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무임승차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메타버스 무임승차

4brother
0 개 1,884 김지향

점점 더 단순해지다 못해 조금 전에 읽은 글도 금방 잊어버리는 요즘의 나. 머리카락이 남보다 빠르게 백발이 되어 버리더니 머릿속도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도 점점 더 어줍어지고, 평소 잘 쓰는 단어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고민할 때가 많다. 아마 혼자 놀 때가 많아서일 수도 있겠다.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지 않던가. 남편이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나는 그런 남편이 싫었었는데, 지금의 나는 남편처럼 혼자 노는 시간이 대부분이며, 혼자 노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더니. 어느덧 비슷해진 우리 두 사람을 보면 둘이 함께 산 35년이 적은 세월 같지는 않다. 어쩜 지병으로 기운이 소진 되어 웬만한 일이면 다 그려려니 하는 상태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약과 기계의 힘으로 심장이 뛰고 있지만, 어제 만난 주치의는 페이스메이커가 있어도 심장은 멈춘다고 말했다. 그렇겠지.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심장이 멈추고 싶어 하는데, 그걸 막을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만보 걷기를 하던 중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피곤은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그 이후로 의욕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모든 것이 귀찮고 집중하기도 힘이 들고 가슴도 답답하다. 지금 역시 약간의 두통과 더불어 답답한 가슴으로 깊은 숨을 내쉬면서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약간의 미열이 있는 듯도 하다.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다 지나갈 것이다. 어제 찍은 목 엑스레이와 혈액 체취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4~5일 정도는 기다려야 하니, 그동안 마음 편히 재미있는 드라마나 보면서 지내련다.


어제 병원에 다녀오는 바람에 큰애와 즐거운 데이트를 했다. 입부터 행복하게 하고 싶었다. 캄보디아 레스토랑에 가서 락사와 군만두를 먹었다. 맛있게 먹었다. 그 집 음식이 맛있기도 했겠지만, 큰애와 단둘이 사먹는 거라서 더 맛있게 느껴졌을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러서 아이스크림과 브라우니와 애플파이를 샀다. 가족들의 디저트를 위한 장보기였다. 물론 내가 먹고 싶은 것들로만 샀지만.


엊저녁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외출을 한 날은 빨리 피곤해져서 일찍 잠이 드는 편이다. 그런 만큼 이른 새벽에 일어나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척거리다가 다시 잠이 들게 된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뭔가 하고 싶다. 될 수 있으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보고 싶다. 나의 그런 바람을 큰애에게 말했다. 큰애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할 일의 힌트를 얻게 된다.


큰애와 나는 우리 둘이서 한 작업이 제법 있다. 둘이서 한 작업이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재미도 있었고, 스스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었다. 음악 앨범 디스크재킷, 책 출판 작업들을 하면서 창조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내가 하는 작업이 돈을 벌게 한다면야 금상첨화이지만, 혹여 그렇지 못하더라도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라면 그 작업은 나에게 있어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 그대로 살아온 것에 대한 후회는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 또한 없다.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건강하지 못해도 더 이상 나빠지지만 않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 내 몸에 무리가 오는 일은 피하면서 지혜롭게 살아가야 한다.


내가 이번에 왜 이렇게 아팠는지 나는 잘 안다. 나 자신을 과신해서 무리를 한 탓이다. 


과신이 불행을 초래한다. 나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인정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게 되면 몸과 마음에 무리가 오지 않으며, 행복해진다.



부처님도 예수님도 대 영성인 들도 모두 다 우리가 사는 목적이 행복이라고 말했다. 


요즘 법륜 스님의 행복학교에 등록을 했는데, 법륜 스님께서는 ‘욕구에 구애 받지 않는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말씀하셨다. 요즘 내가 행복한 이유가 많은 것을 내려놓고 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내 건강 때문이지만, 내려놓으니 감사와 편안함의 선물이 하늘로부터 쏟아져 내렸다.


