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유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권레오
독자기고
새움터
김준
박기태
수선재
김도형
마이클 킴

생일 유감

0 개 1,374 조기조

어머님은 생일이 없었다. 언제 태어 나셨는지를 모를 리가 없었을 테지만 어머님이 당신의 생일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어쩌면은 미역국이 올라왔을 때 그게 어머니 생일상인지도 몰랐겠다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어쨌든 가족들의 생일은 꼭 챙겨 주셨지마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신 당신은 당신의 생일을 챙기지 않으셨다. 결혼기념일도 챙기지 않으셨다. 16살에 가마를 타고 시집을 왔다는 이야기를 많이도 들었다. 고된 시집살이가 있었던 시절이라 들었다. 탄신 100주년을 훌쩍 넘긴 어머님! 그래서 나는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이런 것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자랐다. 


7fb5850fbca38bb4dd25bf861575de34_1652153928_7308.png
 

내가 결혼하고 난 뒤에 결혼기념일을 챙기지 못해 아내로부터 정말 형편없는 남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생일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나는 그런 걸 잘 몰랐고 또 직장 일에 얼마나 바빴던가? 가정보다 직장이 전부였던, 직장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이라고 생각하던 때였다. 몇 년을 섭섭하게 생각다가 포기를 했는지 잠잠해 지고도 한참을 더 지나서야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했다. 사실 내 생일도 잘 몰랐다. 음력 생일날로 출생신고를 했는데 그게 양력처럼 쓰였으니 매년 음력으로 지내는 생일날을 찾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아내는 음력으로 할 때와 양력으로 할 때에 따라 나이가 한 살 달라진다. 그래서 초등학교를 한 해 먼저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니 나이가 몇 살인지로 헷갈렸고 띠가 달라지기도 했다. 약 한달 차이가 나는 양력과 음력이 연말, 연시에 걸칠 때 일어나는 문제다.


몇 년 전부터 음력 생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태어난 해의 양력날짜를 확인한 것이다. 그걸 가족들에게 공지했다. 매년 이 날로 하되, 주말이 아닐 경우 이 날과 가까운 주말로 보자고 선포한 것이다. 사실, 생일축하 한다고 파티를 해야 할까? 다 커서 출가한 자녀들에게 내 생일을 축하해 달라는 것은 이들에게 효와 예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시키는 것이다. 또 이를 구실로 만나보려는 뜻도 있다. 제 잘나서 저절로 크고, 밥 먹고 사는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겠지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파티를 열어주고 용돈이나 선물을 주면 넙죽 받고 있다. 도로 손주들에게 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생일파티에서 촛불을 켜고는 그 초가 다 탈 때까지 서로 이야기를 한다. 가족들은 갑갑하다고 빨리 불을 켜자하지만 나는 촛불을 중심으로 머리를 맞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촛불을 켰다가 금세 후욱 불어 끄고는 마음이 담기지 않은 생일 축가를 부르고 케익을 자르자 말자 한 조각 먹고 흩어지는 그런 생일파티는 안하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그래서 사방이 어두운 가운데 양초 하나로 집중하는 시간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태어날 때의 이야기에 태몽을 빼지 않고 들려준다. 큰 애는 작은 용으로 꿈에 만났다. 작은 애는 아주 큰 뱀으로 만났다. 소룡(小龍)과 대사(大蛇), 어느 것이 더 큰 인물을 암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주와 팔자도 좋다고 한다. 태몽과 사주, 팔자가 좋다해도 교육과 노력이 없으면 훌륭하게 되지 못할 것이라고 늘 했던 말이다. 그런데 무엇이 훌륭한 것일까? 나도 잘 모른다. 마치 내가 아직도 긍휼(矜恤)이라는 말을 잘 모르고 쓰는 것이나 비슷하다. 



