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후식(先酒後食)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선주후식(先酒後食)

0 개 2,925 조병철
인류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독특한 음식 바로 술이다. 서민들의 밥상에도, 나라간의 정상외교의 만찬에도, 시중잡배의 의기투합의 자리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교의 명약으로도 유명하다. 일반인들 사이에 건강에 해롭다 이롭다 논쟁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누구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나라의 법으로 금주(禁酒)를 시행한 수많은 우여곡절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오늘날에도 술산업은 번창하며 그 비중을 높여 나가니, 아마도 술에는 다른 음식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효용이 있어 보인다.
 
젊은 학창시절에는 친구와 함께 떠들기를 좋아해서 맥주 집에 자주 들렀었다. 한 친구는 술을 무척 좋아했는데, 맥주의 첫 잔을 단숨에 들이킬 것을 주문했다. 목젖을 통해서 넘어가는 맥주의 시원 맛이 일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친구는 첫잔은 단숨에 들이키곤 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시원한 맥주가 위 속에서 퍼지는 짜릿한 쾌감이 친구의 이런 행동을 부추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빈 속에 맥주가 들어가서 주는 기분 좋은 화끈한 느낌말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빈속에 갑자기 술을 마시는 것을 경계해 왔다. 안주가 없이는 술 마시는 것을 피했으며, 안주가 풍성한 술상은 술을 찾은 모든 이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안주로 적당한 음식은 반드시 술을 불러내곤 한다. 또한 농촌에서 봄철 모내기, 여름철 보리타작 같은 힘든 농사일에는 농주로 불리는 술이 등장해서 어려운 노동을 달래곤 해왔다. 현대의 산업사회에서도 이런 현상은 사라지질 않고 계속된다. 술의 힘을 빌려 힘든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면서 작업 능률을 올려왔다. 어떤 때는 빈속에 술로만, 어떤 때는 안주로 지칭되는 음식과 함께. 그러면서 ‘술도 음식’이라는 말로 음식과 같이 지나치게 탐하지 말 것을 일러왔다.  

포도주 문화가 먼저 발달한 프랑스의 경우 음식과 함께 하는 술 이야기를 살펴본다. 그들의 정통 식사에는 반드시 와인을 함께한다. 먼저 가벼운 앙트레에는 드라이한 백포도주 한잔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다음은 좀 느긋하게 푸짐한 메인 요리가 나올 차례다. 여기에는 적포도주를 곁들이는 게 품격 있는 식사로 간주한다. 이 때는 개인의 주량이나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한 잔이 두 잔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식사를 마무리하고는 디저트와 함께하는 약간은 달콤한 와인으로 입가심을 한다. 이를 디저트 와인으로 부른다. 물론 여기서 취기를 조절할 의향 이거나, 카페인 음료를 즐기는 사람은 차나 커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식사를 마치는 데는 한 병 정도의 와인이 소요된다. 프랑스 와인은 식사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 길게 이어지는 술 문화로 요약된다. 
 
영국은 위스키 제조에 있어 원조임을 자랑한다. 일찍부터 보리 호밀 옥수수 같은 곡류를 원료해서 위스키를 만들었다. 그러면 이들은 위스키를 어찌 즐기는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흥미로운 것은 저녁 식사와 함께하는 위스키 한잔이 그들 집안의 전통으로 내려온다. 아프리카 침팬지 연구로 저명한 구달박사의 집안도 이 전통을 지킨다고 말한다. 위스키가 반주(飯酒) 문화로 정착한 사례로 보인다. 반주문화는 한국에서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양반 밥상에 반주가 빠질 수야’ 하는 술을 부르는 말과 함께. 그렇다 반주를 즐길만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런 전통은 대를 이어 내려온다. 
 
그러면 각종 경전에서는 왜 술을 멀리 하도록 기록하고 있는가. 아마도 술이 술을 부르는 집요한 습관성을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두뇌는 너무나 영리해서 작은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술이 주는 안락함을 추구하려 할 뿐 아니라, 보다 더 강력한 다른 자극을 찾게 되기 때문이리라. 이러한 경전의 글귀가 무색하게 술과 함께 생활하려는 사람의 수는 줄지 않고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짜릿한 술맛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식사와 함께 특별한 음식으로 즐기면서 여유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술 문화가 너무나 깊숙이 자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인의 취향이나 체질보다는 그 사회의 술 문화에 빠져 들기 십상이다. 술이 뭔지 모르는 어린이는 부모의 술 습관으로 이들의 뇌리에 술 문화가 각인된다. 그러면서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술독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술독에서 헤엄치면서, 또한 한두 번은 그 속에 빠지기도 한다. 일찍이 한국의 시인 조지훈은 ‘주도(酒道) 18단계’를 분류하면서, 낙주(樂酒)를 주성(酒聖)으로 높은 자리에 놓았다. 이제 디저트 와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과 입가심으로 삼차를 찾아다니는 취객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민심사 관점의 SMC 핵심 포인트

댓글 0 | 조회 261 | 3시간전
Skilled Migrant Category(SMC)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SR3.20에 따른 ‘Skilled employment’ 충족 여부입니… 더보기

잘 늙어가는 방법

댓글 0 | 조회 236 | 3시간전
최근에 “엡스틴 파일” 속에서 대표적인 ‘자본주의 비판자’인 노암 촘스키 교수와 대표적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의 친근감을 나타내는 서신 왕래나, 엡스틴 범죄 행… 더보기

코스 매니지먼트와 인생 계획 – 전략 없이 무작정 치면 낭패

댓글 0 | 조회 88 | 3시간전
골프에서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순한 스윙 기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도 전략 없이 경기에 임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하게 되고, 반대… 더보기

