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도 ‘하우스푸어’

뉴질랜드에도 ‘하우스푸어’

1 11,879 JJW

 

e110628c0dabb1225dd086dfb198bd63_1453956712_2357.jpg

 

한국에서는 몇 년 전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다. 뉴질랜드,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집값이 급등한 오클랜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싼 주택 있지만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들 증가  

 

오클랜드의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 그 동안 생애 처음으로 내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의 어려움에 대해 주로 알려져 왔다.

 

어렵게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내집을 갖게 된 후에도 계속해서 힘든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커다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평균 집값 100만달러에 육박하는 오클랜드에서 집을 장만하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야 하고 이자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하우스 푸어와 비슷한 개념의 새로운 부류를 학계에서는 부유하지만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들(WHTM, Wealthy hand-to-mouthers)로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 남부럽지 않은 고급스런 집에서 살고 있지만 대출이자를 제하고 남는 가처분소득은 최저임금 생활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의 가구소득은 10만달러대로 높은 편이지만 은행이자를 갚고 나면 계좌에 남는 게 별로 없다.

100만달러가 넘는 거액이 주택에 묶여 있고 현금 및 예금 등 유동자산이 많지 않은 것도 이들 새로운 부류의 특징이다. 

 

이들은 반듯한 직장을 갖고 있고 돈이 많아 보이지만 경기후퇴나 이자율 변동, 실직 등 예상치 못한 삶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

 

금융자문회사 인에이블 미(Enable Me)를 설립한 한나 맥퀸(Hannah McQueen) 사장 또한 몇 년 전만해도 WHTM의 처지에 몰렸었다고 한다.

 

맥퀸 사장은 “남편과 나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과다한 모기지와 쇼핑으로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며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금융자문회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부분의 고객들은 삶이 지출의 연속이고 절반 정도는 엄두도 못 낼 정도의 모기지에 고전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돈을 많이 벌수록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오클랜더 5명중 1명은 ‘하우스 푸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가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6명중 1명은 WHTM에 해당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클랜드에 집을 소유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오클랜드 대학의 라이언 그리나웨이-맥그레비(Ryan Greenaway-McGrevy) 박사에 따르면 오클랜드 주택시장은 앞에 열거한 조사국가들, 특히 호주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 왔다.

 

호주 주택시장에서 발생한 변화는 뒤따라 뉴질랜드에서도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나웨이-맥그레비 박사는 “오클랜드의 WHTM은 저소득의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 30대 후반부터 50대의 고소득자들이다”며 “이들은 많은 봉급을 받지만 20%는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식품비, 공과금 등 기본 생활비 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오클랜더의 약 20%는 소득의 60%를 모기지 상환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이자 및 원금 상환을 위한 지출이 소득의 40%를 넘을 경우 주택구입능력 측정의 가장 높은 구간에 해당된다.

 

따라서 오클랜더 5명중 1명은 WHTM이라고 볼 수 있다.

 

사상 최저의 모기지 금리와 지속적인 집값 상승에 자극받은 부유한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오클랜드 고급 주택을 구입하며 부유한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들 고소득자들에게 은행들은 기꺼이 거액의 모기지를 제공하고 있다.

 

WHTM 매도 릴레이땐 ‘악몽’ 

 

부유한 빈곤층인 WHTM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국제경제 동요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거시경제의 잠재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나웨이-맥그레비 박사는 “거시경제의 관점에서 WHTM은 경기하락을 전면적인 경기후퇴 국면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동자산이 적기 때문에 소득이 줄게 되면 지출을 삭감하게 되고, 이는 전체 경제의 상품 및 서비스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그들의 소득이 부동산을 처분할 수 밖에 없게 될 수준까지 줄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일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집값은 급락하고, 이들은 집을 처분한 이후에도 빚이 남아 계속해서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WHTM이 부채를 정리하기 위해 집을 처분하는 상황이 오면 부동산 시장에 대단히 큰 충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샤무빌 이큅(Shamubeel Eaqub)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이 변동할 경우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경제가 하락하고 모기지가 많은 사람들이 수입원 하나를 잃게 되면 긴축 모드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돈이 흐르지 않고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이큅은 또 부동산에 대한 지나친 투자가 뉴질랜드 사회에 잠재된 기업가 정신을 해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뉴질랜드는 소기업을 기초로 하고 있고 자금은 전통적으로 집을 담보로 해서 조달해 왔다”며 “그러나 오클랜드에서는 이미 부채 수준이 크게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러한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지역 3분의 1이 평균 집값 100만달러 돌파

 

오클랜드의 새로운 부류인 WHTM은 수입에 비해 너무 많이 상승한 집값 때문에 생겨났다.

