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재산이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사람이 재산이다

yws_c90
0 개 1,041 김지향

고구마 잎줄기가 아이비처럼 장식하고 있는 부엌 창문 너머로 가는 겨울 빗줄기가 사선을 그으면서 지나간다. 남편은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고 있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아닌 커피. 그가 오랫동안 해왔던 일이었지만, 지난 몇 년 간은 잊고 지냈었다.


다시 커피를 내리는 그의 작업은 시작이 되었고, 잔잔한 재즈 음악 또한 집안에 흐르기 시작했다. 따사로운 햇볕과 비가 번갈이 가면서 재즈와 함께 춤을 추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커피 향이 장식을 하니 행복의 나래가 펼쳐지는 것은 당연하다.

  

df3f0411b4b981dd61945668ef3c5acb_1624408940_78.jpg
 

내가 만나자마자 반한 두 젊은이들이 있다. 그냥 가족처럼 익숙한, 느낌이 편안한 사람들. 그들을 만나고 나서부터 내 생활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고갈 되어 있었던 에너지가 충전이 되고 건강 또한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몸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을 만난 것이었으나, 병원치료와 더불어 그들의 신선한 에너지가 시너지 효과를 본 것은 확실하다. 모두 다 내 복이려니.


그들과 함께 만나는 하루하루는 기적과도 같다. 그들 중 그가 내려 주는 브루 커피는 살면서 그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었던 아름다운 맛이었다. 약간의 산미가 느껴지면서 깊고도 진한 맛이 나는데, 그 맛에 흠뻑 빠져버리고 말았다.


몸이 좋지 않았던 이유로 즐겼던 커피 마시기를 그만 두었었는데, 그 커피를 마시고 나서부터는 커피의 유혹에 다시 빠져들고야 말았다. 다행히 몸이 커피 맛을 기억하고 있었고, 한 잔 정도의 커피는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어서 다시 커피 마시기를 시도했다.


지금은 매일 커피 한 잔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다시 커피 마니아가 되어버린 나. 내 코와 혀의 감각이 다시 되살아났음을 확인하게 된다. 커피 한 잔에 이렇듯 사는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나의 감성은 그들을 통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잠자고 있었던 감성이 조금씩 눈을 뜨면서 나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 둘 흩어져 나가고 있었다. 몸에 온기가 붙으면서 추위도 덜 타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를 좋아하며, 두뇌를 쓰는 만큼 몸을 움직이면서 균형 잡힌 생활을 하는 그들을 통해 날마다 나는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조카뻘 되는 나이의 젊은 부부가 나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스승인 것이다.


수많은 영성 책을 읽고도 제대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내가 얼마나 실천력이 부족했는지 그들을 보면서 알았다. 안다고 다 아는 게 아니다. 실천하지 못하면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독학한 영성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들과의 만남 역시 내 끌어당김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언젠가부터 내가 바라는 것은 빠르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지금 나는 그들을 통해 무척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다. 그들 덕분에 나의 생활이 더욱더 윤택해지고 있으니, 그들은 나의 귀인인 것이다. 그런데 그들 또한 내가 그들의 귀인이란다. 서로가 서로에게 귀인이니 그 이상의 것이 어디 있을까?


사람이 재산이다. 


그 어떤 재산보다 더 귀한 재산이 사람이다.


지나온 세월 동안 나에게 지식과 지혜를 전해 준 위대한 저자들부터 편안함을 안겨 주는 모든 사람들과 가족들이 나에겐 매우 소중한 재산이다.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풍요를 누리는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이 있어서 나는 부자가 되었다. 지금 나는 의식주 해결에 문제없이 잘 살고 있으며, 어렸을 적 꿈인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보헤미안 삶을 꿈꾸었던 내가 짜증났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렸을 적의 내 꿈이 꽤 현명한 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꿈이 현실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어렸을 적의 내 꿈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쌓아 놓은 재산 중에 취할 것과 버릴 것을 하나하나 추려가면서 남은 노후를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려 한다.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에 한 마지막 말을 이 곳에 옮기면서 내 재산인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전한다.

  

“저는 비즈니스에서 성공의 끝을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제 인생은 성공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일을 떠난 제 삶에 즐거움은 거의 없고, 부富라는 것은 제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하나의 익숙한 시설에 불과합니다.