바위 속 부처님을 모시다 - 마애불

댓글 0 | 조회 75 | 3시간전
멀고 긴 여로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3만 군사를 몰고 백제의 수도 한성을 습격했다. 한성이 초토화되자 백제는 서둘러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했고 어느… 더보기

정년 이후의 고용관계

댓글 0 | 조회 258 | 7시간전
예전 칼럼에서 뉴질랜드는 대한민국과 달리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으며 만약 고용주가 60세가 된 피고용인을 나이를 이유로 해고한다면 이는 나이를 이유로한… 더보기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댓글 0 | 조회 80 | 7시간전
시인 최 승자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무엇을 채울 것인가,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하다 … 더보기

23. 웰링턴(Wellington) – 타라(Tara)의 전설

댓글 0 | 조회 72 | 7시간전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은 바람이 거세고 드라마틱한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마오리의 전설이 살아 숨쉬고 있다.이 도시의 마오리 이름은 ‘테 위타랑이… 더보기

UCAT 매년 응시 후 알게 된 알짜배기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151 | 1일전
UCAT ANZ은 University Clinical Aptitude Test Australia New Zealand 약자로 직역하면 의료계열 적성고사 (호주 뉴… 더보기

설날과 떡국

댓글 0 | 조회 166 | 4일전
올해는 2월 17일(화)이 음력(陰曆) 정월(正月) 초하룻날인 ‘설’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이한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더보기

교육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댓글 0 | 조회 445 | 6일전
몇 년 전, 오클랜드 의대에 재학 중이던 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지잖아요. 저는 그 시간을 … 더보기

오클랜드&오타고 1학년 바이오메드/헬싸 A+ 공부법

댓글 0 | 조회 65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헬쓰사이언스 (Auckland Biomed.Health Sci.) 그리고 오타고대 헬쓰사인언스 (Otago HSFY) 공부법… 더보기

내년 490명 의대 증원...한국 의대 증원의 현주소

댓글 0 | 조회 607 | 2026.02.14
최근 한국 의대 입시를 보면 호주 의대 입시를 따라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지역 의사제라는 것을 들어보셨나요? 한국 같은 경우 여러분들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 더보기

“사랑은 서류로 남는다” IPT 판결로 본 파트너십 비자의 핵심 가이드

댓글 0 | 조회 618 | 2026.02.13
실무에서 파트너십 비자 업무를 하다 보면, 증빙 서류를 요청드릴 때 “우리가 확실한 부부 사이인데, 같이 살고 있는 걸 모두가 다 아는데, 왜 이런 사소한 입출금… 더보기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클랜드 의대 vs 오타고 의치대

댓글 0 | 조회 955 | 2026.02.11
[출처]https://www.ama-assn.org/series/succeeding-medical-school뉴질랜드에는 현재 2개의 의과대학과 1개의 치과대학이… 더보기

떠나는 이들

댓글 0 | 조회 490 | 2026.02.11
주말 아침 타운하우스는 텅 빈 듯 조용하고 승용차들도 벌써 어딜 갔는지 주차장이 한가로운데, 가까운 곳 어느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외로운 울음을 울고 있었다.… 더보기

돈으로 살 수 없어

댓글 0 | 조회 282 | 2026.02.11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다정함이 많은 교회보다헌금 많이 걷히는 교회가성공한 교회라고 합니다달동네교회보다부자들이 많은 교회가성공한 목회라고 합니다섬김, 겸손, 변화라… 더보기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의 산에서

댓글 0 | 조회 225 | 2026.02.11
기독교신자 박미경·강희복 부부2016년 수덕사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박미경 씨는 최근까지 25개 사찰을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템플스테이는 그가 어릴 적부터 좋… 더보기

8월 SMC와 황금 같은 6개월

댓글 0 | 조회 349 | 2026.02.11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뉴질랜드 영주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아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더보기

추억도 자산이다

댓글 0 | 조회 217 | 2026.02.11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든 많은 자산(資産)을 쌓아가기를 염원한다. 금전으로 평가되는 부(富)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명제일 것… 더보기

3편 – 〈라자루스 코드〉 (The Lazarus Code)

댓글 0 | 조회 116 | 2026.02.11
​“죽은 자는 돌아오지만, 코드도 다시 돌아온다.”프롤로그 - 2029년 7월 1일, 도쿄도쿄 중심부, 금융단지 빌딩군 위로 전광판 하나가 갑자기 깜빡거리기 시작… 더보기

다보스 포럼을 보고

댓글 0 | 조회 128 | 2026.02.11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2026 다보스 포럼)이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스위스 산골 다보스에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약 3000명의 리더들이… 더보기

주택 임대차 재판소 (Tenancy Tribunal)

댓글 0 | 조회 254 | 2026.02.10
독자분께서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시면서 임대를 놓는 집주인이시던, 그런 주택을 임차해서 사시는 세입자이시던, 분쟁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번쯤 고민을 해보셨… 더보기

22. 마나와투 강의 여정 – 바람을 거슬러 흐른 사랑

댓글 0 | 조회 135 | 2026.02.10
파머스턴 노스(Palmerston North)는 뉴질랜드 북섬의 마나와투(Manawatu) 평야에 위치한 도시로, 마나와투 강(Manawatu River)을 중심… 더보기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댓글 0 | 조회 136 | 2026.02.10
시인 에크하르트 톨레생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해답은 언제나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다.복잡한 생각에서 한 걸음 벗어나고요함 … 더보기

아틀란티스 대륙 실존설

댓글 0 | 조회 281 | 2026.02.10
인류 역사에는 언제나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세계”가 사람들의 상상력과 탐구 본능을 자극해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집요하게 살아남은 이름이 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