 

부동산 정보회사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오클랜드 157개 지역 가운데 37.6%인 59개 지역의 평균 집값이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CNBC방송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평가사인 피치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들어 뉴질랜드와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의 주택가격이 모기지 비율이 낮고 정부의 고용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치 보고서는 뉴질랜드와 호주는 저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주택 가격들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구매자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을 근거로 뉴질랜드에서 부동산 자산을 사는 것이 가장 비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클랜드 집값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모기지를 많이 얻어 주택에 투자하는 행위는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스퀴럴 모기지(Squirrel Mortgages)의 존 볼턴(John Bolton) 사장은 “오클랜드 주택 시장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주택 공급 부족과 사상 최저의 금리, 이민 붐, 우호적인 조세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하나라도 불확실해지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사장은 이어 “많은 고객들이 사상 최저의 금리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러나 금리가 필연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집값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은 잘못된 믿음이라고 주장했다.

 

오클랜드 이외 모든 주택 시장에서 실증적으로 집값은 떨어지기도 했으며 최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과잉 건축으로 인한 집값 둔화도 명확한 교훈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큰카와이
안녕하세요.

‘코로나19’ 예방접종 드디어 시작

댓글 0 | 조회 8,091 | 2021.02.11
뉴질랜드에서도 지난 2월 3일(수)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 중 한 제품에 대한 사용이 관계 당국에 의해 처음으로 허가됐다.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각국에서는 … 더보기

주택 임대차의 대폭적인 변화와 파급 효과

댓글 0 | 조회 8,906 | 2021.02.10
오는 11일부터 세입자의 권리가 한층 강화된 개정 주택임대차법(Residential Tenancies Act)이 시행된다. 이번 임대차 변화는 주택임대차법이 19… 더보기

뉴질랜드는 상어 안전지대?

댓글 0 | 조회 3,523 | 2021.01.28
곳곳에서 상어 목격담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던 중 국내에서도 이달 초에 결국 상어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하고 말았다.이웃 호주에서는 작년 한 해 상어 희생자가 8명… 더보기

초저금리 시대의 재테크

댓글 0 | 조회 6,873 | 2021.01.27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1%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 이하인 실정이다. 올해 마이너스 기준금리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 더보기

점점 커지는 NZ의 갱단 이슈

댓글 0 | 조회 6,817 | 2021.01.13
해가 바뀌자마자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갱단과 관련된 살인과 총격 사건이 2차례나 연속 발생하면서 한때 지역 경찰관들이 총기로 단단히 무장하고 나서는 비상 상황이 전… 더보기

올해 주택가격 진정될까?

댓글 0 | 조회 6,628 | 2021.01.12
지난해 주택시장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였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완전히 끊긴 이민, 경제 침체 등으로 집값 하락을…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0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3,704 | 2020.12.23
■ 기준금리 사상 최저 0.25%로 인하중앙은행은 3월 16일 긴급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보기

뜨거워지는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댓글 0 | 조회 4,494 | 2020.12.22
지난 12월 15일(화) 오클랜드에서 ‘제36회 아메리카스컵(America’s Cup) 요트대회’의 대회장인 ‘컵 빌리지(Cup Villiage)’가 문을 열고 … 더보기

요식업계의 코로나시대 생존 전략

댓글 0 | 조회 6,036 | 2020.12.0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쓴 2020년은 수많은 산업 분야가 큰 변화를 겪은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요식업일 것이다.… 더보기

여름 해변의 불청객 ‘이안류’

댓글 0 | 조회 3,946 | 2020.12.08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서 지난 호에서는 국내에서 헤엄치기 좋은 곳들과 반면에 수질 문제로 피해야 할 곳들을 대략적으로 소개했다.그런데 매년 여름이면 이곳 뉴질랜… 더보기

통합 10주년 맞은 오클랜드시

댓글 0 | 조회 3,523 | 2020.11.25
지난 1일로 오클랜드가 통합된지 10주년이 되었다. 기존 오클랜드 시티, 노스쇼어 시티, 마누카우 시티, 와이타케레 시티 등 4개 시티 카운슬과 로드니, 프랭클린… 더보기

여름이다! 헤엄치기 좋은 곳 나쁜 곳은 어디?

