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은 하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까꿍은 하고

0 개 1,213 조기조

1월 30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허가가 떨어졌다. 전봇대로 이빨을 쑤시거나 말거나 웬 참견이냐고 하는 말이 있는데 국가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했고 마스크를 안 쓰고는 나다닐 수 없는 세월을 오래도록 보냈다. 불가피한 일이기는 했지만 그 부작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한 겨울이라 마스크를 쓰면 방한 효과도 있지만 한 여름에 마스크를 쓰면 더워서 정말 힘들었다. 대중교통이나 병원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안 써도 좋다는 것이니 이제 마스크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모두가 다 좋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지난 구정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떠났다. 조상님께 모시는 차례는 간소화라는 이름으로 정말 간소해졌고 성균관에서도 차례(茶禮)는 말 그대로 차 한 잔 올리면 되는 것이라 하니 차례 때문에 못 떠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쉽게 되었다. 요즈음은 따끈한 커피를 올리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녹차나 커피나 숭늉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사람들은 짧은 연휴라 가까운 이웃 나라를 많이 찾았다. 듣자하니 일본에는 한국 사람들로 밀려다닌다는 것이다. 일본에 왔는데 보이고 들리는 것이 한국사람, 한국말이니 휴가가 제대로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일본식 건물, 일본 음식, 일본의 자연은 즐겼으리라.


몇 년 전에 태국을 여행하면서 시내에 있는 어느 절을 둘러보았다. 밀랍으로 만들었는지 무얼로 만들었는지 오래전에 입적하신 큰 스님들의 인형이 살아 계신 것만 같아 눈을 마주치고는 흠칫 놀랐다. 살고 죽는 것이 무엇일까? 나이가 지긋하게 들어가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기둥에 있는 숫자판을 보고 나자빠질 뻔 했다. 당신에게 남은 날짜이다. 인생을 70년으로 보고 지금 나이를 찾아보면 그 옆에 남은 날짜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조견표(早見表)하고 한다. 69세는 기껏해야 1년인 365일이 남은 것이다.


물론 70을 넘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 태국에서는 오래 살아야 70이었던 오래전의 통계로 만든 표였을 것이다. 80, 90을 산다고 치자. 살아도 건강하게 살아야 할 것이 아니던가? 제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이 축복 아니던가. 그것만으로도 즐기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더 무엇을 바란단 말인가. 제 발로, 제 정신에, 제 지갑으로 산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여력이 있으면 베풀고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후회 없는 마무리가 아름다운 마무리인 것이다.


31ac25fe44076f131dff7376dabb344a_1676405286_7394.png
 

친구들 보다는 많이 늦게 외손녀가 태어났다. 주말이면 손녀를 본다. 이제 200일 정도 되었으니 겨우 옹알이를 하는 수준이나 눈을 마주치며 웃는 모습에 내가 웃을 일이 생겼다. 누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느냐고 하더니만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금세 내리고 눈을 마주치며 ‘까꿍’을 한다. 웃는다. 눈 맞춤이란 놀라운 것이다. 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길이 눈알, 즉 시선인 것이다. 얼이 드나드는 길인 동굴(洞窟)을 얼굴이라 하더니만 시선을 마주쳐야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면 무언가 감추고 회피하는 것이 틀림없다. 당당하다면 무엇이 두려워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겠는가?


갓난아이는 무엇이건 잡으면 입으로 가져간다. 먹고살아야 하기에 본능적인 행동일 것이다. 젖병을 빨아먹는 것이 신기하고 불편하면 울음으로 표현을 한다. 위험이나 공포를 잘 모르니 부럽기는 하다.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도리도리’를 한다. 내가 해 보니 어지럽다. 도리도리를 할 일이 없지 않은가? 내가 갓난아기였을 때의 기억은 없으니 동생이나 조카들을 보며 도리도리와 까꿍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져서 까꿍을 찾아보았다. ‘도리도리, 짝짜꿍, 건지곤지, 잼잼’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단동10훈(檀童十訓)’에 있다. 단동10훈은 ‘단동치기 십계훈(檀童治基 十戒訓)’의 줄임말로 ‘단군 자손인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 할, 열 가지 가르침’이란 뜻이란다. 놀랍다. 읽어보니 과학과 철학이 어우러져 있다. 수천년 전에 어찌 그런 위대한 가르침을 알았을까? 그런데 까꿍은 여기에 없다.



어떤 사람이 단동10훈의 세 번째가 도리도리(道理道理)인데 도리를 알자는 것이고 이는 도리도리 까꿍(각궁; 覺窮)을 말하는 것이라 한다. “까꿍”은 “각궁”에서 유래되었으리라는 유추를 하는 것이다. 각(覺)은 깨닫다(오; 寤), 깨우치다, 곧다(직; 直)의 의미이고 궁(窮)은 다하다(극; 極), 마치다(경; 竟), 궁구하다(구; 究)는 뜻으로, 어떤 과정의 마지막이나 끝의 경지를 깨닫거나 깨우침을 말한단다. 사람이 태어나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 진정한 삶의 모습이라고 할 때, 부모가 그러한 소망을 담아 그 뜻을 아기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라 하니 단연 배달의 자손인 우리가 자랑스럽다. 늦게라도 알았으니 까꿍은 하고 떠난다면 좋겠다. 아가야 까꿍하자!


아가가 잠들고 조용한 밤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런 것도 시가 될는지요?


제목: 까꾸웅


까꿍을 한다. 

까꿍하며 숨으시곤 아직 안 보이신다. 

우리 어머니. 

나는 하염없이 기다리네. 

나도 까꿍을 한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손바닥을 내리며 까꾸웅. 

환하게 웃는 한 살 짜리 손녀. 

언젠가는 나도 그러겠지요. 

까꿍해 놓고는.


31ac25fe44076f131dff7376dabb344a_1676405253_4056.jpg
 

■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239 | 2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129 | 2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92 | 3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40 | 5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95 | 5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87 | 5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96 | 5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70 | 10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68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29 | 5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77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799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5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8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3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0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0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5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3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6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72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