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피해 관련 부동산 구매자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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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피해 관련 부동산 구매자의 권리

0 개 639 강승민

이전 칼럼에서 다루었듯이 내 집 마련이야말로 성인이면 누구나 꿈꾸는 것일겁니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점은 가족을 이루면서 첫 집을 구입하는 젊은 부부에게든, 투자를 위해 부동산을 꾸준히 구입하는 투자자에게든, 부동산 매매는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만한 돈이 오가는 큰 리스크를 동반한 상업행위이라는 것입니다. 


만약에 독자분께서 부동산을 구입하기로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세틀먼트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구매하려던 부동산이 자연재해로 큰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Unconditional이 된 계약이면 부동산 피해에 상관 없이 반드시 구매를 해야하는 걸까요? 구매를 취소하면 디파짓은 환불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대부분 (구) ADLS에서 발행한 Agreement for Sale and Purchase of Real Estate 이라는 계약서 템플릿을 이용하실 텐데요, 그 안에 어떤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Du v Youn [2025] NZHC 621 이라는 고등법원 판례에서 어느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경


2022년 10월 26일, 구매자는 레무에라에 위치한 부동산을 $10.6 million에 구매하기로 계약하고, 10% 디파짓도 지불했습니다. 세틀먼트 날짜는 2023년 1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자분들께서도 기억하시듯이, 2023년 1월 27일경부터 오클랜드에 폭풍우가 왔고, 많은 지역이 홍수로 인한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 레무에라 부동산도 언덕 위에 있었는데 폭풍우로 인해 데크 및 콘크리트 벽 아래의 지반에 토사 붕괴가 일어났습니다. 1월 28일에는 오클랜드 카운실에서 위험구역으로 지정하면서 Civil Defence의 허가 없이는 부동산의 출입도 할 수 없는 “빨간 딱지”까지 붙였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자쪽에서는 “오클랜드 카운실에 (안전하다는) 지반엔지니어 리포트를 새로 제출하면 빨간딱지를 없애줄거다”라며 세틀먼트를 강행하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3월 20일에는, 판매자 쪽에서 빨간딱지에서 노란딱지로 제한이 완화되었다며, 그리고 부동산 피해로 인한 부분은 가격을 낮추겠다며 다시 세틀먼트를 요구했습니다.


구매자 쪽에서 답이 없자, 판매자 쪽에서는 결국 “최후통첩”을 날리면서 만약에 12 비즈니스일 이내에 세틀하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하고 디파짓을 몰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때 판매자 쪽에서는 부동산이 거주에 부적합하다며 (untenantable) 반대로 계약취소를 통보했고, 디파짓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판매자 쪽에서 디파짓을 반환하지 않자, 구매자는 결국 고등법원에 소를 제기했습니다.


계약서 관련조항


그때 적용된 ADLS 계약서상 아래 조항들이 특히 관련이 있었습니다.


5번 조항 (부동산 소유전환과 세틀먼트, 그리고 날짜연기)


5.15 만약에 양측 모두 세틀먼트 날짜에 계약 이행 조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이행할 의사가 있지 않으면 (if neither party is ready, willing and able to settle), 세틀먼트 날짜는 한쪽이라도 이행 조건을 갖추고 이행할 의사가 있는 상태에서 ‘노티스’를 발행한 날짜로부터 3비즈니스 일 이후로 연기된다.   


7번조항 (부동산 파괴나 손해 관련 위험부담과 보험)


7.2 만약에 부동산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에 부동산이 파괴되거나 손해을 입고, 그 파괴나 손해가 세틀먼트 날짜까지 복구가 되지 않았을 때:


(1) 파괴나 손해로 인해 세틀먼트 기준으로 부동산이 거주에 부적합해지면, 판매자는 아래 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a)  원래 구매가격에서 구매자가 보험에서 받을 금액을 차감한 금액으로 (혹은 보험회사에서 금액 지급이 아닌 복구를 해주기로 했으면 원래 구매가격으로) 구매를 완료하거나; 혹은

(b) 구매자에게 노티스를 보내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구매자는 즉시 디파짓을 반환해야 하고, 상호간의 추가 (손해배상 등의) 클레임은 제기할 수 없다. 


핵심이슈


이번 칼럼 관련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부동산이 거주에 적합한지 부족합했는지, 그리고 ‘세틀먼트 기준’이 실제로 어느 날짜였는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에서는 첫째로, 이 사건에서의 세틀먼트 날짜 기준은 처음 계약서상 세틀먼트 날짜로 판단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즉, 이 경우는 1월 31일이었습니다. 다만 이 기준날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상호 동의하여 세틀먼트 날짜를 변경하기로 동의하거나, 아니면 위 5.15 조항에 의거하여 노티스를 발행하면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해당 판례의 사건에서는 그런 동의나 노티스는 없었고, 그냥 이런 폭풍우로 인한 부동산 손해가 기존에 흔하진 않았다보니 별다른 얘기 없이 시간이 흘러버린 경우에 해당된 것 같습니다.


둘째로, 거주에 적합한지 여부는 소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일단 법적 기준은 “구매자가 실제로 거주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또한 부분거주로는 충분하지 않고, “구매자가 원래 의도대로 부동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이 경우에는 구매자는 가족과 함께 집에 들어가서 거주를 하고 부동산의 모든 부분에서 권리를 누리기를 원했기 때문에, 1월 31일 기준으로 거주에 부적합했다고 했습니다. 오클랜드 카운실에서 빨간딱지를 붙여서 출입도 불가능한 상태에 데크와 벽 등에 토사 붕괴로, 구매자가 원한 거주에 부적합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판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혹시 3월 기준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하더라도, 그때에도 계속 거주가 부적합했다”라고 못박았습니다. 노란딱지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거주에 안전했는지, 추가 토사 붕괴 위험은 없는지 등에 대한 증거가 부족했다는 게 이유입니다.   


이 판례의 교훈


구매자분들께서는 부동산을 구입하기 전에 에이전트 등을 통해서 어떤 용도로 구입하는지 (특히 실거주를 원하는지)를 미리 판매자에게 알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파괴나 손해를 책정할 때 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당사자간 이견이 조금은 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 판례 사건에서 만약에 판매자가 3월 20일경에 “부동산 모든 부분이 거주에 안전하다”라는 엔지니어 리포트를 받고 나서 5.15조항 근거로 “나는 이행조건을 갖추었고 이행의사가 있다”라는 노티스를 발행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판매자는 재빨리 엔지니어를 고용해서 거주에 부적합하다는 증거를 수집하거나 아니면 세틀먼트에 응해야지, 그냥 가만히 있었다가는 그 노티스로부터 3비즈니스 일부터 계약을 위반한 것이 되어 디파짓도 몰수당하고 추가 손해배상 (다른사람에게 헐값으로 팔렸다면 그 차액 등등)까지 나오는 위험이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께는 판매자이시던 구매자이시던 부동산 파괴나 손해가 아예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에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신속히 법적 조언을 받으시며 원만하게 해결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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