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지 말고 서서 일하자

서현 0 5,228 2015.06.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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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질랜드의 한 신문에서 ‘서서 일하기’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신문은 특집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리는 방식으로 직장인들이 앉아서 일하는 지금까지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뉴스는 한국에서도 이미 꽤 오래 전부터 나왔으며, ‘다음카카오’나 ‘LG 전자’ 등 주로 IT 업계를 중심으로 일부 직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을 제공하는 등 실천에 들어간 곳도 꽤 많은 상태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서서 일하기>

한국에서는 지난 2014년 3월 12일에 KBS의 대표적인 건강 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 - 앉지 말고 일어서라’ 편이 방영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일하는 것의 문제점과 그 위험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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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 속의 실천 요령(TV 화면)

당시 이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서서 일하기’에 필요한 전용 책상을 구입하는 붐이 일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이전에도 이미 한국은 물론 뉴질랜드에서도 전용 책상은 상당히 널리 보급되어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도 은행 등 금융권을 비롯해 특히 컴퓨터와 관련된 작업이 많은 일부 기업체에서 이를 도입해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로 인한 장점이 널리 부각되면서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 여러 분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서서 일하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에서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Facebook은 2011년에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고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일하는 도중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복지제도가 발달한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일부 학교와 관공서에서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사용이 의무화되는 등 ‘서서 일하기’는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서서 일하기’가 주는 장점은 우선 각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과 함께 나아가 직장의 분위기를 활기 있게 바꾼다는 것, 더불어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만들어 업무 효율성도 증대시킨다는 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간은 본래 선 채로 일하던 동물>
 
인간은 원시인을 벗어나는 초기 시대부터 다른 동물과 달리 직립보행을 하면서 오늘날의 문명을 이룩했다. 

이후 인간은 지금처럼 앉아서 일하기보다는 서서 일하는 데 더 익숙했는데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점차 증가하고, 더욱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정보화시대로 본격 발전하면서부터는 그 시간이 훨씬 더 많아지게 됐다.

오늘날 직장인들은 많은 시간을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보내며 퇴근해서도 소파나 책상에 앉아 생활하는 만큼 특별히 운동을 많이 하거나 육체적인 취미활동을 즐기지 않는 한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로 앉아서 하는 생활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의 몇 배 이상으로 우리의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인슐린과 관련된 것인데, 자리에 앉은 지 단 90초만 지나도 인슐린과 관련된 세포들이 활동을 멈춰 포도당을 제대로 연소하지 못하게 되고, 이런 상황이 누적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는 물론 비만과 고지혈증 발병 확률이 확연히 높아진다.

앞서 이야기한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오래 동안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12% 가량 높으며,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 47%나 높다고 경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번 국내 신문의 특집기사에서도 미국과 영국, 호주 의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하루 10시간 앉아서 일할 경우 비록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조기에 사망할 확률이 34% 증가한다고 밝히면서 그 대안으로 서서 일하는 책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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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교체에 따른 혈당수치 변화(TV 화면)  

이에 따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다리 혈관을 좁게 하는 등 혈관 관계 질병의 발병 가능성도 높여 동맥경화는 물론 하지정맥류, 심장 관련 질병, 복부비만 등 현대인이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각종 성인병의 발병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되는 것 역시 당연지사이다.

실제로 영국 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사무직 근로자 10명에게 하루 3시간씩 서서 일하도록 한 후 각종 계측기를 동원해 측정한 결과, 혈당수치가 앉아서 일할 때보다 빠르게 정상으로 회복됐고 칼로리 소모도 시간당 50 칼로리가 더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신체 골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오래 앉아 있기> 

한편 오래 앉아 있기는 단순하게 이 같은 장기나 혈관, 신경계, 나아가서 인간 신체의 각종 신진대사 활동에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흔히 우리 주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자세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바른 자세’, 즉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목과 척추에 부담을 적게 주는 ‘꼿꼿한 자세’를 잘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어른들만 문제가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인데, 특히 컴퓨터에 빠진 아이들 중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라목 증후군과 같은 것은 성장 후에도 미치는 영향이 지대해 부모들이 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는 사항 중 하나이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척추에 미치는 하중은 2~3배 가량 늘어나는데, 이처럼 바르지도 않은 자세로 장시간 의자에 앉아 목과 허리, 어깨 등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유지하면 디스크를 비롯한 각종 척추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

또한 서서 일하는 경우 움직임이 크지 않아도 앉아 있을 때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더 커져 비만 방지에도 도움이 되는데, 서서 일하기에 능숙해진 일부 사람들은 보행기를 책상 밑에 두거나 한쪽 발을 올려 놓을 수 있는 발판을 두어 틈틈이 이를 이용해 서있는 자세에 변화를 주면서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며 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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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로리 소모를 설명하는 한 가구업체의 웹사이트 

<서서 일하기에 필요한 요령>

우선 필요한 것은 높낮이 조절용 책상인데 큰 규모의 직장에서야 회사에서 사전에 배려를 해주어야 하겠지만 자영업이나 개인사업을 하는 경우, 또는 집에서도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단순히 책상 아래에 적당한 물건을 놓아 키를 높이는 것 만으로도 준비가 가능하다.

또는 책상 위에 나무상자 등을 놓아 모니터와 키보드를 높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데, 이 때 키보드는 팔꿈치 높이나 그보다 약간 낮은 높이에 위치시키고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앞서 이야기했듯이 책상 아래에 발판을 두게 되면 자세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여성들의 경우에는 서서 일할 때에는 하이힐과 같은 신발은 피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편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것도 다리 피로나 요통, 부종 등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중간 중간에 걷기, 몸통 돌리기를 해주며 또한 한쪽에만 체중이 실리는 이른바 짝다리는 피하고 번갈아 자세를 바꾸어주도록 한다.

그리고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 등을 일어서야만 잡을 수 있는 위치에 놓아두는 것도 또 하나의 요령인데, 만약 서서 근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도중에 잠깐이라도 일어나거나 앉기를 반복하고 또 ‘전화는 서서 받는다’, ‘회의는 서서 한다’ 등 몇몇 원칙을 정해 놓으면 간접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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