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주림을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

0 개 2,456 조병철
「세상에서 몸에 좋다는 복령 인삼 구기자(拘杞) 같은 세 가지 약을 먹고 나서 다시 음식을 먹지 못한지 백 일만에 숨결이 가빠 곧 죽게 되었을 때. 이웃집 할멈이 와서 보곤, ‘그대 병은 주림에서 생긴 것이라, 이를 고치는 데는 밥이 으뜸인즉 이 병은 오곡(五穀)이 아니고선 치료하기 어렵네.’ 하고 탄식을 거듭하기에 나는 그제야 깨닫고. 기름진 쌀로 밥을 지어 먹고는 죽음을 면했으니. 이로보아 불사약(不死藥) 치고는 밥보다 더 좋은 게 없음을 알았소. 나는 아침이면 한 그릇 저녁이면 또 한 그릇 먹고, 이제 벌써 일흔 살이 넘도록 살았소.」민담 ‘민 영감의 익살’에 나오는 얘기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공부할 때 얘기다. 고향에 들리면 으레 쌀 포대를 버스에 싣고 가야 했다. 새끼줄로 단단히 동여맸지만 몇 번 추스르면 헐렁해져 아주 촌스러웠다. 그 당시에는 쌀 포대를 일반버스에 싣고 가는 것이 무척 창피했지만 달리 방안이 없었다. 좀 머리가 커지면서 고향에서 쌀을 화물택배로 부치곤 서울에서 찾는 방법을 이용 했다. 화물요금과 택시비를 합치면 서울에서 쌀을 사 먹는 게 유리하다는 약삭빠른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 얼굴을 보면서 참아냈다. 그리고 객지생활을 계속 하면서 작은 차를 마련했을 때도 트렁크에는 어김없이 쌀자루를 실어야 했다. ‘내가 지은 농산데 니들이 가져다 먹지 않으면 누가 먹냐?’ 당신께서는 더 이상 농사일을 하지 못할 때까지 그렇게 자식의 쌀독을 챙기셨다. 그 후로 쌀을 사 먹을 때는 물이 맑은 곳에서 생산되는 쌀을 찾았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아시안 사람들이다. 여름철에 장마기간이 길어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어야만 벼농사가 잘 된다. 쌀은 이런 지역 기후풍토의 산물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벼농사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문화와 같이 한다.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는 전문가는 ‘쌀은 먹기 좋고, 소화가 잘되는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자랑한다. 또한 낟알 채로 조리해서 먹게 되니 소화시간이 길어 포만감이 오래간다. 그만큼 배고픔을 달래주어 비만으로 가는 길을 막아준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인의 쌀에 대한 애착은 세계 어느 민족에 뒤지지 않는다. 
 
뉴질랜드는 지중해성 기후로 쌀이 생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쌀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호주 쌀, 미국 쌀을 찾게 된다. 그 밖에도 시장에는 한국산 일본산 같은 우리와 아주 친숙한 쌀이 있는가 하면, 태국산 인도산 스페인산 남미산 같은 우리 체질에 맞지 않은 쌀도 발견된다. 지리적 여건으로 호주에서 수입된 쌀을 우선 찾게 되지만, 호주는 강물을 이용해서 벼를 재배한다. 그러다 보니 물이 부족한 해는 벼농사를 계속할 수가 없다. 자연히 쌀의 품질도 들쭉날쭉 해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믿을 수 없는 쌀로 취급된다. 또한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작물인 포도와 경쟁을 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얼마나 더 벼를 계속 재배할 지는 의문이다. 

오클랜드에서는 미국 쌀에 더 친숙해져 있다. ‘칼로스 쌀’로 각인된 특별한 쌀의 품질관리에 빠져든 것이다. 벼를 바싹 말려 찧어서 유통기간을 길게 가져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먹기 위해서 벼를 재배하는 게 아니라 수출을 목표로 상업적으로 쌀을 생산한다. 게다가 상표전략도 치밀해서 미국에서 생산해서 한국어로 된 라벨로 수출하고 있어 챙겨보지 않는 사람들은 한국산으로 혼동하기 십상이다. 현재는 값이 저렴해서 인기를 더 하지만 만약 쌀이 부족한 어려운 상황에도 그런 가격으로 공급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벼를 수확한 후에 유통기간을 늘리려고 다른 처리를 하지 않나하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현재는 한국산과 일본산의 쌀은 품질은 만족할 수 있으나 가격이 부담스럽다. 호주 쌀은 물 사정에 따라 공급이 불안전하다. 또한 미국 쌀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곡물 메이저의 횡포가 도사리고 있어 위태위태하다. 우리는 어떤 먹거리 보다 우수한 쌀을 주식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되지만, 우리의 밥상이 언제까지나 안전할는지? 그리고 품질관리를 아주 잘해 낸다고 선전하는 브랜드 쌀들은 그들의 손에 품질관리가 맡겨져 있어 언제나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신농씨(神農氏)는 온갖 풀을 다 맛보고 오곡을 선정했다고 전한다. 쌀 뿐 아니라 보리 조 콩 기장으로도 밥을 짓는다. 배고픔을 경험한 세대는 흰쌀밥에 대한 신앙적 믿음이 대단해서 건강을 잃을 때쯤에서야 오곡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배고픔이 뭔지 잘 모르는 세대는 쌀밥에 들어 간 콩을 모조리 골라낸다. 손수 벼농사를 짓던 부모세대는 자식의 쌀독을 평생 걱정했는데, 오곡의 맛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대들의 밥상은 누가 챙겨줘야 하는지? 
 