어린 자녀들의 생일 파티는 중요하다. 인정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친구들을 초대해야 하고 초대받아야 한다. 초대받지 못하면 섭섭할 것이니 가능하면 많이 초대하라고 했다. 받고 싶은 선물도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선물로 격려하고 또 잘하면 큰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을 받아둘 수도 있다. 초대한 친구들에게도 섭섭하지 않게 해야 하니 엄마는 신경 쓰이는 일이기도 하였다.


살다보니 흐뭇한 일도 있다. 지난 생일엔 뜻하지 않은 제자들이 찾아와 내 생일 파티를 열어준 것이다. 양보다 질이라며 내가 간단히 음식을 준비하고 그들이 케익과 와인을 가져왔다. 더 큰 선물은 가져온 사랑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말이 아주 길었지만 경청해주었다. 그들도 가정이 있고 직장에 다 바쁘다. 그런데 미천한 선생을 챙기다니..... 내가 시 한 수를 읊었다.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松下問童子; 송하문동자) 선생님은 약초 캐러 떠났다 하네(言師采藥去; 언사채약거). 이 산 속에 계시지만(只在此山中; 지재차산중)  구름 깊어 계신 곳을 모른다 하네(雲深不知處; 운심부지처). 사실 나는 동자처럼 산문(山門)의 솔밭에 머물고 있다. 내가 캐는 약초는 그냥 쑥이며 고사리며 도라지 정도다. 가끔 문득 떠오르는 용어의 정의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본다. 늘 사용하면서도 잘 모르는 것들을 찾아서 알아본다. 시간이 나니 새롭게 공부하는 맛으로 산다. 사전을 찾는 것이 바로 채약(약초 캐기) 아니겠는가? 안개나 구름으로 덮인 심심산중이 아니고 근처의 도서관 정도이고 아니면 인터넷이나 사전으로도 충분한 약초 캐기다. 


태어난 날이 무어 그리 중요할까? 죽으면 또 그만이지 않던가? 죽어서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으려면 그만한 일을 해야 할 것이다. 5월에 드니 거북하고 민망한 날이 스승의 날이고 어버이 날이다. 스승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스승이 되지 못해서다. 챙길 어버이는 안 계시고 제대로 챙겨드리지도 못했는데 또 그저 그런 어버이가 되어 버렸으니 이 또한 어찌 민망하지 않겠는가?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다르다

댓글 0 | 조회 214 | 19시간전
노화(Aging)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를 의미하며, 대개 모든 신체 영역에서 서서히 진행된다. 노화는 나이와 연관되어 있으며 비정상적인 과정… 더보기

변화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375 | 1일전
우리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에는 산업사회를 중심으로 물질적 생산과 경제적 효율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 더보기

대학생 공부하기 싫을 때 및 번아웃 어떻게 해야 될까요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매년 이맘때쯤이면 메디컬 입시 (의대,치대,약대, 검안대 등)를 하는 학생들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마주하며 번아웃 혹은 중도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 더보기

GAMSAT 의전원.치전원 입학시험 고득점 팁과 노하우

댓글 0 | 조회 292 | 7일전
지난 칼럼에서는 GAMSAT 3월 시험 총평과 출제경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GAMSAT (Graduate Medical School Admissi… 더보기

지식을 다루는 방법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439 | 9일전
인공지능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제로 과학 수업이나 실험 중심 프… 더보기

드래곤 전설의 기원

댓글 0 | 조회 224 | 2026.04.29
— 인간은 왜 ‘용’을 상상했는가상상 속 생물, 그러나 너무도 익숙한 존재어린 시절 우리는 한 번쯤 ‘용’을 상상해본다. 불을 뿜고 하늘을 날며, 때로는 신의 사… 더보기

비료와 먹거리

댓글 0 | 조회 231 | 2026.04.29
먹고 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한다. 산과 들에서 저절로 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논밭을 일구어 심고 가꾸어야 한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5곡이었는데 거기다 온갖… 더보기

