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자극적 이야기에 탄탄한 연기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출발하자마자 불이 붙었다. 화끈하다.
무엇보다 대본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16부(PCM 포함 32부) 중 이미 절반 이상 대본이 나왔는데 읽는 이 모두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는 평가다.
SBS TV 수목극 '리턴'이 방송 2주만에 시청률 10%를 넘어서면서 달려나가고 있다. 지금의 반응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게 하는 게 관건이다.
◇ "신인 작가의 신선한 대본"
'리턴'은 신인 작가의 작품이다. 11년 전 KBS 단막극 '아귀'를 썼고, 2015년 SBS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경미 작가가 집필한다.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처음 쓰는 작가의 작품에 대스타 고현정이 응한 것 역시 대본의 매력 때문이다.
고현정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읽었을 때 신인이라는 느낌은 전혀 못 받았다. 그리고 선입견도 없었다"며 "장르극에서는 항상 한 사건의 여러 면을 찍지만, '리턴'은 그것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4명의 상류층 자제가 연루된 살인사건에서 출발한 '리턴'은 매회 생각하지 못한 반전을 보여주며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뻔한 패를 들고 시작한 줄 알았으나 매회 말미 드러나는 반전이 뒤통수를 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범인이 누굴까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등장인물 간 복잡한 관계가 강한 동력이 되고 있다. 거짓말을 덮고, 추문을 피하기 위해 저지른 일들이 갈수록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 역시 긴장감을 높인다.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은 26일 "제작비가 치솟고 작가 섭외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신인 작가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리턴'은 그런 노력 속에서 발굴해낸 작품이며 아주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리턴'의 홍보를 맡은 3HW의 이현 대표도 "초반 1~2회도 읽기 힘든 대본이 있는데 '리턴'은 현재 나온 대본까지 모두가 순식간에 읽힐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정말 재미있는 대본"이라고 엄지를 치켰다.
시청자도 이들 관계자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6.7%-8.5%로 출발한 '리턴'의 시청률은 25일 12.7%-15.2%까지 올랐다. 4회(PCM 포함 8회) 만에 시청률이 두배로 뛰었다. 같은 시간 KBS 2TV '흑기사'는 8.5%, MBC TV '로봇이 아니야'는 3.1%-3.4%에 머물렀다.
대진운까지 도왔다. 화제를 모았던 tvN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18일 퇴장하고, 바통을 이어받은 '마더'가 시청률 3%에 머문 것 역시 '리턴'의 시청률 상승을 도왔다.
◇ 자극적 설정과 탄탄한 연기력의 조화
막 나가는 안하무인 상류층 자제들의 이야기는 분노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리턴'은 불륜, 마약, 폭력, 살인, 시체유기 등 온갖 자극적인 설정과 반전이라는 무기를 동시에 활용하며 흥미를 돋우고 있다.
그러나 여느 막장 드라마와 달리 개연성을 놓치지 않음으로써 중심을 잡고 있고, 상류층의 반대편에 자리한 '흙수저' 변호사와 형사를 통해 사건의 해결과 정의구현을 응원하게 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이러한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드라마의 맛은 더욱 단단해진다. 언제 봐도 빈틈이 없는 고현정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차분한 태도와 느리고 나른한 말투, 그러면서도 정확한 관찰력을 발휘하는 최자혜 변호사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내고 있다. 상당수의 시청자는 고현정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3HW의 이현 대표는 "앞으로 최자혜의 과거사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고현정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성추문 스캔들을 딛고 발탁된 이진욱은 좌충우돌 형사 독고영을 맡아 추락했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듯 열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 입었던 근사한 옷을 벗고, 바닥을 훑는 형사의 옷을 입은 그는 '상류층 막장 4인방'에 시청자의 분노에 보조를 맞추며 응원을 끌어낸다.
여기에 신성록, 봉태규의 분노 자극 연기가 끊임없이 드라마의 아궁이에 장작불을 공급하고 있다.
투박한 연출과 편집이 부분부분 걸리기도 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는 평가를 끄집어내면서 다음 회가 궁금한 드라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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