우주의 흐름에 따르면 인생이 잘 풀린다는 말을 그 어디에선가 읽은 거 같은데, 우주의 흐름에 따른 다는 게 바로 내 에고를 내려놓고 자연의 흐름에 맡기면서 살아가는 것이리라.


물의 흐름에 따라 함께 흘러가면서 모난 돌이 둥그런 자갈돌이 되듯 세월이라는 물은 우리들의 모난 곳을 둥글게 깎아내려 간다. 돌이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렇게 되기까지 매우 아팠을 것이다. 돌이 연마가 되듯 우리 또한 모진 세월 속에 이리저리 깎이면서 둥글어졌으리라.  


큰애는 나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자신이 만드는 짧은 도깨비 애니메이션에 스토리들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1분 정도의 스토리니까 가볍게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엄마의 행복을 위한 딸의 배려 깊은 제안인 것이다.


큰애가 하는 일이 요즘 새롭게 밀려오는 물결인 메타버스라는 것이다. 사실, 난 들어도 잘 모르겠다. 너무 생소한 단어들인데다가 그저 내 딸이 작업하는 것이 AR, VR, 그리고 아바타...등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은 그것들뿐이다.


07fe08c652f10c3fa71565e424f8b69c_1660083478_3959.jpg
 

메타버스가 뭔지 모르지만, 딸 덕분에 메타버스에 무임승차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세 딸들에게 해 준 것도 없이 낳아서 대충 키운 것 밖에 없는데, 딸들 덕분에 삶이 즐겁다. 


내 창조물들 중 딸들이 가장 큰 창조물인 거 같다. 그냥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었더니, 엄마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살면서 내가 한 일 중 제일 잘 한 일인 거 같다.


큰애와 둘째와 다르게 막내는 어려서부터 모든 것이 느렸다. 느긋한 성격에 아직도 노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에 재주가 많아 선생님들이 그 길을 가면 좋겠다고 했지만, 막상 디자인 공부를 하더니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그만 두었다.


대학 중퇴 후 단순노동인 아르바이트만 하면서도 불만이 없다. 어찌 보면 우리 가족들 중에 가장 행복한 아이일지도 모른다. 동물들을 무척 좋아하고 특히 고양이 사랑은 유별나다. 그 덕분에 우리 집 페로는 왕비마마가 따로 없다. 

막내는 취미로 디지털 아트를 하는데, 막내의 그림을 좋아하는 게임 마니아들이 그림 주문을 하곤 한다. 대부분 게임 캐릭터들인데, 내가 봐도 참 잘 그리는 것 같다. 큰애는 그런 막내의 일러스트 재능을 자신이 만드는 아바타에 써먹고 싶어 했다.


07fe08c652f10c3fa71565e424f8b69c_1660083558_3485.jpg
 

나는 대뜸 내 아바타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했다. ‘파미 할머니’를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막내가 그린 일러스트로 큰애가 아바타를 만드는 것이다. 내 아바타가 있다면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였다.


메타버스에 무임승차하고 싶은 야무진 할머니의 꿈을 두 딸들이 이뤄주고 싶은가 보다. 이참에 딸들 덕을 톡톡히 봐야겠다. 올해 말부터 나는 시내버스에 무임승차를 하게 되는데, 메타버스에도 무임승차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딸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하면서 내 아바타를 만들려면 아마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동안에 나는 상상의 나래를 펴서 짧은 도깨비 이야기들을 상상하고 쓰면서 기다려야겠다. 그나마 남아 있는 나의 에너지를 소중하게 잘 간직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야겠다.


감사하다. 이 모든 것이 내가 살아있기에 가능한 일. 지금 이 순간 내가 숨 쉬고 있음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사랑해~~~내 몸아, 그리고 내 딸들아.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191 | 16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74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2 | 3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1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8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3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0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59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69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2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49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6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0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3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3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0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89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29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6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2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4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5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5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1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