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직업교육 강화한다

고등학교에 직업교육 강화한다

0 개 3,971 JJW

 

고등학교 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뉴질랜드 중등교육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고등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직업교육을 강화한다는 점일 것이다. 고등학교에 불어올 이 같은 변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3분의 2 고등학생들이 학문 이외에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각한 청소년 실업문제 

정부가 고등학교부터 직업교육을 강화하게 된 배경에는 심각한 청소년 실업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5~19세 인구의 9.1%는 학교에 다니지도 않고 직업도 없이 훈련을 받지 않으며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령대의 마오리중 15%는 이 같은 백수 상태에 있고 퍼시픽 아일랜드 출신이 9.2%, 유럽계가 7.9%, 아시안 4%로 각각 조사되어 특히 마오리와 퍼시픽 아일랜드 청소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들의 실업률은 23.4%로 심각한 상황이다.

MIT(Manukau Institute of Technology)의 스튜어트 미들턴(Stuart Middleton) 박사는 “지난 30년간 고등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잃고 있다”며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많은 학생들은 진로나 장래 직업의 관점에서 의미없는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0년대까지 뉴질랜드의 도시 지역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을 위한 칼리지 또는 그래머 스쿨과 취업을 목표로 하는 기술고등학교로 나뉘었다.

이후 기술과 자유무역의 진전으로 많은 단순노동 직업들이 사라졌고 실습생을 훈련시키던 노동부와 체신청의 기관들이 해체되거나 매각되어 한동안 직업훈련이 거의 없어지게 됐다.

동시에 모든 기술고등학교가 종합적인 칼리지로 변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입을 위한 학습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5년 전학년을 다니는 학생 비율은 1970년 10% 미만에서 2000년대 중반 65%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들 중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32% 정도에 불과했다.
 
고교 5년 전과정 수료생 증가에도 대학진학은 소수

이 같은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고등학교에 다양한 기술 및 이론 과목 선택의 폭을 제공한 NCEA가 시행됐다.

NCEA는 고교 교과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재학 중 받는 내신성적을 비롯해 외부시험 성적을 종합해서 평가, 이에 해당하는 인증서를 발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내부적으로 복잡한 이 제도는 학생들에 내용을 이해시키고 진로를 상담하는 인력의 태부족으로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의 진로를 안내해줄 상담사를 찾기 어려운 것이 일선 고등학교의 실정이다.

말보로우 보이즈 컬리지(Marlborough Boys’ College)의 진로상담사이자 고교교사협의회(PPTA) 회원인 피터 켐프(Peter Kemp)는 뉴질랜드 300여개 공립 고등학교 가운데 풀타임 진로상담사를 두고 있는 학교는 20개를 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학교들이 진로상담 업무의 중요도를 낮게 보고 있고 최소한의 인력만 제공한다. 진로상담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 1주에 1,000명의 학생당 8시간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16세 학생의 41%가 진로선택에 대해 교사나 진로상담사와 한번도 의논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진로와 무관한 과목들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앤 톨리(Anne Tolley) 당시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진로상담을 훌륭하게 하고 있는 학교가 있는 반면 아주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면서 “이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가 2012년 4월까지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들턴 박사는 “백화점식 NCEA에서 너무 많은 학생들이 헤매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교 NCEA에 5개 직업진로 과정 도입

교육부는 지난해에 2012년부터 초기 5개의 직업진로 과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5개 직업진로 과정은 △1차산업 △제조 및 기술 △건설 및 인프라 △서비스업 △사회 및 커뮤니티 서비스 등이다.

5개 직업진로 과정 이외에도 더 많은 과정의 문을 열어 넣고 있다고 밝힌 교육부는 지난해 직업훈련기관 등과 직업진로 과정 NCEA 레벨1과 레벨2의 초기 시행에 대해 작업했고 레벨3는 올해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고교 졸업후 취업을 계획하고 있는 학생들은 각 진로에 맞는 기술직업 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최소한의 NCEA 조건이 있듯이 이 과정에도 직업훈련기관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 마련될 예정이다.

현행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NCEA 레벨3에서 최소한의 읽기, 쓰기, 수학 조건을 포함해 42학점을 취득해야 한다. 오는 2014년부터는 대학 입학이 더욱 어려워져 레벨3에서 60학점과 레벨2에서 20학점 이상이 필요하다.

직업 과정의 경우 레벨2에서 60학점과 다른 레벨에서 20학점이면 충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각의 기술직업 과정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고 공통으로 배우는 과목도 있게 된다.

