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결정, 초중고 뉴질랜드 역사 교육 의무화 - 역사교육 시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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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결정, 초중고 뉴질랜드 역사 교육 의무화 - 역사교육 시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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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최근 지인으로부터 초중고교 뉴질랜드 역사교육 의무화에 대한 설명회가 있으니 관심 있으면 참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선약이 있어 참가는 못했지만, 과연 무슨 내용을 가르칠지 궁금해서 이후 관련 소식들을 팔로우업을 했다. 내년 2022년부터 뉴질랜드 초중고(Y1 ~ Y10)에서 뉴질랜드 역사(즉, 국사)가 ‘필수’ 과목이 된다는 발표는 사실 2019년에 이미 났고 올해  2021년 2월 3일부터 학계 및 일반 대중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커리큘럼 초안이 온라인으로 공개되었었는데 내가 몰랐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 흥분할 정도로 기뻤으며 당연히 무척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제신다 아던의 리더십을 가식적이고 쇼맨쉽에 가깝다고 보는 한편 노동당의 정책이 진보정당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친 자본가와 부자 성향을 보인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이번 초중고 뉴질랜드 역사교육의 필수과목화 결정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게는 지난주에 발표한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아동 빈곤퇴치라는 명목임에도 제한된 의미를 가진 복지금액의 인상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본다.


뉴질랜드 역사교육 의무화를 내가 환영하는 이유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대뜸 물어본 게 가르칠 내용 중에 19세기 식민정부와 마오리 간 토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뉴질랜드 전쟁’이 포함되느냐는 것이었다. 왜냐면 일명 토지 전쟁이라고 불리는 이 전쟁 때문에 마오리는 자신들 소유 토지의 엄청난 부분을 뺏김과 동시에 자치권 역시 박탈당하면서 21세기 뉴질랜드의 모든 사회 지표에서 다른 그룹들에게 뒤처지는 열등 에스닉그룹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이다. 이 뉴질랜드 전쟁 관련해서는 이 블로그에 번역되어 포스팅된 ‘약속의 땅에서의 약탈 (Plunder in the Promised Land)’과 ‘Rangatiratanga (자주권), Kawanatanga(통치권) and the Constitution (헌법)’을 참조하기 바란다. 식민정부와 파케하 정착민의 마오리 토지약탈 덕분에 파케하들은 현재와 같은 뉴질랜드의 낙농/축산자본주의 틀을 갖추게 되었으며 반면 마오리는 경제적 빈곤계층으로 추락함과 동시에 원주민임에도 정체성과 자존감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관련하여 다른 포스팅 ‘뉴질랜드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가?’를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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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Ihumatao에서 경찰과 마오리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내가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추한 역사적 과정을 거친 파케하들의 부의 축적 그리고 그 결과 구축된 현재와 같은 파케하의 상류층 계급화가 작금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맞물려 파케하는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현재와 같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고 마오리들은 그런 노력이 부족해서 지금처럼 문제가 되는 에스닉 그룹으로 전락하였다는 그간 파케하들 - 어쩌면 마오리들 중에서도 많은 수가 이런 열등의식을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 의 패권적 인식을 깨트리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풍요로운 땅의 빈곤(Poverty in a Land of Plenty)’을 참조하기 바란다.  저명한 역사가 James Belich는 파케하들의 이런 자기 조상의 추악한 과거에 대한 선택적 외면 혹은 역사적 기억장애를 ‘문화적 자가-전두엽 절제술(self-lobotomy)’(전두엽을 제거함으로써 감정을 제거하는 시술)로 비유했는데 그는 그 원인 중 하나가 파케하들이 19세기 뉴질랜드 전쟁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마침내 뉴질랜드 역사교육을 통해서 지금까지 많은 파케하 - 단순히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도 포함 - 들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인 자신들과 자신들 조상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마오리들 땅의 박탈을 통해 이루어진 ‘백인 특권(white previllage)’임을 깨닫게 되는 진실의 문이 열리는 순간으로 다가온다. 백인특권과 관련해서는 ‘파케하의 Ethnicity (Pakeha Ethnicity)’ 포스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민족(nation)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들 정의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특성 중 하나는‘역사의 공유’다. 뉴질랜드는 지금도 민족의 형성(nation building)이 현재진행형인데 그 이유의 상당지분을 파케하와 마오리의 관계가 아직도 정리가 안 된 불안정한 상태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와이탕이 조약에 대한 계속되는 재해석 시도가 마오리 측으로부터 여전히 있는 상태고 오클랜드 공항 근처의 Ihumatao 땅의 사용에 대한 마오리의 저항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은  파케하(그리고 식민정부)와 마오리 간 과거사가 아직도 해소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뉴질랜드 역사가 Steve Watters가 지적한 것처럼 초중고에서 필수과목으로 자국의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나라가 몇 나라나 될까 궁금하다. 뉴질랜드는 왜 지금까지 초중고에서 자국의 역사를 가르치려 하지 않았을까? 말로는 nation building, nation building 하면서 민족공동체 의식 형성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를 왜 가르치려 하지 않았을까?  답을 위한 복잡한 생각과 긴 시간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패권을 잡고 있는 파케하가 가리고 싶은 게 많기 때문이었다. 특히 마오리 토지에 대한 약탈과 몰수, 이와 동반된 전쟁을 통한 마오리 자치권의 박탈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전개되는 노골적인 인종차별은 파케하 ‘어른’들이 자기 자녀는 알기를 원하지 않는 치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자국의 역사는 소수의 관심 있는 학생이 대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공부했을 뿐 결코 장려되는 학습분야가 아니었으며 필수과목 선정은 언감생심이었다. 자신을 포함한 조상의 추악한 면을 보여주기 싫었던 파케하 학부모, 수업시간 학생들 사이 혹은 학생과 교사 간 감정적 논쟁으로 이어질 민감한 주제를 피하고 싶어했던 교사들 그리고 집권 기간, 별 잡음 없이 현 상태(status quo)를 유지하기 바랬던 그간 집권당의 이심전심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뉴질랜드 학생들은 자국의 역사보다 다른 나라 역사를 공부하는 것을 더 편안해하고 선호한다고 오클랜드 Pakuranga College의 역사교사 Martyn Davison은 지적한다. 2005년 뉴질랜드 역사교사협회(New Zealand History Teachers’ Association:NZHTA)의 서베이에 의하면 뉴질랜드 학생들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이나 베트남전쟁 같은 먼발치에 있는 역사적 사건들은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데에는 열성적이나 정작 이런 다양한 관점을 뉴질랜드의 역사적 사건에 적용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해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미성년 학생들은 역사를 공부하면서 ‘도덕’을 적용하려는 성향이 있어 누가 ‘good guy’가 누가 ‘bad guy’인지를 판별하려고 하는데 멀게는 19세기 살았던 조상일 수 있지만 가깝게는 자신의 조부모 심지어 부모가 불공평과 불평등의 주역일 수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역사교육 의무화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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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81년, Parihaka 마오리 정착촌을 점령한 파케하 자경대 및 자원자들


