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메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사랑해 메간

0 개 1,302 조기조

눈길을 운전하던 일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고 뒷자리의 어린 딸만 살아남았다. 하나뿐인 이모가 이 아이를 키우기로 자처하고 데려오지만 눈앞이 캄캄해 진다. 육아 경험이 없는 노처녀 이모는 대화가 어렵다. 직장일로 시간조차 부족하다. 이런 사정이니 조카에게 맞는 인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마침 이모는 장난감 회사의 개발팀에 있어서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려고 준비해 왔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직립형 로봇에 조카 딸 또래의 얼굴을 입힌다. 금발에 카키색 드레스를 입고 격자무늬 스커트를 한 인공지능 로봇 메간(Megan)은 키 120cm로 깜직하다. 나는 귀요미라고 부르고 싶다. 메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로봇이지만 똑똑하고 바르게 판단하면 야무지고 든든하지 않은가? 한마디 하면 두 마디 세 마디를 알아들으니 따로 시킬게 없다. 


0566c81c3bf30c0c985e55391d3537b1_1681159995_0307.png
 

내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처음 보게 된 것이 80년대 초 대학원생 때였다. AI라는 용어가 인공지능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그 개념도 모호했던 시절이라 ‘인위적 지성’이라고 번역했고 그 응용 분야의 하나인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에 관심을 두었다. 전문가 시스템은 특정분야의 전문지식을 메모리에 입력시켜 그 인간 전문가처럼 언제든지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로봇 같은 컴퓨터시스템이다. 어렵게 자격증을 따고 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서 척 보면 아는 전문가가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렇지만 곧 늙고 은퇴를 하게 되어 아깝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 전문가의 지식을 컴퓨터에 담아서 전문가처럼 활용하자는 것인데 그 이후로 한 40년이 흘렀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최근에야 이렇게 놀라운 모습으로 발전한 것은 반도체의 성능이 향상된 때문이다.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힘든 일은 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용접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운반하고 시각인식을 해서 검사를 하거나 판단을 하는 일을 24시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불량도 없고 권태도 없으니 로봇화와 자동화는 늘어만 갈 것이다. 그러니 고도의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을 누가 감당할까? 일찌기 킷(KITT)이라는 인공지능 자동차를 보고 언제 저걸 한 번 타 보나 했는데 어쩌면 그런 자동차의 도움을 받고 살아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운전을 하는 것이 엄청 쉬워졌다. 자율주행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1998년에 나온 영화 솔져(soldier)를 보면 잘 훈련 받은 인간 병사와는 비교도 안 되게 강력한 변종인간이 나온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강한 신체를 갖게 된 것이다. 엄마 뱃속에서 자라지 않고 실험실에서 나온 이 병사들의 목숨은 아깝지 않을까? 전장에서 소모품으로 써도 되는가 말이다. 그런데 인간을 닮은 로봇에 인공지능을 장착시켰다면 6백만 불의 사나이가 되는 것이다. 지금 6백만 불은 8억 정도이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돈이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메간이 도를 넘은 판단으로 끔찍한 사고를 쳐서 폐기시키지만 믿을 만한 메간과 같은 정교한 인공지능 로봇은 20~30년이 더 지나면 가능할 것이다. 그게 먼 훗날이라고? 그리 먼 훗날이 아니다. 어느 날, 내가 메간의 재롱을 보며 메간의 도움으로 사는 날이 올 것 같다.


나이 먹고 외로우면 메간 같은 로봇 손주를 두고 싶다. 몸이 약해지면 부축을 받을 수도 있고 24시간 곁에서 함께 해주면서도 지치지 않는 든든한 로봇이 있다면 무얼 더 바랄까? 손주들은 학교를 다니느라 바쁠 것이고 또 직장에, 결혼에, 육아에 눈코 뜰 새가 없을 것이니 보고 싶어 목을 뺄 수도 없는 것이다. 나도 연로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나 아버님, 어머님을 챙겨드리지 못했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울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것들과는 이별하는 것이 어렵고 내가 쇠약해지면 챙겨주고 돌보는 일이 짐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앱 ‘챗GPT’가 나와서 세상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러자 큰 IT 기업들이 서둘러 인공지능 앱을 내고 있다.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앱의 번역이나 작문은 놀라운 수준이다. 창작을 하는 것은 경험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직접 체득한 것이나 독서를 통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서 느낀 것을 가슴속에 사려두었다가 상상해 내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메모리에 이 세상의 모든 시나 소설, 수필, 논문을 다 입력시키고 그 중에서 적절한 것들을 골라 재구성 시켜보라 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 아니겠는가? 사람이 결코 할 수 없는 것을 쉽고 빠르게 해 낼 것이다. 단순한 계산기만 해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니 말이다. 그래도 종합영영제인 알약 하나를 꿀꺽 삼키는 것 보다 질긴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거나 매콤달콤하고 고소한 비빔밥을 한 입 듬뿍 떠먹는 것이 더 재미 아닐까? 남 시키지 말고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땀을 흘리고 애를 써야 하는데 그 과정이 즐겁고 중요한 것이다. 아! 참, 내일 바로 적금을 들어야 겠다. 메간이 나오면 사려고.


0566c81c3bf30c0c985e55391d3537b1_1681159949_1358.jpg
 

■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157 | 11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65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79 | 3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0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1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0 | 10일전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27 | 10일전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58 | 10일전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66 | 10일전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199 | 10일전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1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38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5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88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2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47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8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28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5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1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3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4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3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0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