특히 NCEA 레벨1에서 수학과 같은 과목을 공통으로 배우게 되는데 건설 쪽의 진로를 택한 학생들은 건물설계 등의 사례를 배우고 1차산업 선택 학생들은 가축수를 계산하는 등 각 과정에 응용된 내용으로 학습하게 된다.
 
교육인력과 시설, 학생 및 학부모 의식이 관건

교육 부문에서의 변화가 언제나 문제점을 동반했듯이 새로운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자연히 생기게 된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교육했던 교사들이 취업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PPTA 로빈 더프(Robin Duff) 회장은 새로운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자신했다.

교사들은 이미 다양한 실용적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고 이론 과목들에서도 응용되는 사례를제시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클랜드 걸즈 그래머(Auckland Girls’ Grammar)의 매기 하메스(Maggie Hames) 진로상담사는 모든 교사들이 진로상담사가 되도록 격려하고 있고 의지도 있으나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직업교육에 필요한 실습장이나 조리실 등 시설이나 장비를 학교가 구비할 수 있는가도 문제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연합해서 시행하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모든 설비를 갖출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학교는 일부 과정에 집중해 인근 학교에서 그 과정을 선택한 학생들을 지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실제적인 직업진로 과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지원할 것인가 하는데 있다.

뉴질랜드학부모교사연합회 회원인 미셀 팔머(Michelle Palmer)는 아무 것도 안되는 졸업보다는 낫다며 새로운 제도를 환영했다.

17세와 20세의 무직 아들을 둔 그녀는 “두 아들이 학교 다닐 때 NCEA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며 “직업교육을 받았다면 지금쯤 취업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학교는 이미 새로운 직업진로 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술직업학교(Trades Academy)’를 개설한 망게레의 서던 크로스 캠퍼스(Southern Cross Campus)는 오클랜드공항과 연계된 서비스, 물류, 엔지니어링, 사회봉사 등의 직업교육 계획을 세웠다.

프리스쿨부터 13학년까지 다니는 서던 크로스 캠퍼스의 라기 레일우아(Lagi Leilua) 진로상담사는 “진로계획은 꿈의 시기인 7~8학년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로빈 스타플레스(Robin Staples) 교장은 “학생들이 직장체험을 함으로써 강한 동기부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의 직업, 여기를 두드려라

댓글 0 | 조회 3,441 | 2012.12.11
대학 진학을 앞두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진로를 선택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자신의 강점과 관심분야뿐 아니라 미래의 취업 기회도 함께 염두에 두어야 … 더보기

오르기만 하는 집값 막기 위한 해법은?

댓글 0 | 조회 3,185 | 2012.11.27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달 집값을 안정시키고 내 집 마련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의 의뢰에 의해 생산성위원회가 지난 3월 내놓은 보고서를 … 더보기

벌어지는 빈부격차, 한-뉴간 비교

댓글 0 | 조회 5,849 | 2012.11.13
‘월가를 점거하라’ 시위가 지난해 뉴질랜드와 한국을 포함해서 전 세계로 번졌을 당시 청년 실업과 일부 금융회사의 탐욕 등이 원인이 됐지만, … 더보기

성장동력 필요한 관광산업

댓글 0 | 조회 2,819 | 2012.10.24
낙농업에 이어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외화를 벌어 들이는 관광산업이 활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은 올해 초부터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9~10월 열린 럭비 월드… 더보기

‘내셔날 스탠다드’ 결과에 나타난 문제

댓글 0 | 조회 3,028 | 2012.10.09
지난 2010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실시되고 있는 ‘내셔날 스탠다드(National Standards)’ 제도의 학교별 결과가 지난달 2… 더보기

‘글로벌 집값 약세’에 저항하는 NZ

댓글 0 | 조회 4,032 | 2012.09.25
요즘 한국에선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린다.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 더보기

이민자 울리는 임금착취

댓글 0 | 조회 4,092 | 2012.09.11
최저임금에 대한 문제는 교민 비즈니스에서도 가끔씩 불거지곤 했다. 피고용인은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보다 낮게 지급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하소연하는가 하면 고용… 더보기

부국의 꿈은 자원개발로

댓글 0 | 조회 6,696 | 2012.08.28
뉴질랜드는 천연자원 매장량 규모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너무 환경보존만 강조한 나머지 자원개발은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해 발생… 더보기

