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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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0 개 203 박명윤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臟•콩팥) 기능이 망가진 사람의 절반 이상이 심장병(心臟病)으로 숨지는 원인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Role of Circulating Extracellular Vesicles in the Pathogenesis of Heart Failure in Patients with Chronic Kidney Disease)는 국제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의 신장에서 만들어져 혈액 속을 떠다니는 순환성 ‘세포외소포(EV)’가 심장 기능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이 흔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비만이나 고혈압(高血壓) 등 공통 위험 요인이 많아 정확한 인과관계(因果關係)를 밝히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신장(腎臟) 자체가 심장(心臟)을 해치는 물질을 직접 만든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심부전(心不全)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는 새로운 혈액검사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독성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 EV)를 차단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세포외소포는 세포 간 정보교환을 위해 세포가 외부로 분비하는 이중 지질막 구조의 나노(nano) 크기의 소낭성 입자를 말한다. 단백질이나 유전정보 등을 다른 세포로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문제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세포외소포가 정상과 다르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신장에서 생성된 세포외소포가 심장세포에 독성을 일으키는 특정 miRNA(마이크로 RNA)를 실어 나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miRNA는 심장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실험에서 생쥐에서 세포외소포의 순환을 차단하자 심장 기능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심부전 증상이 완화됐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의 혈장 검체에서도 건강한 사람과 달리 동일한 독성 세포외소포가 많이 발견됐다. 신장과 심장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신장에서 나온 세포외소포가 심장으로 이동해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미국인 7명 중 1명 이상(약 3,500만 명)이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 고혈압 환자의 5분의 1이 만성콩팥병을 동반하고 있다. 국내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고령화와 당뇨병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여 최근 10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성인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8.4%(2021년 기준)다. 유병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져 70세 이상은 26.5%이다.


신장(Kidney)은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지만, 기능이 떨어지면 단순히 노폐물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병든 신장은 심장 근육을 공격하는 독성 입자를 혈액으로 뿜어낸다. 이에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이 발생할 위험이 휠씬 높아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심장병으로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다.


연구팀은 현재 세포외소포의 존재와 원인을 규명한 단계이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 독성 입자의 흐름을 차단했을 때 심장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혈액에서 독성 소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거나, 그 안에 담긴 유해한 유전 물질(miRNA)의 활동을 막는 정밀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성콜팥병은 우리나라 성인 7-8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투석(透析)이 필요한 말기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스스로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한 새로운 혈액검사가 상용화된다면 훨씬 더 일찍 심장 합병증 위험을 찾아내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혈중 칼륨(포타슘, potassium) 농도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인 ‘고칼륨혈증’은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정맥과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어 꾸준히 상태를 살펴야 한다. 지금까지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뽑은 정맥혈을 대형 장비로 분석해야만 할 수 있었기에 측정에 최소 2시간이 걸린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철호, 유태형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 끝에서 얻은 피 한 방울로 혈중 칼륨 농도를 1분 안에 측적하는 휴대용 자가 측정기를 발명했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이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장 손상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질병 상태를 말한다. 만성콩팥병은 신장의 손상 정도와 기능의 감소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누어진다. 신장 기능은 혈액 내 크레아티닌(creatinine)을 통해 신장 기능을 대변하는 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GFR)을 추정하여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단계> 신장 기능의 지표인 사구체여과율이 90이상으로 정상이지만, 신장 손상의 증거인 소변검사의 이상 혹은 신장 요로계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동반된다. <2단계> 사구체여과율이 60-89로 약간 감소된 상태이다. 신장 기능 감소에 따른 합병증은 없으며, 기저 질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3단계> 사구체여과율이 30-59로 중등도로 감소된 상태이며, 신장 기능 감소에 따른 합병증 발생 여부를 검사하여 치료해야 하며 신장 기능 저하의 진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4단계> 사구체여과율이 15-29로 심하게 감소된 상채이며,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투석 혹은 이식과 같은 신대채요법(RRT, 콩팥 기능 유지 방법, renal replacement therapy)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5단계> 사구체여과율이 15미만으로, 투석 혹은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의 시작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은 만성 콩팥병의 원인 질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소변 색이 검붉게 변하거나, 소변에 거품이 오랫동안 유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몸이 붓거나 혈압이 올라가면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4-5단계로 진행하게 되면 쉽게 피곤하거나 식욕이 감소하고, 몸이 가려운 등의 요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기 신부전 상태가 되면 호흡곤란, 구역 및 구토 등의 증상이 심해져 신대체요법을 받지 않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치료는 만성콩팥병을 일으킨 원인 질환을 찾고 이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는 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에 대한 관리 및 치료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염식이를 유지하는 것이 신기능 보호에 도움이 되며, 신장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는 피해야 한다. 말기 신부전에 도달한 경우에는 신장의 기능을 대신해 줄 수 있는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 이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저염식이(低鹽食餌)를 유지한다. 혈압은 130/80mmHg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뇨가 있는 환자의 경우, 철저한 혈당 조절이 당뇨에 의한 신장 합병증을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비만인 경우,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을 통한 감량이 중요하다. 흡연은 동맥경화를 악화시키고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높이므로 반드시 금연(禁煙)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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