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육,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뉴질랜드 교육,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다

0 개 1,018 전정훈

— Teaching the Basics Brilliantly가 던지는 메시지

 46d1a5f3fc00fffc15d0b47e9b4634bd_1760909749_2186.jpg 


뉴질랜드 교육부는 2025년 10월 16일, Teaching the Basics Brilliantly(기초학력 강화 정책)의 최신 업데이트를 발표했는데, 2026년부터 새로운 평가체계(SMART, Phonics Check 등)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Year 8 학생의 80%가 읽기, 쓰기, 수학에서 학년 수준 이상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커리큘럼을 재정비하고, 교사들이 일관된 교수법과 공통 평가 기준 아래에서 학생의 성취를 모니터링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조치는 언뜻 보면 과거로의 회귀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뉴질랜드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라는 심각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뉴질랜드는 혁신적 학습 환경(ILE), 학생 주도 학습, 탐구 중심 수업 등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적극 도입해왔다. 그러나 OECD PISA 결과와 국내 학력 평가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읽기와 수학 성취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격차가 심화되었다. 많은 교사들은 “학생들이 탐구나 창의적 활동을 시도하기 전에, 정작 기초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토로하는 것이 현실이다.


Teaching the Basics Brilliantly는 단순히 기초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아니라 ‘학습과학(Science of Learning)’에 근거해 지식 중심 커리큘럼을 재구성하고, 교사의 전문성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2026년부터는 Year 3~8 학생 전원이 연 2회 읽기, 쓰기, 수학 성취를 표준화 도구로 평가받게 되며, ‘SMART(Student Monitoring, Assessment and Reporting Tool)’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이를 지원한다. 학생의 학습 궤적을 정량적으로 추적해 조기 개입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발표는 곧바로 교육 현장의 반발을 불러왔다.


정책이 공개된 직후, 전국의 650여 명 교장들이 공동서한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들은 변화의 속도와 범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교육부 장관에게 정책 시행의 속도 조정 또는 유예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 평가체계와 SMART 도입이 충분한 지원 없이 일괄 시행될 경우, 학교의 자율성과 교사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교장단은 “too much, too fast(너무 많고, 너무 빠르다)”는 표현으로 정책 추진의 속도가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교육이 오랫동안 지켜온 학교 자율성과 국가의 책임성 사이의 갈등이 다시 표면화된 셈이다.


이런 반발은 교육 정책과 교육 현장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정책이 제시하는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학교가 그 변화를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방식을 조율하는 일은 지금 뉴질랜드 교육에서 가장 현실적인 과제이다.


결국 이번 변화는 후퇴가 아니라 재정립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를 다시, 그리고 더 정교하게 세우려는 시도이다. 교사의 권위를 회복하되, 권위주의가 아니라 데이터와 근거에 기반한 전문성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다. 이는 암기식 교육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학습과학에 기반한 체계적인 기초교육의 복원으로 볼 수 있다.


뉴질랜드 교육은 창의와 기초 사이의 균형을 다시 모색하는 시점에 서 있다. 기초를 다시 세우는 일은 어쩌면 혁신보다 더 어려울 지 모른다. 그러나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읽고, 쓰고,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단단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바로 그 출발선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전정훈 원장

Edu-Kingdom College, North Shore

newcan119@gmail.com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54 | 4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48 | 4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0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68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5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7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6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6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7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3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5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0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1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5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