지금 병들어 과거를 회상하는 이 순간에서야 제가 그토록 자부심을 가졌던 사회적 인정과 부도 닥쳐올 죽음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어둠 속에서 생명 연장 장치의 녹색 빛과 윙윙거리는 기계음을 들으며. 죽음의 신의 숨결이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제야 삶을 유지할 만한 정도의 적당한 부를 쌓았다면 그 다음엔 부와 상관 없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관계, 예술, 아니면 어린 시절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끝없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저와 같은 뒤틀린 사람만을 남깁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부가 주는 환상이 아닌,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선물했습니다. 


제가 죽을 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제 평생을 통해 얻은 부가 아니라, 사랑이 가득한 기억들입니다. 그 기억들이야말로 당신과 항상 함께 하면서 함께 빛을 주는 진정한 부입니다. 


사랑은 수천 마일을 넘을 수 있습니다. 


인생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그러니 사랑으로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세요. 이 모든 것은 오로지 당신의 마음과 손 안에 달려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침대가 어떤 침대인지 아십니까? 바로 “지금 병들어 누워있는 침대”입니다. 


당신의 차를 운전해줄 사람도, 돈을 벌어다 줄 사람도 구할 순 있지만, 당신 대신 아파줄 사람은 구할 수 없습니다.


잃어버린 물질은 다시 찾을 수 있지만 한 번 잃어버리면 절대 찾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입니다. 


우리가 지금 삶의 어느 순간에 있던, 결국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삶이란 연극의 커튼이 내려오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러니 가족에 대한 사랑, 배우자에 대한 사랑, 친구들에 대한 사랑을 소중히 하세요.


그리고 당신 자신에게 잘 대해주세요.”

 

꿈은 꼭 이뤄진다

댓글 0 | 조회 1,056 | 2022.07.13
꿈은 꼭 이뤄진다. - 이 비밀을 알고만 있다면유은이의 돌잔치는 오미클론 때문에 많은 차질이 생겼다. 세 모녀가 오클랜드로 가는 도중 만년설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 더보기

여행이 주는 기쁨

댓글 0 | 조회 947 | 2022.06.29
바람이 사납게 불어도 비만 오지 않으면 강가로 여행을 떠난다. 겨울비로 불어난 흙탕물이 거세게 흘러가지만, 그 소리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요즘 나는 … 더보기

내 사랑 파미

댓글 0 | 조회 983 | 2022.06.14
오월을 어찌 보냈는지 기억도 없는데 6월이 한 주를 훌쩍 넘어버려 열흘이라는 시간을 삼켜버렸다.어제부터 무섭게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과 번개까지 동원이 되어 한… 더보기

나의 해방일지

댓글 0 | 조회 1,169 | 2022.05.25
비가 온다. 가을을 미처 즐기기도 전에 겨울이 온 거 같다.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고즈넉한 겨울의 운치를 맛보고 있다. 삶에 대한, 계절에 대한 해방감이 온 몸을… 더보기

복중의 복이 늦복이리라

댓글 0 | 조회 1,121 | 2022.05.11
파미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갈수록 파미 날씨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파미 생활에 익숙해져서 모든 것이 다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꼭 … 더보기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댓글 0 | 조회 1,070 | 2022.04.27
몇 달 전에 고구마 한 개를 땅에 심었는데, 그 고구마에서 제법 많은 줄기가 자라났다. 도시에서만 살았기에, 텃밭을 가꿀 줄도 모르고, 진득하니 식물을 잘 가꿀 … 더보기

광기와 어리석음

댓글 0 | 조회 937 | 2022.04.13
엊저녁에 한국에 사는 언니와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 자정을 넘겨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오직 그림을 그리고 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 살아왔던 나의 큰 자… 더보기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

댓글 0 | 조회 1,058 | 2022.03.23
푸르른 하늘부터 반겨 준 웰링턴 여행길. 그날은 무척 행복했다. 대선 투표를 마치고 한인 마트에 들려서 파미에서 살 수 없는 물품들을 사고, 해변 가의 멋진 레스… 더보기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

댓글 0 | 조회 1,613 | 2022.02.23
얼마 전에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대선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언니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누가 되든 나라는 망하지 … 더보기

하느님의 자유의지를 커닝했다

댓글 0 | 조회 987 | 2022.02.10
음력 설날에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했다. 얼마 전의 통화와 달리 아버지께서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셨다. 한참을 아버지의 기억을 위해 애를 썼는데… 더보기

