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생명 위협받는 윈스턴 피터스

정치 생명 위협받는 윈스턴 피터스

0 개 4,339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반이민정책의 선봉에 섰던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이 불법적정치헌금 문제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고 정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 2005년 총선 때 타우랑가 지역구에서 낙선하고도 외무장관직까지 따내며 끈질긴 정치 생명력을 과시했던 그가 이번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 불법적 ‘정치헌금’ 소용돌이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를 장관직에서 내려오게 하고 정치적 생명까지도 위협한 이번 정치헌금 의혹은 지난 2월 불거지기 시작했다.

모나코에 거주하고 있는 뉴질랜드 출신 억만장자인 오웬 글렌(Owen Glenn)이 뉴질랜드 퍼스트당에 신고되지 않은 10만 달러를 헌금했다는 설이 퍼지면서부터.

당시 피터스 장관의 강한 부정으로 묻혀지는 듯 했던 이 사건은 지난 7월 글렌의 이메일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했고 제대로 신고되지 않은 또 다른 돈이 뉴질랜드 퍼스트당에 흘러간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중대 사기사건 조사국(SFO)이 뉴질랜드 퍼스트당의 정치헌금 내역을 수사하겠다고 천명했다.

SFO의 그란트 리델(Grant Liddell) 디렉터는 “중대하고 복잡한 사기라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피터스는 자신에 대한 공세는 모두 악의에 찬 허위사실에 근거하고 있다며 결백을 입증할 자료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리델 디렉터는 로버트 존스(Robert Jones)경의 2만5,000달러 헌금과 벨라(Vela) 일가의 수 차례에 걸친 뉴질랜드퍼스트당 헌금에 대한 유용을 조사하지만 글렌의 10만달러 헌금에 대해선 국회 특별위원회에서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터스의 미래는 SFO 조사결과에 달려

그 동안 피터스 장관을 감싸 온 헬렌 클락(Helen Clark) 총리도 지난달 29일 “뉴질랜드 퍼스트당의 정치 헌금에 대한 SFO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터스 장관을 사임시킨다”고 발표했다.

이 날 발표는 클락 총리와 피터스 장관이 만난 후에 나온 것으로 피터스 장관으로서는 자신이 물러나지 않으면 경질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피터스는 다시 복귀할 수 있을까.

통상적이라면 전임 외무장관이었던 필 고프(Phil Goff)가 보직을 맡을 것이나 클락 총리 자신이 피터스의 외무장관직 등 내각 포트폴리오를 맡는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의 사직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이라는 탈출구를 마련해 놓고 있는 셈이다.

클락 총리는 “만약 SFO의 조사결과 피터스 장관의 결백이 밝혀진다면 그의 장관직 복직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당의 존 키(John Key) 당수는 “국민당이 총선에서 정권을 잡게 되더라도 피터스 장관을 국민당 정부가 기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피터스 장관 및 그의 뉴질랜드 퍼스트당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액트(Act)당의 로드니 하이드(Rodney Hide) 당수도 “클락 총리가 피터스가 쳐 놓은 사기와 기만의 거미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피터스를 경질시키지 않음으로써 클락 총리는 자신의 리더십을 보이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뉴질랜드 퍼스트당과 클락 총리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SFO의 조사가 하루빨리 종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피터스의 운명은 SFO의 조사결과에 달려 있지만 설령 그의 혐의가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계속되는 말 바꿈으로 훼손된 그의 이미지는 복구되기 어려워 보인다.

■ 뉴질랜드 퍼스트당 정치헌금 논란 일지

▷ 2월 20일 - 뉴질랜드 퍼스트당 데일 존스(Dail Jones) 의원이 2006년 12월 당이 미스테리한 정치헌금 10만 달러를 받았다고 공개. 오웬 글렌은 자신이 헌금한 것이라고 시사.

▷ 2월 28일 - 피터스가 기자회견을 소집해 당이 글렌으로부터 어떠한 돈도 받지 않았다고 부인. 회견장에 ‘No’라고 적힌 사인을 가지고 와서 강한 부인 표시.

▷ 7월 12일 - 글렌이 자신의 홍보회사 대표인 스티브 피셔(Steve Fisher)에 보낸 이메일에 헌금 사실을 넌지시 비치는 내용이 있었음이 언론에 공개

▷ 7월 18일 - 피터스가 글렌의 10만달러 헌금이 있었음을 인정. 그러나 그것은 당에 대한 것이 아니라 2005년 총선후 자신의 소송비용을 위한 것이었고 변호사가 처리했기 때문에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

▷ 7월 22일 - 도미니언포스트의 보도로 벨라 일가와 로버트 존스 경의 뉴질랜드 퍼스트 당에 정치 헌금 의혹 증폭.

