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알과 간장 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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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알과 간장 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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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알”이 떴다. 타조 알이 아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알도 아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으면 낙동강에 어지간히도 떠내려간다는 오리 알도 아니다.


오리 알은 잘 숙성하면 맛있는 음식이다. 피단(皮蛋)이라고 하는데, 흔히 백년알, 천년알, 또는 송화단(松花蛋)이라고도 부른다. 먹어본 지 오래됐다. 오리 알을 석회, 소금, 재, 찻잎 등을 섞은 알칼리성 혼합물에 몇 달간 숙성시키면, 흰자는 투명한 흑갈색 젤리 같고 노른자는 짙은 회녹색으로 크림 같은 질감이 있지만, 맛이 고소하다. 중국집에서 맛보기로 조금 내어놓으면, 잘 모르는 사람은 젓가락이 잘 안 가는 모습이다.


특정 브랜드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호감과 애착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구매하거나 이용하려는 경향을 로열티(loyalty, 충성도)라고 한다. 이런 ‘로열티 고객’ 또는 ‘충성 고객’이 많아야 한다.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과 보상을 제공한다. 나는 명품이나 값비싼 것은 잘 모르지만, 맛집 몇 군데는 충성 고객이다. 충성보다는 단골 정도라고 해야겠다. 싸고 맛있으니 찾는 것이다.


충성(忠誠)이라 하면 국가나 힘 있는 자에게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것이 먼저 떠오른다. 군에서는 의도적으로 경례할 때 구호로 외치게도 한다. 사전에는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정성, 특히 국가나 임금에게 바치는 지극한 마음, 순수한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을 버려 남과 나라를 살린 사람을 어찌 공경하고 따르지 않겠는가?


어쩌다 비행기를 타려면 이코노미석이라는 3등석을 탄다. 비행기를 못 타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3등석으로 먼 데를 갈 때는 어떻게든 2등석을 타야지 하다가 표를 끊을 때는 망설인다. 급할 때, 훨씬 빨리 도착한다면 모를까, 똑같은 시간에 도착하는데 두 배가 넘는 돈을 낸다? 서비스야 차이 나지만, 가성비와 가심비를 고민한다. 주머니 걱정을 안 해도 되면 좋겠다 싶다가 2등석보다 많은 3등석 손님들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나를 위한 충성은 어떤 것일까?


공짜로 판을 깔아주니 너도나도 ‘무슨무슨TV’를 만든다. 어떻게든 구독자를 늘릴 욕심에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을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게 ‘구조알’이다. 어떤 영상이건 즐겁거나 얻을 것이 있다면 돈 내고도 볼 것 아니겠는가? 부탁한다고 구조알을 할 사람이 있을까. 시간 낭비다. 결론은 뻔한데 사설을 늘어놓아 사람들의 시간을 앗아가는 ‘미운TV’가 많다.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사는 어르신들이 나오는 작은 모임에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요령을 모르겠다 하여, 보면 이해할 수 있게 시범(?) 영상을 만들었다. 소위 ‘기조TV’를 할까 하다가 미루고 있다. 너도나도 다 하는 것 같아서다. 필요한 사람이 와서 보도록 올리는 것도 좋겠다. 그러면 나도 구조알을 부탁해야 하나? 영상을 여러 개 만들었고, 이 분들을 위한 단톡방을 만들어 언제든지 보도록 올렸다. 그런데 너도나도 글을 올려 자연스레 묻히고 만다.


무엇이건 저변이 확대되어야 그중에서 일학(一鶴)이 난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난립하는 ‘너도나도TV’에서 보석을 찾기란 쉽지않다.


충성심이라는 로열티는 꼭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브랜드다. 잘하고 좋으면, 끌리고 필요하면 찾아온다. 되는 집은 된다. 입소문이 난다. 과일은 잘 익어야 향이 나지, 크고 모양만 번듯하다고 향이 나지 않는다. 부탁한다고 ‘구조알’을 하겠는가?


“100년의 양자, 산업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세바시 15” 특강이 있어서 가보았다. 세바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이고, 15는 15분의 강의가 딱 집중하는 시간이란다. 5명의 내로라하는 강사가 15분씩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양성자와 중성자로 된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를 합하여 원자(原子)라고 한다. 그런데 원자보다 더 작은 전자(電子)나 광자(光子)처럼 더 잘게 나눌 수 없는 가장 작은 것인 양자(量子)로 컴퓨터를 돌린다 해서 깨달음을 기대하고 갔으나, 큰 벽만 느끼고 왔다. 양자로 어떻게?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일반인들이 들을 때는 ‘아하!’ 하고 알아듣게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전문가가 아닐까? 그래야 충성심이 우러나온다. 내가 이해해서 쉽게 설명해 주고 싶다.


간장독이 있고 간장 병이 있고 장 종지가 있다. 다 간장(지식)을 담지만, 부엌이나 식탁에 장독을 둘 수야 없지 않겠나? 


* 출처 : FRANCE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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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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