전
드디어 한국대학들이 각 대학별로 2025학년도 특별전형과 수시모집요강을 5월 말과 6월초에 발표 하였다. 사실 특별전형은 7월 접수이기 때문에 대부분 4월이면 발… 더보기

오토파지 디톡스가 이런 일까지도 한다

댓글 0 | 조회 418 | 8일전
오토파지와 디톡스는 살아 있는 세포로 구성된 우리의 몸의 고유의 기능이다. 우리가 우리 몸에 잠재되어 있는 이런 탁월한 기능을 잘 사용한다면 불필요한 것들에서 해… 더보기

남북, ‘동족’은 아니라 해도 적이 될 필요야…

댓글 0 | 조회 803 | 2024.05.29
▲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지상 대 해상 미사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며 ‘해상 주권’을 무력 행사로 지켜야 … 더보기

가정용 온수 시스템 비교

댓글 0 | 조회 822 | 2024.05.29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생필품뿐만 아니라 물값, 전기값 모두가 올라서 난방비도 큰 걱정거리가 되었죠. 여러분… 더보기

유학후 이민과정 활용 가이드

댓글 0 | 조회 740 | 2024.05.29
뉴질랜드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이지요. 과거에는 심지어 “형제초청이민”이라는 카테고리가 존재할 정도로 다양한 루트가 있어서 … 더보기

포기를 포기하라

댓글 0 | 조회 268 | 2024.05.29
5월이 끝나갑니다.벌써 2024년의 1/3를 넘겼고 이제 얼마지나지 않아 올해의 한 가운데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뭐 한 일이 있다고 이렇게 시간이 … 더보기

이만큼의 은혜

댓글 0 | 조회 188 | 2024.05.29
■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기까지 와서 돌아보니 내가 지닌 능력에 비해 이렇게까지 나를 높여 주신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작은 교회 목사 아들로 태어나 … 더보기

청춘

댓글 0 | 조회 122 | 2024.05.28
시인 사뮤엘 울만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마음가짐을 뜻하나니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그리고… 더보기

창 밖은 아파트

댓글 0 | 조회 575 | 2024.05.28
지금도 변함없지만 이 집에 처음 입주했을 당시 뒷편 큰 도로 주변은 어수선했다. 주유소부터 목공소, 침대공장, 무슨무슨 모터스며 공구상, 자동차 판매점까지 무질서… 더보기

숲의 성장 소설을 읽다

댓글 0 | 조회 162 | 2024.05.28
인제 백담사 숲 명상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며마음을 찾는 아이가 되어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숲이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으면나무들과 나뭇잎과 이끼와 양치류가,새들이 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2)

댓글 0 | 조회 205 | 2024.05.28
한방에서 말하는 간장과 심장은 간과 콩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 계통과 비뇨기 계통을 지칭한다. 간장과 신장이 약한 어린이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할… 더보기

임시직 피고용인

댓글 0 | 조회 448 | 2024.05.28
고용계약에는 정규직 외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임시직 피고용인으로 고용관계법에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에게 보장된 … 더보기

기적의 오토파지 금식과 디톡스

댓글 0 | 조회 366 | 2024.05.28
1. 오토파지의 정의오토파지는 그리스어이고, 의미는 자가포식이다. 이것은 세포 내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나 사멸된 세포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세포의 고유 기능을 지… 더보기

72근의 정(精)을 아껴라

댓글 0 | 조회 221 | 2024.05.28
인간은 태어날 때 몸을 에너지화 할 수 있는 자원을 무한정 부여받지는 않습니다. 에너지는 유한하기에 인간이라고 해서 마냥 받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그래서 받는 … 더보기

나이 들면 뭐가 중헌디?

댓글 0 | 조회 790 | 2024.05.25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 또 근력 운동과 균형 운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더보기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

댓글 0 | 조회 985 | 2024.05.20
1. 장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식습관장이 회복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며, 약 66일간만 노력하면 습관이 들어 (뇌 습관 회로가 바뀜), 쉽게 평생 좋은 식습관… 더보기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377 | 2024.05.15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지난 4월10일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58%의 국민 속에 자리를 잡았고 …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386 | 2024.05.15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오늘은 뉴질랜드에서의 가스 에너지 사용 및 관련 안전 지침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뉴질랜드는 주요 에너지원 중 하나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