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다니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차자명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거지같다니요!

0 개 1,706 조기조

‘거지같아요!’한다. 복불복프로그램에서 집어든 잔을 한 모금 마시고는 커피 아닌 까나리 액젓임을 알고 뱉은 일성이다. ‘거지같아요!’는 거지가 된 기분 이라는 것일 게다. ‘거지같아요!’에 거지들이 인격모독, 명예훼손으로 언어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낼지 모르겠다. 이기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 아니겠는가? 왜 ‘거지같아요’라고 할까? 기분이 아주 나쁘다. 기대에 매우 못 미쳐 실망스럽다는 경우에 쓴다. ‘거지같아요’는 ‘내가 거지된 기분이다’일까? ‘더러운 거지에 시달리는 기분 같다’는 걸까? 입은 거지는 얻어먹고 벗은 거지는 못 얻어먹는다. 거지끼리 자루 짼다는 말이 있다. 자주 배가 고프다는 사람들에게 “배 속에 거지가 사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하는 말이 있다. 잠자는 동안에는 소화기관도 쉬어야 하니 굶는 듯 가볍게 먹으라는 말일게다. 아침을 브렉퍼스트(breakfast)라고 하는데 뜯어보면 fast(단식)를 break 한다는 뜻이다. 


거지라는 단어는 ‘걸(乞)’ + ‘-어치’가 ‘걸어치 - 걸어지 - 거러지 - 거지’로 줄어든 말이다. 乞은 원래 구걸하다, 구하다 혹은 주다를 의미하는 한자어였다. 걸인(乞人), 걸사(乞士), 개, 개걸, 걸개, 유개, 유걸 등이 있으며, 영어로는 beggar을 주로 많이 쓰고, ‘걸인’을 의미하는 panhandler, 매우 궁핍한 사람을 의미하는 pauper 라는 단어도 있다. 거지를 포함한 저소득층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사회 계층인 빈민이 늘고 있다. 지구촌의 문제인 난민은 우리나라 인구, 5천만의 절반을 넘어 3천만이나 된단다. 각설이타령에 나오는 각설이도 거지와 비슷한 말이다. 각설이, 비렁뱅이, 거렁뱅이, 걸뱅이, 거지발싸개 같은 놈, 노숙자 등이 떠오른다. 노숙자가 거지라면 무숙자는 무엇이던가. 무법자는 무숙자와 어찌 다르고? 


거지와 거짓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구체적인 사물이고 후자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거짓은 의미는 존재하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것이 더 나쁠까를 비교할 수는 없다. 거지는 좋고 나쁜 것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지가 나쁜 짓을 할 수는 있지만 거지라고 해서 다 나쁜 짓을 하지는 않는 것이고 거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거지처럼 살아보고 싶을 때가 있기는 하다. 무위도식하면 그게 걸인, 거지 아니던가? 제 입고 먹을 것을 제 손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거지라면 이 세상에는 거지들로 넘쳐날 것이다. 


오래전의 일이다. 고 3의 졸업을 앞둔 방학 때 친구 둘을 따라 3등열차를 타고 목포에 도착하여 제주 가는 배를 탔다. 배낭에 쌀은 있었으나 한 겨울에 밖에서 해먹고 잘 수는 없었다. 무작정 시골 길을 걷다가 퍼붓는 눈 속에 돌담 너머로 검푸르디 검푸른 밀감나무에 노오란 열매가 달렸는데 마침 빨간 스웨터가 얼핏 보여 그 집으로 들어섰다.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나오려는데 아래채에서 또래의 젊은이가 어디서 왔냐한다. 그렇게 인연을 맺었다. 며칠을 쉬고 나섰는데 뱃머리에 오니 태풍 때문에 배가 못 뜬단다. 누군가가 복지시설로 가 보란다. 사람 사는 세상이 아름답구나 하며 찾았는데 거지들과 함께 앉아 밥을 먹는다. 한 친구는 구역질을 하며 못 넘긴다. 개 죽 같은 꽁보리밥에 6면에 고춧가루 서너 개가 붙은 무 깍두기가 전부다. 복에 받혔다 할까봐 억지로 씹는데 여태까지도 제일 먹고 싶지 않는 음식이다. 냄새나고 빈대가 물 것 같아 도저히 덮지 못할 이불이었지만 바깥바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지.....


