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깎는 재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잔디 깎는 재미

1 3,812 코리아타임스
장난꾸러기 톰(Tom)은 말썽을 부린 벌로 부모로부터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톰에게는 페인트를 칠하는 것은 지겨운 일인데, 이것을 바라보는 동네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있어 보인다. 동네 아이들은 한번 칠을 해 보자고 한다. 애들의 심리를 짐작한 톰은 안 된다고 거절한다. 그러자 애들은 자기가 먹던 사과를 줄 테니 한번 해 보자고 한다. 그러자 마지 못하는 양 한번 칠해보도록 한다. 톰은 애들을 사과를 먹으며 애들을 시켜 페인트를 칠하게 한다.『톰 소야의 모험』에 나오는 얘기다. 잔디 깎는 일도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번 해보고 싶은 충동을 일어나게 한다.

여기 뉴질랜드에 살자면 이 주일에 한번 정도 잔디를 깎아야 한다. 때로는 귀찮은 일일지 모르나 나에게는 아직은 재미가 있다.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잔디 깎는 기계를 밀고 다니면 흐뭇하고 남부러울 일이 없다. 잘라지는 풀 냄새도 상긋하지만 잔디를 깎아 놓은 앞뜰은 혼자 보기에는 아깝다.

옆 집 키위 할아버지는 잔디가 자랄 만하면 깎아 준다. 그래서 늘 바라보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건너 집 인도 아저씨는 집이 너무 커서 전문가에 맡겼는데 자주 박박 대머리로 깎아서 땅바닥이 드러나 있다. 우리 집 잔디가 가장 길다. 잔디를 깎는 날은 2부 머리로 단정하지만 곧바로 자라 스포츠머리가 된다. 시청 (City Council)에서는 잔디를 좀 길게 깎아 달라는 주문이지만, 주민들은 짧게 깎는다. 아마도 겉보기에 보다 단정해 보이고 잔디 깎는 주기를 길게 가져갈 수 있어서 그러하리라. 비가 내리면 잔디밭은 물을 머금어 줄 수 있어야 하며, 여름철 가뭄에 땅이 갈라지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작은 생활공간에도 생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키위 할아버지는 잔디 깎아 낸 풀을 유기물 쓰레기통에 버려 매주 수거해 가도록 한다. 그래서 집 주위가 늘 단정하다. 뒷집 마오리 아저씨는 가로수 나무 밑에 수북이 쌓아 놓는다. 건너편 필리핀 아저씨는 잔디밭에 흩뿌려 말려 버린다. 잔디를 깎아 낸 풀은 소중한 유기물 자원이다. 퇴비로 만들어서 텃밭에 뿌려 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처리방법이다.

그런데 정원에서 생긴 유기물을 수거해서 퇴비로 만드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다고 나무 밑에 수북이 쌓아 놓게 되면 처음에는 땅을 덮어서 멀칭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쌓게 되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죽게 된다. 풀밭에 흩뿌리면 빗물에 씻겨 내려 터전의 유기물이 유실될 뿐 아니라 인근 하천 오염원이 된다. 뒤뜰 한 곳에 있는 퇴비장이나 콤포스트 빈(Compost bin)에 넣어서 퇴비를 만들면 쉽게 해결된다. 이때 매일 집안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함께 처리할 수 있어 좋다. 집에서 퇴비를 만들 때는 정원용 석회와 우드 칩을 함께 넣어 주면 정말로 이상적인 유기질 퇴비가 된다. 이것을 과일나무나 텃밭에 내게 되면 화학비료 없이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가 있다.

우리 터전이 주변의 자연 환경과 어우러질 때만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앞뜰에 꽃 한 송이, 뒤뜰에 나무 한 그루, 주변의 풀 한포기도 모두 자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잠시 머물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주변 환경을 비롯한 자연은 순환의 원리 요구하는 데, 우리는 자꾸만 우리 욕심을 채우려 자연을 바꾸어 간다. 이런 순환 원리가 존중되지 않는 생활 터전은 영속성을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여름철은 잔디 깎기에 아주 좋은 계절이다.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땅이 단단해서 기계를 다루기도 쉽고, 풀 잘 자라는 것이 더뎌서 기계도 가 가볍다. 또한 석양녘에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아주 상쾌하다. 저편 길모퉁이에서 뚱보 아주머니가 비키니 차림으로 론모어(Lawnmower)를 밀고 다니지 않는가? 언덕 아래 포도밭에서 승용 잔디 깎는 기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언젠가는 저놈을 한번 몰아 봐야겠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마암
난 돈주고 키위 칼에게 맡겨요. 여름엔 2주 한번, 겨울엔 3주 한번
직접하면 기계사랴, 기름 넣어랴 신경쓰야하니깐.
근데 겨울엔 한 달에 한번 깍아도 충분한데 왜 자주 오냐고, $25 절약하려고, 컴푸레인 했더니
이 녀석 아얘 오지 않더라구요, 서양의 관습인가봐요, 할 수 없죠 따라야지..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179 | 17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2 | 17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83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79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6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3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81 | 2025.11.26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4 | 2025.11.26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5 | 2025.11.26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9 | 2025.11.26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8 | 2025.11.26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2025.11.26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6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60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8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5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22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36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6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52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9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