이처럼 어쩌면 당연한 ‘국사’ 과목인데도 필수과목이 되지 못한 데에는 뉴질랜드의 ‘비틀린’ 역사가 존재했기 때문에 실행을 앞두고 뉴질랜드 사회, 특히 파케하,에는 각종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파케하, 마오리, 중국인, 무슬림 학생이 섞여 있는 한 교실을 상상해보자. 파케하 학생은 19세기인 1881년 자신들의 토지 몰수에 평화적으로 저항하기 위해 만든 마오리 정착마을 Parihaka에 1,600명의 무장경찰대/자원병으로 구성된 자신의 조상이 마을을 침공하여 마오리 거주민을 쫓아냄과 더불어 여자를 강간하여 임신까지 시켰다는 역사적 증거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몇십 년 뒤, 20세기인 1905년에 백인우월주의자가 웰링톤 시 한복판에서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은퇴한 중국인 광부를 총으로 살해한 사건 그리고 백 년이 지난 21세기인 2019년,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무려 51명을 살해한 사람도 역시 자신과 같은 ‘하얀’ 피부색을 지극히 자랑스러워하는 또 다른 백인우월주의자라는 사실을  직면해야할 것이다. 


또 1920년부터 1960년대에 오클랜드 남쪽 Pukekohe의 학교에서는 마오리 ‘급우’는 분리된 화장실을 써야 했으며 ‘더러운’ 마오리 학생이 쓰고 난 후에는 수영장 물을 빼고 새로운 물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마오리 학생은 주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에만 수영장을 사용해야 했으며 마오리 가족에게는 렌트집을 빌려주지 않아 맨땅의 농장 헛간에서 생활해야 했기에 200명의 마오리 어린이들이 이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 역시 직면할 것이다. 20세기 초 자신의 조상이 뉴질랜드 최고의 대학 오클랜드 대학교에 다녔고 역시 20세기 후반 같은 대학에 다닌 증조할아버지가 했던 행동들이 찍힌 아래 사진들을 봐야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사면초가와 같이 결코‘친백인’은 아닌 역사적 사실에 둘러싸인 ‘백인’ 학생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표정관리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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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3년 오클랜드 대학생들이 미국  KKK 단 복장을 하며 오클랜드 K-road를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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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 오클랜드 대학교 학생들이 마오리 문화를 조롱하는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2022년부터 초중고에서 의무적으로 실행될 뉴질랜드 역사교육에 대해 Act 당은 히스테리컬하다시피 한 반응을 보였는데 당수 David Seymour는 자신이 받은 제보를 인용해서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다. “초등학교의 학생이 반 급우들 앞에 서서 자신의 ‘백인특권(white previlage)’를 인지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발표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러면서 초중고, 특히 초등학교, 단계에서의 뉴질랜드 역사교육은 ‘인종차별적 교육(racialised education)’- 이에 대해 뉴질랜드 역사교육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이는 인종차별적인 것이 아니라 ‘탈식민화(de-colonise)’ 교육이라고 반박한다 - 이며 ‘분열적(divisive)’ 이라고 비판한다.  이처럼 일부 뉴질랜드 정치인들과 대중들 - 대부분, 모두가 아니라면, 파케하 - 은 자신과 같이 기득권층이 된 ‘어른’들은 괜찮지만, 뉴질랜드 역사교육이 학교 필수과목으로 선택될 경우 ‘미래 파케하’ 들에게 닥칠 수 있는 정체성 혼란 내지 트라우마(trauma) 그리고 그들의 잠재적 경제적 기회손실을 우려한다. 