3f0cc32d4b5d5c17f96d41f96bc2edf1_1643153380_2947.png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꽃동네의 설립은 오웅진 사도 요한 신부와 최귀동 베드로(1909~1990)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얻은 밥을 들고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 보니 무극천 다리 밑에서 아파서 동냥을 못하는 거지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당시 무극성당 주임신부였던 오웅진 신부가 감동했단다. ‘의지할 곳도 없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사람’들을 위해 꽃동네를 세웠다고 한다. 오래전 어떤 인연으로 꽃동네를 자주 찾았다. 우리 팀의 리더는 설문조사를 하여 꽃동네 운영의 구체적인 문제를 짚어가며 해결하였고 곁다리로 따라 다니던 나는 프로그래머와 함께 후원금을 받으면 즉각 영수증과 감사의 말씀, 또 고지서?를 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드렸다. 후원금을 받아도 제대로 관리를 못해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개나 거지처럼 벌어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그리 보면 거지같다는 말도 함부로 할 말이 아니다. 벌어먹을 힘만 있어도 축복인 것 맞다. 버러지나 거러지 같은 사람은 결코 모를 일이겠지만. 누가 거지 되고 싶어 되었을까? 거지 3대 없고 부자 3대 안 간다는데 이 말 듣고 소름이 돋는 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바이러스의 횡포가 오래가니 중산층이 몰락했다는 소식이다. 서민의 생활이 궁핍해졌고 거지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단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품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편히 쉬어야 할 보금자리는 보금(寶金)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귀한 물건이 되어있다. 오호 통재라!

매력만점의 은퇴부모 투자이민

댓글 0 | 조회 396 | 6시간전
COVID-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탄생한 특별 영주권제도를 통하여 영주권을 받게 된 분들로부터 근래 들어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제가 코로나로 영주권… 더보기

호주 뉴질랜드 의대 합격의 분기점: 지금 점검해야 할 시기

댓글 0 | 조회 236 | 6시간전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현재 유학생… 더보기

연주 씨의 카드

댓글 0 | 조회 140 | 6시간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적 장애를 가진 연주 씨는 부모와 함께예배에 한 번도 빠짐이 없는 아가씨입니다연주 씨네 집이 이사하여 심방예배를 드리러 갔습니다성탄절이 가… 더보기

2026년 통과된 고용관계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256 | 8시간전
고용시장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피고용인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용분쟁 시스템 구조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피고용인들의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 더보기

‘취미’와 ‘문제’의 경계선

댓글 0 | 조회 112 | 8시간전
- 갬블링 위험 신호 점검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갬블링은 생각보다 가까운 여가 활동이다. 주말에 친구들과 스포츠 결과를 예측하거나 여행 중 카지노를 방문하… 더보기

개똥걱정 말똥걱정

댓글 0 | 조회 92 | 8시간전
1898년 뉴욕에서 세계 최초의 국제 도시계획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였음에도 답을 찾지 못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물동량이 늘어나자 말(馬… 더보기

6편 – MH370: 사라진 하늘

댓글 0 | 조회 97 | 8시간전
“비행기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 있던 ‘어떤 것’은… 여전히 살아 있다.”프롤로그 - 2014년 3월 8일, 새벽 1시 21분쿠알라룸푸르 관제탑.레이더 화면에서 … 더보기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 및 선발기준 (의대, 약대, 검안대, 영상…

댓글 0 | 조회 177 | 13시간전
이번 칼럼에서는 오클랜드대 각 의료계열 최신 입시 정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2026년 오클랜드 의료계열 입시 기준 Dean’s Determinati… 더보기

병보다 무서운 간병비

댓글 0 | 조회 772 | 4일전
고려 말기의 명장인 이성계(李成桂)가 1392년 조선(朝鮮)을 건국한 이래 1910년 멸망할 때까지 518년 동안 조선은 총 27명의 왕을 배출했다. 조선 시대 … 더보기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 총정리 (의대 약대 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430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2년 (2025년, 2026년)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입시 통계를 요약해보고자 한다. 2026년 입시는 2025년 지원한 학생들을 뜻하며 20… 더보기

