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대형 은행이 약 6만 5천 명의 고객에게 영향을 끼친 ‘광범위한 불법 행위(widespread misconduct)’로 인해 2억 4천만 호주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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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Z 은행은 수백 건에 달하는 고객 고충(hardship) 통지에 대응하지 못했고, 저축 예금 금리에 대해 거짓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설명을 하며 해당 금액을 고객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호주 금융감독원(ASIC)은 이 ‘빅4(Big Four)’ 은행이 1,40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정부 채권 거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수년간 채권 거래 데이터를 잘못 보고하고 거래량을 수백억 달러 이상 부풀렸다고 지적하며, “양심에 반하는 행위(unconscionable)”를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사망한 고객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ANZ는 수천 명의 사망 고객에게 수수료를 환불하지 않았고, 유족이 제기한 질의에도 법정 기한 내에 응답하지 않았다.
호주 금융감독원 ASIC 의장 조 롱고는 “ANZ 은행이 호주 국민의 신뢰를 거듭 배신했다”며 “은행은 고객과 정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번 사태는 은행 시스템의 핵심인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린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가 “단일 기관에 대해 ASIC이 부과한 최대 규모의 벌금”이라고 강조했다.
ANZ에서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으며, 누노 마토스 최고경영자(CEO)는 변화를 약속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들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으며, 변화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각 사안은 호주 연방법원(Federal Court)에서 개별적으로 심리 및 판결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벌금은누노 마토스 최고경영자에게 더욱 큰 압박을 줄 전망이다. 그는 이미 지난 화요일, 오는 2026년 9월까지 직원 3,500명과 계약직 1,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