줄이고 또 줄여야

댓글 0 | 조회 1,347 | 2022.01.27
오늘 저녁에 손님들을 초대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들을 만나면 내 입 꼬리는 자연스레 올라가고 엉터리 영어지만 창피함을 모르고 함께 떠들게 된다. 그들… 더보기

아가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984 | 2022.01.12
까르르르~~ 유은이의 웃음소리가 우리 집 전체에 울려 펴졌다. 유은이는 둘째 딸이 작년 6월 말에 낳은 아기이다. 코비드가 잠시 종식이 되었을 시기에 태어난 덕분… 더보기

화살 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댓글 0 | 조회 899 | 2021.12.22
한 해도 훌쩍 지나 벌써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한 해였는데, 그 중 가장 특별했던 일은 손녀를 본 일이다. 코로나 팬… 더보기

지옥의 끝

댓글 0 | 조회 1,047 | 2021.12.08
우리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내 의지에 의하여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죽음마저도 내 의지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인간들은 초자연적인 상… 더보기

크로스오버 인생

댓글 0 | 조회 1,109 | 2021.11.23
큰애가 UCOL Whanganui에서 디자인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유쾌한 도깨비’ 프로젝트를 연말 전시회에 출품하게 되었다.‘유쾌한 도깨비’ 프로젝트는 … 더보기

오징어게임 티셔츠

댓글 0 | 조회 1,265 | 2021.11.09
요즘 나는 ‘오징어게임’ 명함의 로고(○△□)와 오징어게임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 시중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인 친구가 만들어 준 티셔… 더보기

사과 중에 가장 맛있는 사과

댓글 0 | 조회 2,065 | 2021.10.28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형부는 여러 개의 사과가 있다면 그 중 가장 맛있는 사과부터 먹으라고 했다. 아깝다는 생각에 맛없는 것부터 먹다 보면 결국 맛있는 사과는 못… 더보기

코비드도 내 꿈을 막지 못한다

댓글 0 | 조회 1,088 | 2021.10.13
요즘 내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코비드로 인하여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안의 행복을 빼앗아 갈 능력은 없다.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더보기

10년 후 지금의 세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댓글 0 | 조회 1,495 | 2021.08.24
겨울비가 무겁게 쏟아지는 화요일 저녁에 닭볶음탕 하나로 우리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오붓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이 유리 창문을 때리건 말건 온기… 더보기

Re - Story Studio

댓글 0 | 조회 736 | 2021.08.10
한 달 만에 집에 와보니, 그동안 우리 집 텃밭의 채소들은 쑥쑥 많이도 자라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잘 보살펴 준 흔적이 그대로 보여 기분이 좋았다.거실에 있는… 더보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댓글 0 | 조회 1,189 | 2021.07.28
둘째 산바라지를 위해 오클랜드에 온 덕분에 오클랜드의 유명한 명소들을 관광하게 되었다. 코리아 포스트 편집장과 사돈들 덕분에 제대로 오클랜드를 여행하게 되었으며,… 더보기

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

댓글 0 | 조회 929 | 2021.07.14
기다렸던 손녀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났다. 다행히도 내가 오클랜드에 도착한 이후에 출산을 했고, 딸과 손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 내 곁에 있다. 이미 딸 바보가 … 더보기
Now

현재 사람이 재산이다

댓글 0 | 조회 1,042 | 2021.06.23
고구마 잎줄기가 아이비처럼 장식하고 있는 부엌 창문 너머로 가는 겨울 빗줄기가 사선을 그으면서 지나간다. 남편은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고 … 더보기

돈이 따라오는 외모가 있다

댓글 0 | 조회 1,943 | 2021.06.10
요즘 나는 옷들부터 음식들까지 옛 것을 즐기고 있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먹고, 추억의 옷들을 꺼내어 손질하여 입고, 빈티지 구제 명품 옷과 신발들을 사… 더보기

머니트리 덕분에 부자 되겠네

댓글 0 | 조회 1,543 | 2021.05.25
2021년 신년 꽃꽂이를 하러 꽃집을 돌았었는데, 코로나 영향인지 꽃집에 쓸 만한 꽃들이 없었다. 파미에서 가장 꽃꽂이하기 좋은 소재들이 많은 꽃집은 아예 문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