▷ 7월 25일 - 피터스는 존스 경에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부인한 반면 존스 경은 피터스가 돈을 요구했다고 상반된 주장,

▷ 8월 5일 - 마가렛 윌슨(Margaret Wilson) 국회의장이 글렌의 정치 헌금으로 인한 피터스의 의혹에 대한 특별위원회의 조사 명령.

▷ 8월 17일 - 특별위원회의 첫 청문회에서 피터스와 그의 변호사 브라이언 헨리(Brian Henry)는 피터스가 글렌의 정치 헌금에 대해 몰라서 신고할 수 없었다고 진술.

▷ 8월 27일 - 글렌은 특별위원회에 제출한 해명서에서 “피터스가 자신에게 10만달러의 정치 헌금을 요구했고 2006년 초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설명. 이에 대해 피터스는 “글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은 변호사로부터 정치 헌금 사실을 들었던 2008년 7월 이었다”며 글렌의 주장 반박.

▷ 8월 28일 - SFO가 뉴질랜드 퍼스트당의 정치헌금 내역을 조사하겠다고 천명.

▷ 8월 29일 - 클락 총리는 SFO의 조사 동안 피터스 장관의 사임 발표.

▷ 8월 30일 - SFO가 피터스와 만나 조사 시작.

■ 윈스턴 피터스의 정치 이력

ㆍ1975년 노던 마오리 지역구 국민당 후보.
ㆍ1979년 후누아(Hunua) 지역구에서 국민당 후보로 선출.
ㆍ1981년 후누아 지역구에서 낙선.
ㆍ1984년 타우랑가(Tauranga) 지역구에서 승리.
ㆍ1990년 마오리부 장관에 임명.
ㆍ1991년 국민당 리더십 비판으로 장관직 경질.
ㆍ1992년 국민당 간부회의서 축출.
ㆍ1993년 2월 타우랑가 지역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승리. 7월 뉴질랜드 퍼스트당 창립하고 총선에서 승리.
ㆍ1996년 첫 실시된 혼합형 비례대표제(MMP) 총선에서 뉴질랜드 퍼스트당 17석 차지. 국민당과의 연정 내각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임명.
ㆍ1999년 타우랑가 지역구에서 63표차로 승리.
ㆍ2002년 뉴질랜드 퍼스트당 10.4%의 정당 투표로 13석 차지
ㆍ2005년 타우랑가 지역구에서 국민당 봅 클락손(Bob Clarkson)에 패배. 그러나 5.7%의 정당 투표로 뉴질랜드 퍼스트당 7석 당선. 노동당과 신임 협정 대가로 내각 불참 외무장관에 임명.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로운 커리큘럼에 쏟아지는 비판

댓글 0 | 조회 1,901 | 2025.11.26
교육부가 지난달 대폭적인 커리큘럼 개편안을 발표했다. 0~10학년 학생들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 더보기

낮과 밤이 달랐던 성공한 난민 출신 사업가

댓글 0 | 조회 1,287 | 2025.11.26
난민(refugee) 출신 사업가가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겉으로는 고국을 떠나 암울했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새로운 땅에서 … 더보기

집을 살까, 아니면 투자할까?

댓글 0 | 조회 1,499 | 2025.11.25
- 뉴질랜드 은퇴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뉴질랜드에서는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이 곧 부의 시작이다”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공식이… 더보기

금리 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2,694 | 2025.11.12
주택시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최근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 주… 더보기

온라인 쇼핑몰 장난감이 내 아이를…

댓글 0 | 조회 2,260 | 2025.11.11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는 한바탕 사활을 건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나 ‘테무(Temu)… 더보기

뉴질랜드의 경제 구조와 청년 전문직 일자리 과제

댓글 0 | 조회 866 | 2025.11.11
- “외딴 소국”에서 미래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길New Zealand(뉴질랜드)는 인구 약 500만 명의 국가지만, 세계 무역과 긴밀히 연결되며 농업과 관광을… 더보기

이민 정책에 갈등 빚는 연립정부

댓글 0 | 조회 3,195 | 2025.10.29
기술 이민자를 더욱 수용하려는 정책을 놓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내홍을 빚고 있다. 국민당이 지난달 기술 이민자를 위한 새로운 영주권… 더보기

모아(Moa), 우리 곁에 정말 돌아오나?

댓글 0 | 조회 1,388 | 2025.10.28
한때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을 누비던 거대한 새 ‘모아(Moa)’는 마오리가 이 땅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5세기경 멸종했다.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덩치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서울까지… K-컬처가 부른 특별한 여행

댓글 0 | 조회 1,859 | 2025.10.28
- 한류를 따라 떠나는 뉴질랜드인의 발걸음오클랜드 국제공항 출국장, 대한항공 인천행 탑승구 앞은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K-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20대… 더보기

급여 체계 변경, 승자와 패자는?

