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젊은 세대인 Z세대(Gen Z)가 음주를 멀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수십 년간 이어져온 호주의 깊게 뿌리내린 음주 문화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Flinders 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평생 동안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을 확률이 18배 높고, 주간 음주량도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난 23년간 5개 세대(침묵 세대, 베이비붐, X세대, 밀레니얼, Z세대)의 음주 습관을 분석했으며, Z세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도 이전 세대보다 음주 빈도와 양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진은 이 추세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평생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젊은 층이 음주를 줄이는 이유로는 생활비 상승,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대, 그리고 음주 비정상화를 추구하는 문화적 변화 등이 꼽힌다. Z세대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금주가 점차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
호주 커틴 대학교의 마이클 리빙스턴 교수는 젊은 세대가 더 위험회피적이며, 도로 사고, 성행위, 범죄 등 청소년기의 위험 추구 행동도 감소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정신 건강 문제와 불안이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연구 공동저자인 커릴리 톰슨은 "음주는 오랫동안 사회생활에 깊이 자리 잡았지만, 젊은 호주인들은 술에 덜 의존하는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축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는 연구자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 소비가 2019년 전 세계에서 약 260만 명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한다. 연구진은 최소주류가격제, 광고 규제 강화, 건강 캠페인 등의 정책이 이 긍정적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 같은 음주문화 변화는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스웨덴 등 다른 고소득 국가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출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