뉴질랜드 민사소송의 약식 판결 및 각하

댓글 0 | 조회 360 | 2026.04.29
보통 뉴질랜드 민사소송은 원고 측에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에서 승인을 받은 후 피고 측에 송달하고, 피고 측에서도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건 관리 회의 (… 더보기

27. 우레와(Urewera) 부족과 안개 속의 여인

댓글 0 | 조회 170 | 2026.04.29
뉴질랜드 북섬의 깊은 원시림 속에는 우레와(Urewera) 숲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보호구역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오리의 투호에나(Tuh… 더보기

고국의 품에 안긴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과 재외동포

댓글 0 | 조회 203 | 2026.04.29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낙산사 템플스테이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0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진행된 ‘2024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초청 팸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더보기

벚꽃 편지

댓글 0 | 조회 204 | 2026.04.29
창밖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폭우 주황색 주의보가 떠있다. 분명 어딘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을텐데 홍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온 세상이 젖어가… 더보기

비자금

댓글 0 | 조회 350 | 2026.04.2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글쎄 암이란 놈이느닷없이 나를 흔들자꿋꿋이 버티던 나도마음 흔들려아내가 모르던현금으로 꼭꼭 간직해두었던내 비자금을 실토하고난 이제 필요없게 … 더보기

8편 – 체르노빌 섀도우: 봉인된 보고서

댓글 0 | 조회 178 | 2026.04.29
“체르노빌은 ‘폭발’이 아니라, ‘개방’이었다.”프롤로그 -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폭발 직후의 지옥 같은 밤.붉은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수증… 더보기

고용주의 신고의무

댓글 0 | 조회 591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일반적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주에게 피고용인의 범죄 신고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고… 더보기

유학을 보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 공부보다 중요한 것

댓글 0 | 조회 504 | 2026.04.28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이번 컬럼에… 더보기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74 | 2026.04.28
시인 천 양희이 생각 저 생각 하다어떤 날은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막무가내 올라간다.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상상봉에 다다르면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 더보기

파트너쉽 비자, 딱 한번에 승인받기

댓글 0 | 조회 453 | 2026.04.28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체류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인 파트너쉽 비자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매우 정교하고 입체적… 더보기

갬블링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 뇌와 감정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6.04.28
도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는 여전히 ‘의지’라는 단어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끊으려면 끊을 수 있지 않나”,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은 도박 문제… 더보기

골프 코스마다 스타일이 다르듯, 인생도 정답은 없다

댓글 0 | 조회 230 | 2026.04.28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모든 코스는 다르다.어떤 곳은 넓고 평탄한 페어웨이를 자랑하지만, 또 어떤 곳은 벙커와 해저드가 도처에 있어 한 … 더보기

걷기 열풍

댓글 0 | 조회 458 | 2026.04.25
충북 괴산에 ‘걷기 열풍’이 불어 98세 어르신도 걷는다. 괴산군(인구 3만7000명)은 65세 노인 비율이 42.6%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의료비 예산은… 더보기

GAMSAT 의.치전원 입학시험 총평 및 출제경향 (2026년 3월)

댓글 0 | 조회 333 | 2026.04.20
<GAMSAT의 급부상 인기>최근 들어 GAMSAT시험 응시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GAMSAT은 주로 의전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전원 (치학전문대… 더보기

건강한 겨울나기 예방 접종으로 준비하세요

댓글 0 | 조회 675 | 2026.04.17

어디가 더 들어가기 어려울까? 오타고대 의대 vs 오타고대 치대

댓글 0 | 조회 976 | 2026.04.16
지난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Biomed/Health Sci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오타고대 HSFY같은 경우 한인들 기준에서 오클랜드대 Biomed/Hea… 더보기

전쟁과 평화

댓글 0 | 조회 276 | 2026.04.15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더보기

미확인 해양 괴생물(MO) 목격담

댓글 0 | 조회 392 | 2026.04.15
— 인간은 왜 바다에서 ‘무언가’를 계속 본다고 믿는가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우리는 이미 지구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우주를 관측하고, 인간의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