물가상승 2000년대 들어 최저라는데…

댓글 0 | 조회 3,227 | 2012.08.14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이 1%에 그쳤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더보기

50년 우정 한-뉴, 경제 동반자로 거듭나야

댓글 0 | 조회 3,173 | 2012.07.24
1962년 3월 26일 외교관계가 수립된 이후 한국과 뉴질랜드는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해 오고 있다. 양국 정부가 수교 50주년을 맞아 올해를 ‘한-뉴… 더보기

노령연금에 관한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5,569 | 2012.07.10
노령연금(Superannuation)은 뉴질랜드 복지 지출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복지제도이다. 그러나 최근 이 제도의 합리적 운용 문제가 다시… 더보기

저금리 시대의 명암

댓글 0 | 조회 4,522 | 2012.06.26
고객 유치를 위한 시중 은행들의 대출 경쟁이 가열되면서 고정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주택시장이 가열 조짐을… 더보기

위기 맞은 대학 교육

댓글 0 | 조회 5,779 | 2012.06.12
뉴질랜드 상아탑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뉴질랜드 대학들은 세계의 대학들과 견주어 순위가 추락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들은 미국, 호주 또는 영국의 대학들로 진학하… 더보기

환율과 집값의 상관 관계

댓글 0 | 조회 6,512 | 2012.05.22
최근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걱정은 물가보다 환율에 있다. 뉴질랜드 통화 가치의 강세가 요즘처럼 계속된다면 수출 주도의 경제 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더보기

세월따라 변하는 아시안에 대한 인식

댓글 0 | 조회 6,377 | 2012.05.08
아시안 이민자들에 대한 뉴질랜드인들의 호감도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경제 상황이 좋거나 공유할만한 시련과 기쁨이 있을 때에는 친근감을 나타내다가도 불경기가 닥… 더보기

너무 오른 렌트비, 이 참에 집 살까?

댓글 0 | 조회 8,344 | 2012.04.24
교민 A씨는 이민온지 16년이 돼가지만 렌트를 고집하고 있다. 이민 초기에는 뉴질랜드에서는 집이 재산을 불려주는 황금알이 아니라는 이민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렌트… 더보기

온라인 쇼핑의 대가

댓글 0 | 조회 5,102 | 2012.04.11
21세기 소비자들에게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되고 신용카드만 있다면 세계 어느 곳의 상품이라도 안방에서 구입이 가능해졌다. 온라인 쇼핑이 점차 … 더보기

굿바이 뉴질랜드 – 이민 유출 10년내 최대

댓글 1 | 조회 10,037 | 2012.03.27
탈(脫) 뉴질랜드 바람이 올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젠 가속도가 붙어 이민자 순유출이 10여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1991년 12월 이후… 더보기

뉴질랜드의 운전문화

댓글 0 | 조회 4,275 | 2012.03.13
대중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은 뉴질랜드에서 운전은 필수이다. 직장, 학교, 슈퍼마켓 등 집을 나설 때면 자동차가 발이 된다.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중요한 도로규… 더보기

커져만 가는 중국의 영향력

댓글 0 | 조회 3,977 | 2012.02.28
올해는 뉴질랜드가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지만, 중국과 수교한지 40주년, 일본과는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때마침… 더보기

2012년 고용시장 진단

댓글 0 | 조회 3,944 | 2012.02.14
뉴질랜드에서는 보통 2월부터 6월 사이에 직원 채용이 활발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25%가 1~3월에 인력을 충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직장을 … 더보기
Now

현재 고등학교에 직업교육 강화한다

댓글 0 | 조회 3,972 | 2012.01.31
고등학교 개학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뉴질랜드 중등교육의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 않는 고등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직업교육을… 더보기

새해 경제 좀 나아지려나?

댓글 0 | 조회 3,500 | 2012.01.17
2012년 새해가 밝았다. 1년 전 사람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긴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지만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와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상황은 꼬여만 갔다… 더보기

격동의 2011년, 10대 뉴스로 정리하면

댓글 0 | 조회 4,067 | 2011.12.23
사건과 사고로 점철됐던 뉴질랜드의 2011년을 본지가 선정한 10대 뉴스로 정리해 보았다. ■ 멈추지 않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2월 22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리히… 더보기

해수면이 상승하는 나라

댓글 0 | 조회 6,943 | 2011.12.13
뉴질랜드는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이다. 15개 대도시 가운데 12개 도시가 해안가에 위치해있고 인구의 65%와 주요 기간시설이 바다로부터 5km 이내에 있다. 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