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세상, 별별 사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너른 세상, 별별 사람

0 개 1,174 조기조

페북의 위대함을 알았다는 한 무명 소설가는 인생의 호시절을 부모님 돕기와 시집살이, 육아로 다 보내고 이제 골병만 남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3식이’ 남편을 쫓아 내버리지도 못하고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단다. 허리가 아파 글쓰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소설에 피치를 올리는데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무얼 어찌 거들까 싶다. 간절한 소망과 야무진 각오로 작품이 나올 것 같지만 어디 즐기면서 하는 것만 하겠는가? 그 사람에게 걸어가야 오래간다고 말해드렸다. 아픈데 달리면 어찌 되겠는가? 강박도 스트레스니 가능하면 여유를 가지고 즐겨보시라 했다. 아픈데 그게 쉬울까? 애처롭다. 안타깝다. 나는 내가 소설가나 시인 또는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 정하지 않았으니 스트레스는 없다. 그래도 꾸준하게 일기라도 빠뜨리지 않고 해보자고 적고 있다.


사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결혼을 하고는 가사와 육아에 정신이 없었고 글재주가 있어서 소설을 써 보려 했는데 그걸 마음 놓고 써 볼 형편이 아니었는데다가 며느리를 보니 손주까지 생겨서 시어미와 할머니로서 또 바쁘다는 것이다. 당신이 며느리였을 때와는 달리 이제 며느리 눈치까지 보아야 하는 세상이라 은퇴하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영감님만 그간의 시집살이가 미워 구박하고 있단다.


8be7704571d6741025e61a10f8cbfe59_1656366121_4005.png
 

어쩌다 페북을 알게 되고 소설을 써서 올리니 많은 사람들이 격려와 아이디어를 주어서 고맙다는 글을 올렸는데 친구의 친구로 보게 되어 나도 한마디 거드는 처지가 되었다. 어느 날 힘든 일을 한 며느리에게 온천을 가자고 호의를 베풀었더니 머뭇거리며 답을 안 하더란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자기도 시어머니와 함께 목욕을 해 본 적이 없었고 며느리는 결코 딸이 아니라는 사실에 아차 싶어 다시 전화를 걸어 나는 목욕을 하고 싶지 않아 근처에서 차를 마시고 있을 테니 너는 온천욕을 하고 나와서 함께 맛있는 것을 먹자고 하니 좋아하더란다.


그 글을 보고 배려심 깊은 시어머니에게 무얼 도와줄까 하다가 쓰지 않고 몇 번을 연장한 스타벅스 쿠폰을 쓰라며 사진을 찍어 보냈다. 바코드가 있으니 그거면 커피 두 잔에 부드러운 생크림 카스텔라를 즐길 수 있다. 그 사람이 거북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지만 그 정도야 고맙다고 받아 줄 거라 믿었다. 그런데 사양한단다. 솔직하게 말해서 좋다. 그걸 안 쓰면 도로 내가 쓰면 된다. 그래서 알겠다고, 미안하다고 쓰려는데 글이 안 들어간다. 그 사이 차단을 한 모양이다. 순간 당황했지만 나도 차단해 버렸다. 사람들 많다. 호의를 악의로 받아들이는 사람과는 더 할 필요가 없다. 내 페북에는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100명 정도는 된다. 다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닌 줄을 안다. 나도 그냥 눈에 익은 사람들의 글은 무심코도 누르고 좋아서도 누른다. 그냥 우리들이 알고 지낸다는 표시이다. 간혹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 있겠지만 공개된 공간에서 무얼 어쩌겠는가? 아는 사람에게는 안부도 인사도 한다. 


오늘 아는 사람의 페북에 글이 올라 좋아요를 누르는데 튕긴다. 댓글을 달아 보았더니 빨간 느낌표가 붙으며 거부당했단다. 그림으로 잡아 두었다. 페북이 잘못한 것인지 그 사람이 막은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싸게 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허 참. 다정도 병이런가 싶다. 내가 외로운가보다. 먼 산에서 우는 뻐꾸기 소리가 들리니 말이다.



적절하게라는 말이 참으로 부적절하다는 말이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절하게 하는 것일까?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라 하고 경이원지(敬而遠之)라는 말도 있다. 쉽게 근접해 오는 사람은 또 쉽게 떠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적절함과 어중간함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때를 놓치면 안 되는 일을 두고서 리듬보다 박자구나 하는 생각에 이른다. 그래 리듬도 중요하겠지만 박자, 그게 엇박자 나면 안 되는 것이구나. 


송강호가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영화 ‘브로커’를 시사회에서 보았다. 미리 듣고 가면 김이 샐까봐 챙겨보지 않았다. ‘브로커’라기에 막연히 폭력과 관련된 액션인줄로 알았다. 보는 내내 어떤 반전을 기대했지만 밋밋하게 진행되어 아쉬웠다. 그래서 좋은 작품인지는 몰라도 내 같으면 이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영화는 첫 장면에서 과거의 어느 현장을 소환하고 그 이야기를 다 전개하고는 마지막에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와 정리하는 것이 많다. ‘브로커’는 이런 저런 이유로 안 되는 세탁소보다는 어차피 내다 버리는 아기를 주워서 돈 많이 받고 파는데 재미를 붙인, 땀 흘려 일할 필요가 없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다. 게다가 입양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는 천사대접을 받는 일이기도 하다.


저녁 9시가 되어서야 시작된 시사회는 감독과 배우들이 나와서 한마디씩을 했는데 일본 사람이 감독인 줄은 통역을 보고서야 알았다. 짧지 않은 영화를 보고 나니 지하철이 끊어졌다. 집 쪽으로 간다는 버스를 타고 보니 신촌을 지난다. 그쪽 길이 아니다. 갈아타야 한다. 내려서 보니 12시 반이 넘었고 집 가까운 곳으로 가는 버스는 온다해도 내려서 20분을 걸어야 한단다. 버스 정류소 안내판을 들여다보며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아가씨가 거들어 준다. 아저씨 어디로 가세요? 그녀가 택시를 불렀던 모양이다. 늦은 밤에 둘러서 나를 내려주고 가겠단다. 이런 고마울 데가? 차 안에서 알고 보니 그녀도 그 영화를 보고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가다 내가 기사님께 묻고 내리니 따라 내렸던 것이다. 택시비를 내가 내겠다고 해도 안 된단다. 혹시 연락하면 갚을 수 있을까 하여 명함 한 장을 주고 내렸다. 


나처럼 바보같이 사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그리 쓸쓸하지는 않다.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외국인들을 만나면 무얼 도와줄까 하고 거들어 준다. 잘 못 알아들으면 따라오라고 하고는 앞서서 알려주기도 한다. 주위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과잉한 친절이 맞다. 가끔은 경계를 받거나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래도 그게 마음 편하다. 그러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나를 닮은 한 ‘과잉친절’을 만난 것이다. 자그마한 남의 친절도 싫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려울 때 도움을 받고 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다. 세상이 돕는 사람들로 넘쳐나면 좋겠다. 의심을 받아도 차단을 당해도, 자정을 넘긴 늦은 밤에 낯선 남자를 태워주고 둘러서 가는 아가씨를 보면 용기를 내어야 겠다. 또 누군가가 어디선가 그녀를 도와줄 것이리라.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9 | 2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6 | 10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7 | 2025.12.11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6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7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7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4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9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46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6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43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20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8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73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6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