약 처방, 이제는 12개월분까지 처방 받을 수 있다

댓글 0 | 조회 978 | 8일전

올해부터 바뀌는 오클랜드대 의료계열 MMI 면접방식 (의대,약대,검안대 등)

댓글 0 | 조회 802 | 2026.03.12
의료계열 (메디컬)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최신 정보’를 알고 정확하게 준비를 하는것이다. 필자는 매년 면접관과 입학사정관을 만나며 최신정보를 수… 더보기

피아노의 영혼

댓글 0 | 조회 243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1994년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하면서 마침 딸의 권고로 뉴질랜드 영화 ‘피아노(The Piano)’를 감상하였다. … 더보기

인간의 본질적 문제

댓글 0 | 조회 205 | 2026.03.11
저는 불교의 윤회설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윤회할 주체인 “나”라는 게 일단 본질적 의미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라는, 인간의 뇌가 만들어내는 인식이 죽… 더보기

히말라야의 그림자 빅풋과 예티는 존재하는가

댓글 0 | 조회 169 | 2026.03.11
어느 겨울밤,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바람이 눈 위를 스쳐 지나간다. 그때 누군가 발자국을 발견한다. 사람의 것보다 훨씬 크고, 그러나 분명 두 발로 걸어간 흔… 더보기

나만의 등불 밝혀 내 마음 찾는 여정

댓글 0 | 조회 141 | 2026.03.11
강진 무위사의 ‘보름달 명상 템플스테이’어둠이 존재함으로 우리는 비로소 빛을 만난다. 추석 보름을 앞두고 차오르던 달빛도 구름에 모습을 감춘 날, 가로등조차 없는… 더보기

뉴질랜드 부동산 등기부등본 (Certificate of Title)은 공신력이 …

댓글 0 | 조회 725 | 2026.03.11
한동안 한국에서는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뉴스가 떠뜰썩 했었지요. 그것과 관련해서, 혹은 집 구매와 관련하여 사기를 당한 뉴스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은… 더보기

준다는 것

댓글 0 | 조회 170 | 2026.03.11
시인 안 도현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빈손밖에 없다 할지라도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나 무엇 하나부러운 것이 없습니다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떨리는 내 손을 … 더보기

뉴질랜드•호주 의대 입시, 구조적 변화의 흐름

댓글 0 | 조회 341 | 2026.03.11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중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더보기

24. 와이아타푸 – 네이피어 바다에 잠든 정령

댓글 0 | 조회 145 | 2026.03.11
* 바다가 노래하던 시절아주 오래전, 지금의 네이피어 해안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신성한 울림의 장소로 여겨졌다. 그곳에는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 더보기

결격 사유를 '면제'로 바꾸는 기록의 재해석 - Waiver

댓글 0 | 조회 370 | 2026.03.10
뉴질랜드에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면, 건강 상태와 신원에 대한 확인은 이민 심사의 기본 요건입니다. 대체로 1년을 넘는 체류를 계획하는 경우에는 신체검사가 요청되는… 더보기

그 해 여름

댓글 0 | 조회 173 | 2026.03.10
오래 전 한국에서의 어느 봄, 나는 야트막한 언덕에 집을 짓고 있었다. 그 땐 꽤 외진 곳으로 주변엔 박석처럼 인분이 말라붙어 있는 시금치 밭과, 여러 종류의 채… 더보기

5편 – MK-울트라의 아이들

댓글 0 | 조회 203 | 2026.03.10
“지워진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주인을 기다릴 뿐이다.”프롤로그 - 2030년 3월 1일, 네바다 사막 ‘구(舊) 블랙사이트’모래폭풍이 지나가자 … 더보기

SMC 문턱이 나를 위해 낮아지나?

댓글 0 | 조회 616 | 2026.03.10
(부제 : 8월, 신규 영주권 카테고리 도입과 중간시급 완화 대환영)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해부터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면서 2026년 8월 시행될 SMC기술이민에 … 더보기

오늘 해야 할 일

댓글 0 | 조회 272 | 2026.03.1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점심은 누룽지 섞인 쌀 밥에찬물 말아 오이지 한 조각씩밥 숟가락에 얹어 먹을 수 있기를아내 손끝으로잘 펴서 널어놓은 청바지 걷어 입고햇볕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