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임금의 노예들

低임금의 노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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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잉글리시(Bill English) 재무장관은 뉴질랜드 근로자 임금이 호주에 비해 30% 낮아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했다. 그의 말대로 뉴질랜드는 대부분의 선진국들보다 임금 수준이 낮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저임금 일자리에도 구직자들이 몰리고 있어 취업이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트한 고용시장

요즘 감당하기 어려운 생활비 증가와 수당 수급자들에 대한 정부의 압박, 기업체들의 정리해고 등으로 고용시장은 매우 타이트한 상황이다.

학생과 주부, 그리고 풀타임 직업을 찾지 못한 구직자들이 넘쳐 나면서 시간당 13달러인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주는 파트타임 일에도 지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취업전문업체 알파 리쿠르트먼트(Alpha Recruitment)가 최근 광고한 회계사 모집에는 230여명의 이력서가 쇄도했고 오클랜드 도심의 시급 14달러 바텐더 모집에는 250여건의 신청서가 몰렸다.

30대의 오클랜드대 무용과 학생 엠마 드마스(Emma Thumath)는 요즘 늘어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파트타임 일을 구하려 30여 곳의 바(bar)에 이력서를 넣어 봤지만 면접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

알파 리쿠르트먼트의 조안나 라플리(Joanna Raply) 부장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절망하고 필사적인 사람들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고용시장 전문가들은 금전적인 압박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업을 필요로 하고, 일부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얻기 위해 파트타임 직을 찾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파트타임 구직자 급증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작년 3월 47만4,300명에서 올해 3월 48만6,200명으로 2.5%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파트타임 직을 찾는 무직자는 5만900명에서 5만7,700명으로 13.4% 급증했다. 이 중 오클랜드에서만 1만8,100명에서 2만100명으로 11.5% 늘었다.

사회개발부는 작년 3월 이후 주당 30시간 미만 파트타임 근로자는 1만3,000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파트타임 모집 광고가 많은 분야는 의료, 판매보조, 리셉션니스트 및 사무직, 요식업, 판매직 순이었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에는 이미 우려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 및 요식업 근로자 노조’의 존 라이언(John Ryall) 회장은 “수습기간에 트레이닝 명목으로 많게는 2주까지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청소나 허드렛일을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 고용주들은 주로 소규모 사업자로 구직자의 절박한 사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업이나 요식업에 정당하게 취업하더라도 뉴질랜드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이웃 호주에 비해 거의 절반 밖에 안되는 실정이다.

양국에서 사업하고 있는 한 클리닝회사의 오클랜드 클리너 임금은 시간당 13.10달러인데 비해 시드니에서는 21호주달러(28.13키위달러)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뉴질랜드의 임금 수준은 해외기업들에게 적은 인건비를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할지 몰라도 뉴질랜드 구직자들에게는 팍팍한 고용시장에서 임금의 하향화에 순응해야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절박한 구직자들 임금 하향화에 순응

뉴질랜드인들이 보는 자신들의 근로자 상과 해외기업들이 보는 견해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즉 뉴질랜드인들은 기술력 있고 우수한 근로자로 자신들을 생각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단지 저렴한 노동력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6억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 ‘호빗’의 뉴질랜드 촬영을 두고 지난해 뉴질랜드 배우노조와 미국 제작사 간에 빚어졌던 갈등도 배우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비롯됐다.

배우들은 미국 제작사가 호빗을 뉴질랜드에서 촬영하고 싶은 이유는 아름다운 경치나, 우수한 특수효과 기술이나, 유명한 배우 때문이 아니라 제작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이 ‘호빗’ 싸움은 결국 촬영지 이전을 무기로 뉴질랜드 정부의 고용법 개정과 면세 혜택을 이끌어 냈던 미국 제작사의 승리로 끝났다.

대부분의 엑스트라들은 보수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는다는 것이 영화 관계자들의 얘기다.

캐논은 호주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키위달러화, 낮은 임금과 렌트비의 이점을 기회로 콜센터를 시드니에서 오클랜드로 옮겼다.

2009년 10월 이 콜센터가 개소할 때부터 일해온 제이미 크레이그(Jamie Craig, 48세)의 전직은 인쇄 기술자.

스코틀랜드에서 4년, 오클랜드에서 7년의 경력을 쌓은 그는 2008년 중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니던 출판사가 문을 닫을 때까지만 해도 곧바로 다른 직장에 취업할 것으로 자신했다.

기술과 경력, 자격을 모두 갖춘 그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연락주는 곳은 없었고 생활비마저 바닥나면서 워크 앤드 인컴(Winz)의 권유로 경력과는 전혀 다른 콜센터에 취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낮은 임금이 경쟁력’은 잘못된 전략

경제학자와 분석가들은 정부가 낮은 임금을 경쟁력으로 강조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데 잘못된 전력이라고 지적한다.

AUT의 레이 마키(Ray Markey) 교수는 “저임금은 생산성 저하의 주요한 요인이다”면서 “임금이 낮으면 사업주가 신기술에 투자할 동기를 유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노조연맹(CTU)의 빌 로센버그(Bill Rosenberg) 경제학자도 “뉴질랜드가 중국과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들과 낮은 인건비로 맞서는 건 이길 수 없는 경쟁이다”면서 “초점을 생산성 향상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달 2011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2015년까지 17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느 부문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어 실효성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 국가별 평균 연봉 (단위:뉴질랜드달러, 2008년 기준)

 순위

국가  

연봉 

 1  미국 74,307 
 2  룩셈부르크 68,405 
 3  벨기에 65,493 
 4  노르웨이 58,499 
 5  프랑스 58,117 
 6  네덜란드 56,851 
 7  오스트리아 56,742 
 8  스웨덴 55,974 
 9  아일랜드 54,670 
 10  호주 52,947 
 11  영국 51,927 
 12  덴마크 51,738 
 13  핀란드 51,331 
 14  이탈리아 50,571 
 15  캐나다 50,496 
 16  독일 50,306 
 17  스페인 48,169 
 18  그리스 46,401 
 19  일본 46,021 
 20  슬로베니아 42,829 
 21  한국 42,141 
 22  뉴질랜드 41,705 
 23  이스라엘 40,399 
 24  키프로스 39,184 
 28  에스토니아 27,346 
 29  슬로바키아 26,691 
 30  리투아니아 26,045 
 31  폴란드 2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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