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쓰기 그 너머, 새로운 문해력의 도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읽기, 쓰기 그 너머, 새로운 문해력의 도전

0 개 609 전정훈

최근 학부모 상담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여전히 BYOD(Bring Your Own Device) 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지참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학습보다는 오히려 오락이나 소셜미디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고 우려한다. “수업 중에도 화면을 켜 놓고 딴짓을 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뉴질랜드 학부모들 사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는 이제 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도구가 되었다. 학교 숙제 제출, 온라인 자료 검색, 교사와의 소통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디지털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기기를 단순히 소유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학습에 활용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결국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즉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균형 있게 관리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오늘날 교육의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2471d07647a196275eccce231685452e_1760042335_0516.png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지금과 크게 다를 수 있다. 인공지능(AI), 자동화, 기후 위기, 글로벌 불평등, 인구 변화 등은 교육이 반드시 대비해야 할 변화의 요소들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 사용 여부가 논쟁거리였다면, 이제는 AI를 어떻게 학습에 활용하고 규제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과 OECD 같은 국제 보고서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분명하다. 미래 사회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습득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는 능력, 데이터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있다. 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결과에 따르면, 뉴질랜드 학생들의 성취도는 OECD 평균을 밑돌았으며, 특히 수학 영역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하위 성취 학생 비율이 크게 늘었고, 읽기와 과학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뉴질랜드 학생들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은커녕 기초 문해력조차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미래 사회는 더 높은 수준의 새로운 문해력을 요구하지만, 정작 우리는 기초 문해력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교육의 본질은 문해력


뉴질랜드 교육부는 2019년 NCEA 개선안을 발표하며, 모든 학생에게 Literacy(읽기, 쓰기)와 Numeracy(수리력)를 필수 요건으로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3년부터는 이 두 영역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NCE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시행되었다. 이는 학생들의 기초 학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읽기와 쓰기는 단순한 과목이 아니라 모든 학습의 기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해력은 전통적으로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의미는 훨씬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과 AI 시대의 학생들은 수많은 정보 중에서 신뢰할 만한 자료를 가려내고, 다양한 데이터를 해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ChatGPT 같은 AI 도구는 지식을 빠르게 제공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책임있게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령, 학생이 AI 도움으로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지만, 그것이 사실에 근거했는지,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는지, 표절 위험은 없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학생의 몫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문해력은 단지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기초 학습력,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 AI와 협력하면서도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UNESCO가 말하는 ‘미디어•정보 문해력(MIL)’은 바로 이러한 방향을 잘 보여준다.


교육의 본질은 언제나 문해력을 키워주는데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사회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2025년 오늘, 우리가 자녀에게 길러주어야 할 것은 단순한 기초 학력이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문해력이다. 그것은 정보를 읽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며, 지식을 재구성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술을 현명하게 다루는 힘이다. 이러한 역량을 기르는 일이야말로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고민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방향일 것이다.


전정훈 원장
Edu-Kingdom College, North Shore
newcan119@gmail.com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139 | 7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84 | 7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73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70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4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1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8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4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8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7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4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8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8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4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6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2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1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7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