댓글 0 | 조회 4,405 | 2020.11.24
이제 한달여 남은 달력이 뉴질랜드가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었음을 알려준다.매년 여름이면 미디어들은 해변을 비롯한 여름휴가 명소들을 소개하곤 하는데, 금년에는 특… 더보기

호주와 중국의 갈등, 어디까지 갈것인가?

댓글 0 | 조회 6,202 | 2020.11.11
호주와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를 놓고 경제와 정치, 외교 등 전방위에 걸쳐 극한적인 갈등을 벌이기 시작한 지 벌써 반년이 넘어간다.자고나면 새로운 … 더보기

노동당 집권 2기에 예상되는 부동산시장 변화

댓글 0 | 조회 6,571 | 2020.11.10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총선에서 압승하여 앞으로 3년 동안 다시 집권하게 되었다. 지난 1996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 더보기

예기치 못한 집값 상승

댓글 0 | 조회 9,375 | 2020.10.29
주택시장이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지난 몇 달 동안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3-5월 전국적인 록다운 기간 동안 은행들은 일제히 적게는 5%에서 많게는 … 더보기

태풍, 돌풍, 훈풍 그리고 삭풍 몰아친 총선

댓글 0 | 조회 3,989 | 2020.10.28
2020년도 뉴질랜드 총선이 ‘코로나19’로 인해 4주 동안이나 연기된 것은 물론 그야말로 갖가지 진기한 신기록들을 수립한 뒤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10월 17일… 더보기

NZ 국민들 ‘대마초 합법화’와 ‘안락사’ 결정한다

댓글 0 | 조회 7,147 | 2020.10.14
오는 10월 17일(토)에 실시되는 ‘2020년 뉴질랜드 총선’에서는 12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된다.이와 함께 ‘대마초 합법화 및 통제법(Cannabis Lega… 더보기

이것만은 알고 투표하자

댓글 0 | 조회 2,851 | 2020.10.13
당초 9월 19일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오는 17일로 연기된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전례없는 코로나19 팬… 더보기

코로나를 뚫은 황소 장세

댓글 0 | 조회 4,226 | 2020.09.23
코로나19 여파도, 증권거래소 사이버 공격도 황소 장세를 꺾지는 못했다. 모든 장애물을 넘어 뉴질랜드 주가지수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가는 역대 … 더보기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경제 위기

댓글 0 | 조회 5,184 | 2020.09.22
전 세계 국가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모든 분야에서 근세 들어 단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던 상황들에 직면하면서 경제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수렁에 빠… 더보기

지금부터 유학생 맞을 준비해야

댓글 0 | 조회 9,333 | 2020.09.09
올해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유학업계에 큰 피해를 주었다. 문제는 올해를 포기한 유학업계가 내년에 유학생… 더보기

NZ 아시안들, 어떻게 살고 있나?

댓글 0 | 조회 9,888 | 2020.09.08
2020년 6월말 현재 뉴질랜드 인구는 502만5000명으로 추정돼 2003년 인구 400만명을 넘긴 후 17년 만에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아시안은 70… 더보기

‘코로나 시대’ NZ로 이민 관심 급증

댓글 0 | 조회 10,714 | 2020.08.26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적은 나라들이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 더보기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

댓글 0 | 조회 3,568 | 2020.08.25
'코로나 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국내에서도 실업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양질의 일자리들도 대거 사라지는 등 국민들의 안정된 삶이 크게 위… 더보기

임금 보조금은 눈 먼 돈?

댓글 0 | 조회 9,957 | 2020.08.12
정부가 임금 보조금(Wage Subsidy) 명목으로 최근까지 지출한 금액이 1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