댓글 0 | 조회 2,980 | 2025.10.15
휴가 급여를 포함한 뉴질랜드의 급여 체계는 복잡해서 교사들과 간호사들에 대한 휴가 산정 및 지급 오류가 늦게 발견되어 복원하는데 수 십 억달러가 소요되는 사례가 … 더보기

NZ 부자는 누구, 그리고 나는?

댓글 0 | 조회 2,668 | 2025.10.14
9월 말 뉴질랜드 통계국은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자산 변동과 관련한 통계를 공개했다.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말 내 자산이 그렇게 늘었을까?” 또는 그중 일부는 “… 더보기

뉴질랜드 연봉 10만 달러 시대 ― 고임금 산업 지도와 진로 선택의 모든 것

댓글 0 | 조회 2,494 | 2025.10.14
- 10만 달러 시대, 진로와 삶의 방향을 바꾸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약 12개 산업이 평균과 중간 소득 모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8천… 더보기

오클랜드, City of Fails?

댓글 0 | 조회 3,067 | 2025.09.24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항구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와 강한 해양 문화의 특징을 부각한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지고 … 더보기

비극으로 끝난 세 아이 아빠의 숲속 잠적 사건

댓글 0 | 조회 4,408 | 2025.09.24
지난 4년 가까이 뉴질랜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빠와 세 자녀의 동반 숲속 잠적 사건’이 결국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종적이 묘연했던 톰 필립스(Tom P… 더보기

왜 뉴질랜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운가?

댓글 0 | 조회 1,587 | 2025.09.23
OECD 상위권 가격, 세금·경쟁·공급망까지 풀어보는 이야기장을 보러 가면 느끼는 현실오클랜드의 한 대형 슈퍼마켓.토요일 오후, 장을 보러 나온 60대 교민 김 … 더보기

왜 뉴질랜드는 경기 침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나

댓글 0 | 조회 3,787 | 2025.09.10
많은 뉴질랜드인들은 2025년에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내놓았지만 올해도 중반을 휠씬 넘… 더보기

자동차 세금 “2027년, 휘발유세 폐지, RUC로 전환한다”

댓글 0 | 조회 4,062 | 2025.09.09
지난달 정부가 자동차 세금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휘발유차에 부과되는 ‘유류세(fuel exc… 더보기

호주에서의 삶, 뉴질랜드보다 나을까?

댓글 0 | 조회 3,514 | 2025.09.09
- 두 나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민자들의 진짜 목소리와 현실 비교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와 이민자 가족은 늘 고민한다.“여기서 계속 살… 더보기

전면 개편된 고교 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2,409 | 2025.08.27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가 시행 20여년 만에 폐지된다. 정부는… 더보기

뉴질랜드 의료, 무엇을 믿고 어디를 주의할까

댓글 0 | 조회 3,203 | 2025.08.27
― 한국과의 비교로 읽는 ‘강점•약점•실전 이용법’1. 왜 지금 뉴질랜드 의료 점검인가팬데믹을 거치며 뉴질랜드는 공공보건과 예방 중심의 체계를 앞세워 초과사망률을… 더보기

외국 관광객 “2027년부터 명소 입장료 받는다”

댓글 0 | 조회 2,293 | 2025.08.26
뉴질랜드 정부가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 명소에 대한 ‘입장료(foreign visitor charges)’ 징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 더보기

뉴질랜드 건축 허가 제도, 21년 만의 대개혁

댓글 0 | 조회 1,672 | 2025.08.26
- 지방정부 부담 완화와 건설 산업 효율성 제고뉴질랜드 건설업계는 지난 20여 년간 크고 작은 제도적 문제 속에서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해왔다. 그중에서도 가… 더보기

뉴질랜드 한인 사회,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의 경고음

댓글 0 | 조회 1,768 | 2025.08.26
- 2025 아시아 가정 서비스(AFS) 웰빙 보고서를 중심으로2025년 7월,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 이하 AFS)가 발표… 더보기

유학생 유치에 발벗고 나선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2,944 | 2025.08.13
뉴질랜드 정부가 유학 시장을 오는 2034년까지 2배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유학생 근로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학 시장을 …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 개발업계 ‘빨간불’

댓글 0 | 조회 3,517 | 2025.08.13
<대표 파산으로 본 시장 위기와 그 이면>2025년 7월 말, 오클랜드 부동산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 유명 개발업체의 대표 Zh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