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의 소멸시효 (Lim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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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의 소멸시효 (Limitation)

0 개 590 강승민

형사사건에 있어서 공소시효라는 것이 있듯이, 민사에도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특정 기간 안에 소송을 시작하지 않으면 소송 권리가 완전히 박탈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뉴질랜드 민사 소멸시효는 Limitation Act 2010라는 법안에서 다루고 있고, 가장 대표적으로 대부분 금전관련 소송 (money claim)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6년 안에 소송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즉 예를들어 (1) 철수가 영희에게 10만불을 빌려주면서 2019년 4월 30일까지 갚으라고 했었고, (2) 영희가 그 날짜까지 갚지 않았으며, (3) 철수가 구두로 그리고 심지어 변호사를 써서 요구서한까지 보냈지만 (4) 어떠한 이유로 민사소송은 2025년 5월 1일에야 겨우 접수를 했다면 (5) 영희는 반드시 소멸시효를 반대근거로 들 것입니다. 그러면 법원에서는 아무런 재량도 발휘하지 못하고 무조건 소멸시효대로 소송을 각하시켜야만 하고, 그러면 철수는 돈도 못 받고, 이 각하된 소송에서 심지어 영희의 변호사비를 물어줘야 할 수도 있는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게 될 것입니다.


이 6년 기본 소멸시효에도 몇가지 예외가 있는데, 첫번째는 명예훼손 소송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 6년이 아니라 2년이라는 아주 짧은 시효만 있습니다.


두번째는 원고측에서 본인의 금전 권리를 사건 발생일보다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소송을 권리를 알게된 그 날짜로부터 3년 이내에 시작하여야 하며 (명예훼손의 경우 이 경우에도 2년), 최초 사건 발생일로부터는 15년 안에 시작하였어야 합니다. 피고입장에서는 둘중에 하나라도 성립시키면 (즉 상대방이 권리를 알게된 날짜로부터 3년 이후에 소송을 시작했다거나 사건 발생일로부터 15년 이후에 시작했다라고) 소송을 각하시키는게 가능합니다.


다시 예를 들면, (1) 철수가 계약서상 영희에게 10만불을 줘야 하는 줄 알고 2010년 5월 1일에 10만불을 주었는데 (2) 철수가 2024년 4월 30일에 변호사랑 정리를 하다가 영희에게 10만불을 안줬어도 된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3) 철수가 2025년 4월 30일에 소송을 시작하였다면 (4) 영희는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철수는 늦게 알게된 날짜로부터 3년 안에 소송을 시작했으며 또한 사건 발생일로부터 (소멸 시효를 하루 앞두고) 15년 안에 소송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는 예외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금전관련 소송이 아닌 것’으로 소송을 시작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금전관련 소송 관련 소멸시효는 계약법상의 모든 손해배상에 적용되고, 또한 계약관계가 없더라도 일반 시민관계에서 판례를 통해 발전되어 온 과실 (negligence), 사생활침해, 재산상해 등의 모든 민사부정행위 (tort) 소송에도 적용되지만, 트러스트 등 수탁 (fiduciary) 관계에서 발생하는 형평법상 (equity) 손해배상에는적용되지 않습니다. 


설명이 좀 어려웠는데, 수탁관계는 대개 한쪽에 일방적으로 신뢰, 지식, 재산 등이 쏠리는 상황에, 그리고 “충성심”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돈이나 서비스를 “믿고 맡기는 상황”에 적용이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트러스트 혹은 유언장과 관련된 신탁관리인 (Trustee/Executor) 및 신탁수익인 (beneficiary) 의 관계입니다. 신탁관리인은 정당한 급여계약이 없었다면 오롯이 신탁수익인들을 위해서만 재산을 관리 및 배분하는 봉사를 하여야 하며, 자신을 위해 자산을 빼돌리거나 사용한다면 여지 없이 소멸시효 없는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것입니다.  


변호사와 고객의 관계도 대표적인 수탁 관계인데, 변호사는 자신의 법적 지식을 타인이 아닌 오롯이 자기 고객을 위해서만 사용하여야 합니다. 만약에 변호사가, 고객이 변호사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 등에 불만을 품고, 상대방과 결탁해서 (상대방에게 더 큰 변호사비를 지급받기로 약속받는 등) 고객의 비밀을 누설했다면 이건 수탁관계 위반으로, 고객은 소멸시효 없이 변호사에게 형평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다른 경우도 그럴 수 있겠지만, 변호사와 고객은 계약관계 및 일반시민관계 (특히 과실 관련) 까지 가지기 때문에, 수탁관계 위반이 아닌 순수하게 계약 혹은 일반시민관계 위반이라면 보통 소멸시효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를들어, 변호사가 고객에게 충성은 다했으나 잘못된 법적 지식을 전달하여 고객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 소송은 원래대로 6년 안에 (혹은 늦게 알았다면 안 날짜로부터 3년 안에, 그리고 사건 발생일로부터 15년 안에) 시작되어야 합니다. 


또다른 수탁관계는 회사의 디렉터와 회사 (모든 주주들 shareholders) 혹은 동업/파트너십 관계입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해두셔서 민사소송 분쟁이 있을 시에는 가만히 기다리시기 보다는 법률상담을 받고 최대한 빠른 액션을 취하시기를 추천드리며, 또한 이미 소멸시효가 지났더라도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소송이 가능할 수 있을지도 상담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법률적인 자문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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