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제적 역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한국의 국제적 역할?

0 개 1,424 명사칼럼

분단 국가란 애당초부터 상당한 “세계성”을 의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 냉전의 양 진영에 의해서 한반도가 분단되어 두 개의 국가가 생긴 이상, 양쪽 국가에서는 그 소속 진영의 ‘보편적 의제’에 대한 관심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예컨대 북한에서도 베트남 “민족 해방 투쟁”과의 연대에 대한 켐페인이 벌어지고 궐기  대회들이 조직되고 성금이 모아지는가 하면, 남한에서도 “월남 망국”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일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남민전을 만든 남한의 일각의 급진 세력들은 그 모델로 명시적으로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베트콩)을 이용한 것이죠. 남도 북도 “냉전 국가”이었던 만큼 국제적 냉전은 그 사회와 문화에 침투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도 그런 침투에는 분명한 한계가 주어져 있었죠. 예컨대 한국군의 “파월”이 주체적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어디까지 미국의 “제3군 군의 이용 작전”의 일부분이었고, 1956년 헝가리 혁명이 서울에서 커다란 반응을 일으켜도 헝가리 등 동유럽 정치에는 한국의 시민 사회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여력도 의사도 없었어요. 남북이 국제 냉전의 주된 주체가 아니었던데다가 남한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만큼의 국력, 정보력, 경제력, 시민 사회 발달 정도 등의 한계성이 컸던 것이죠. 



1990년대 초반에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국력이 성장돼도,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한국(인)의 적극적인 대응이나 역할은 그렇게까지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2003년 이라크 파병 등에 대한 국내에서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라크를 비롯한 10여 건의 파병들은 역시 주체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미국의 강요나 유엔 등 국제 사회의 요청/권유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분쟁 지역에 대한 한국의 인도적 지원 등은 종종 이루어졌지만, 그 규모 역시 경제력에 비해 퍽 작았습니다. 외국과 한국의 주된 연결줄은, 여전히 일차적으로 “경제”, 즉 무역과 투자이었습니다. 


예컨대 작년 미얀마 쿠데타와 그 뒤의 민주주의 탄압, 군의 잔혹 행위 등에 대해서 한국인들의 열띤 반대, 미얀마 민중들과의 연대 운동 등이 비교적 크게 일어나도 포스코인터네셔널 등 한국 기업들의 미얀마 투자 계획 등은 그냥 그대로 “척척” 계속 진척돼 왔습니다. 즉, 외국에서의 인권 탄압 등에 맞서는 외부자들과의 연대하여 그들의 편에 관여하려 하는 시민 사회보다는, “외국”을 “벌이 기회”로 인식하는 기업의 힘은 한국 사회에서 훨씬 더 막강한 것입니다. 


최근 10여년만 해도 미얀마에서의 로힝야 탄압과 쿠데타, 시리아와 예멘에서의 내전 등으로 수백만 명의 난민이 발생됐지만, 한국에서 거주하는 난민의 인구는 천 여명에 불과합니다. 즉, 대한민국은 “외국”과의 경제적 교류로 “이윤”을 취할 수 있어도 “외국”의 인도적 문제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일은 여태까지 그다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소 방관자적이고 “경제” 위주의 자기 포지셔닝에는 이제 한계가 드러난 것 같기도 합니다. 세계 문제에의 관여를 계속 등지기에는 대한민국이 너무나 가시적인 존재가 된 것입니다. 선진국으로 공인되기도 했지만, 자동차나 휴대폰 이상으로 한국산 대중 문화가 전세계 방방곡곡에 퍼져 세계인들이 소비하는 글러벌 대중 문화의 “새로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또, 그 대중 문화는 동시에 한국의 ‘민주주의’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도 했습니다.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 같이 비판성이 강한 작품들을 수출한 나라라면 표현의 자유가 상당히 보장돼 있다는 것을 누구나 눈치 챌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경제력이 있는데다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가시적으로 존재하는 사회라면 세계인들의 기대 역시 이젠 다릅니다. 이런 나라라면, 예컨대 푸틴의 안보-경찰 독재와 그 독재의 강제 징집 등이 싫어서 외국으로 도주한 러시아 사람들이 충분히 가서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기도 합니다. 


de89c6ea7e4fd44e3bb1f424d22cc8d6_1683684565_4952.png
 

한국의 과거 유신 독재를 어떤 면에서 상당히 닮은 푸틴 정권에 맞서거나 그 정권의 마수를 벗어나려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1987> 같은 영화에서 형상화된 민주화 운동으로 독재를 끌어내린 나라인 한국에서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올 것이라고 충분히 기대하는 게 가능하단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의 기대를 냉정히 차버리고 그 사람들을 체포나 강제 징집이 가디리고 있는 곳으로 다시 보내버리는 것이 과연 한국 민주화 운동의 전통에 대한 “배신”이 되지 않을까, 라는 물음도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가 못하는 게 많습니다. 예컨대 지정학적인 “지층”들 사이에 낀 나라인 만큼, 국가가 외교 차원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과 지나치게 각을 세우는 것을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이해하고도 남지만, 적어도 바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각종 인권 탄압 등의 피해자들에 대해서 한국은 이제부터 난민으로서의 수용을 포함한 좀 더 적극적인 인도적 관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특히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나가서 범하는 각종의 부당 노동 행위의 근절을 위한 노력을, 국가와 시민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부당 노동 행위나, 국내에서 판치고 있는 동남아시아 출신이나 흑인 등에 대한 노골적이고 악질적인 인종주의 등은, 한국의 수출용 대중 문화가 구축하고 있는 “민주 국가 한국”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실천이 뒷받침하지 않는 “연성 권력” (soft power)만의 무한 확산은, 언젠가 어느 순간 급격한 위상 추락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기에, 이제부터의 외부를 향한 노력, 그리고 한국 사회내 외부자 출신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노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de89c6ea7e4fd44e3bb1f424d22cc8d6_1683684493_7109.png
 

■ 박 노자

오슬로대학교수, 한국학자, 칼럼니스트


소련의 레닌그라드(현재의 상트페데르부르크)에서 태어나 자랐고,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다. 2001년 귀화하여 한국인이 되었다. 레닌그라드 대학 극동사학과에서 조선사를 전공했고, 모스크바 대학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들을 묶은 『당신들의 대한민국』 으로 주목받았으며, 『주식회사 대한민국』 『비굴의 시대』 『당신을 위한 국가는 없다』 『전환의 시대』 등은 이 연장선상의 저작이다. 『거꾸로 보는 고대사』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 『우승열패의 신화』 『러시아 혁명사 강의』 등을 통해 역사 연구자로서의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177 | 3시간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28 | 1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56 | 2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12 | 4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31 | 8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11 | 9일전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02 | 9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01 | 9일전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39 | 9일전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487 | 9일전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04 | 9일전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24 | 10일전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66 | 10일전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395 | 10일전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195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35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17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45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26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0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693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88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77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84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