개인의 선택과 능력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자유 의지론자 집단인 David Seymour로 대표되는 Act 당의 이런 반응은 어쩌면 예상했던 반응일 것이다. 왜냐면 그동안 자신, 파케하,의 의지대로 움직여왔던 국가(state)가 뒤통수 치듯이 식민지 시절 자신들이 행한 추악한 진실을 들춰냄에 따라 자신들 그리고 자신들 조상의 성과에 대해 자랑스러워 할 자녀에게 불편하기 짝이 없는 변명의 시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자신이 막연히 알고 있었든 혹은 관심이 없었기에 전혀 알지 못했던 자신의 파케하 조상이 마오리에 대해 행했던 ‘나쁜 짓’에 직면한 파케하 학생들은 충격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이 일시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방어기제를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가 그런 일을 했냐고? 19세기 나랑 관계없는 백인들이 행한 일을 나에게 보여주는 이유가 뭔데?” 등. 처음으로 자신 조상들 - 가깝게는 자신의 부모와 조부모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 의 상상치 못할 추악함을 알게된 학생들은 큰 충격에 직면하면서 소위 ‘비탄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 - 부정(denial)   → 분노(anger) → 타협(bargaining) → 우울(depression) → 수용(acceptance) - 를 거쳐야 할지 모른다.

 

이런 학생 - 대부분 파케하 학생일 것이다 - 들의 충격을 예상해서인지 대부분, 전부가 아니라면, 관련 학자들은 내년부터 시행될 뉴질랜드 역사교육에 앞서 교사들의 충분한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커리큘럼의 초안에 대해 교육부로부터 공식적 리뷰를 요구받은 Royal Society of New Zealand의 전문가 어드바이스 패널도 리뷰 보고서를 통해 큰 환영과 더불어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History can hurt (역사는 상처를 줄 수 있다)”. 왜냐면 과거 사건에 대한 발견 그리고 이 사건들을 사람들과 장소에 연계시키는 것은 현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역사교육이 학생들로 하여금 더 깊은 이해와 협력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상처와 분열로 이끌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교수 기법(pedaoggogical challenge)의 과제를 현장 역사교사에게 안겨 준다. 뉴질랜드 역사를 배운다면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어두운 면 - 가령, 살육, 박해, 약탈, 몰수 등과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 을 학생들로 하여금 직시하게 하는 동시에 그들이 다치지 않도록 또 서로 반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NZHTA 회장 Graeme Ball 말처럼 역사교사는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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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yal Society of New Zealand 의 전문가 어드바이스 패널도 리뷰  보고서


이런 교수 기법 관련하여 오클랜드 Pakuranga College의 역사교사 Martyn Davison은 유용한 팁을 전달한다. 그동안 부모도 학교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탓에 마오리 박해의 역사를 처음 ‘구체적으로’ 접한  파케하 학생들은 기존 자신의 지식과 선입견을 흔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혼란에 빠진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은 ‘history is merely a matter of opinion…(역사는 단지 해석의 문제야)’라면서 역사를 주관의 세계로 밀어 넣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역사교사는 특정 사건에 대해 엄선된 핵심 증거를 학생에게 보여주면서 학생으로 하여금 그 증거에 반박 혹은 동조하는 추가 자료를 찾아볼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런 교수 기법을 활용할 경우 Act 당수 David Seymour가 우려하는 것 같은 주입식 교육이란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 김무인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사회 초년생활을 한 후 뉴질랜드로 이민 왔다. 새계화의 조류 속에서 다인종 다문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 관심이 많고 더불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팽개쳐진 사회적 가치의 부활을 위해 어떤 대안이 가능한지 탐구 할 요량으로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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