▷ 참고: 최 태응. 2009. 풍자와 설화의 한국사.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281 | 12시간전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218 | 5일전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593 | 8일전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861 | 9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18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15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

가끔은 Lay-up이 답이다 – 직진보다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

댓글 0 | 조회 206 | 2026.04.15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길지 않지만, 앞에는 큰 해저드나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과감하게 공략하면 한 방에 … 더보기

지금 당장 궁금한 비자심사 최신 정보

댓글 0 | 조회 453 | 2026.04.15
특정비자의 심사기간에 대한 개런티를 뉴질랜드 이민법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기에, “제 비자에 대한 심사가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오늘 저에게 문의하… 더보기

정이 가는 사람

댓글 0 | 조회 258 | 2026.04.1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만 생각하며 산다는 사람보다주님만 생각하면 부끄럽다는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정이 간다하늘 아버지께서 다 돌봐 주실 거라며성인처럼 … 더보기

명경과 세경

댓글 0 | 조회 164 | 2026.04.15
얼굴을 보거나 화장을 하려면 보는 것이 거울이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기 위해 잠잠한 물에 비추어 보다가 돌이나 금속을 매끈하게 갈아서 보려고도 했을 것… 더보기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기록

댓글 0 | 조회 120 | 2026.04.15
■ 조계산 송광사산사에 들어서며 마주하는 첫 공간남도의 아름다운 조계산을 사이에 둔 송광사와 선암사. 두 사찰의 송사로 인한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을, 숲에 대한 … 더보기

뉴질랜드 회사법 (Companies Act 1993) 주요 쟁점 정리

댓글 0 | 조회 202 | 2026.04.14
통계자료의 의하면, 뉴질랜드에서 (한인과 키위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비즈니스 운영 형태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개인 이름으로 운영하는 sole trader 라고 합… 더보기

중위권 성적으로 의대 합격까지, 방향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319 | 2026.04.14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최근 상담을… 더보기

26.바다 위의 길 – 픽톤과 어머니의 항로

댓글 0 | 조회 103 | 2026.04.14
Te Ara Moana o te Whaea – 어머니의 바다 길* 바다와 산 사이의 마을아득한 옛날, 지금의 픽톤 지역 와이투히(Waikawa)라는 마오리 마을이… 더보기

은하수 가을달

댓글 0 | 조회 166 | 2026.04.14
보름인가? 창공에 매달린 달이 유난히 크고 밝다. <은하수와 가을달> 칠십여 년 전 초등학교 때의 어느 습자 시간에 화두로 떠올려졌던 단어다. 그때의 … 더보기

7편 – 바티칸 비밀문서고 : 금지된 장부

댓글 0 | 조회 181 | 2026.04.14
“신은 기록하지 않았다. 기록한 것은 인간이며, 지운 것도 인간이었다.”프롤로그 - 1495년, 바티칸 지하 4층 캔들빛이 흔들리는 오래된 석조 방.한 노신부가 … 더보기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댓글 0 | 조회 163 | 2026.04.14
시인 파블로 네루다당신은 해질 무렵붉은 석양에 걸려있는 그리움입니다.빛과 모양을 그대로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부드러운 입술을 가진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구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566 | 2026.04.12
이번 칼럼에서는 뉴질랜드에서 훌륭한 선생님 (강사 및 컨설턴트)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NCEA, CIE (A Level), IB 모든 뉴질랜드… 더보기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댓글 0 | 조회 651 | 2026.04.10
데뷔 40주년 가수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유열 씨가 폐섬유증 투병과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인터뷰 기사가 조선일보 토요일판(2026년 3월 14일)에 … 더보기

4. 오클랜드의 첫 삽, 흙과 함께 뿌리 내린 우리 집

댓글 0 | 조회 601 | 2026.04.10
정적인 남섬을 떠나 역동의 도시로나의 생활 기반이 남섬 Dunedin에서 1987년 Auckland로 옮겨지니 매 일상이 바빠졌다.드네딘은 오로지 세 가구의 한국…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보건학 POPLHLTH111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844 | 2026.04.07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POPLHLTH111 (대학보건학) A+ 팁과 노… 더보기

3. 더니든에서의 남겨진 이야기들

댓글 0 | 조회 627 | 2026.04.06
제 2편에서 삶의 터전이 더니든에서 오클랜드로 옮겨졌지만, 더니든에서의 홀로 살던 시간 중 빼놓기 아쉬운 부분들을 한데 모아 적어 본다.내가 하던 일은 녹용 가공… 더보기

오클랜드대 대학화학 CHEM110 A+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944 | 2026.04.03
이번 칼럼에서는 Auckland Biomed/Health Sci (오클랜드 바이오메드/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목 CHEM110 (대학화학) A+ 팁과 노하우에 대… 더보기

2. 드네딘의 바다에서 오클랜드의 꿈으로

댓글 0 | 조회 441 | 2026.04.02
나의 첫 사업 도전기: 뜻밖의 인연, 오징어 회와 선식업의 시작가족이 합류하면서 드네딘에도 한국인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Knox 신학대학의 장 목… 더보기

ISAT 의대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737 | 2026.03.31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가 지난 6년 간 ISAT를 (국제학생 입학시험) 지도하며 느꼈던 점과 해당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꼭 알아야하는 정보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