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리 덕분에 부자 되겠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머니트리 덕분에 부자 되겠네

0 개 1,541 김지향

ed3144a7117d987f6f3415e766ff02b7_1621920076_9233.jpg
 

2021년 신년 꽃꽂이를 하러 꽃집을 돌았었는데, 코로나 영향인지 꽃집에 쓸 만한 꽃들이 없었다. 파미에서 가장 꽃꽂이하기 좋은 소재들이 많은 꽃집은 아예 문을 닫고 일주일 이상 휴업을 한다는 팻말만 걸려 있었다.


오클랜드에 있는 둘째와 사위가 초 이틀째 되는 날 도착하기에 어떻게든 현관을 화사하게 장식하고 싶어서, 막내와 나는 가든 센터로 향했다.


실내에서 키우는 화분이라고는 양란화분과 남편의 방에 있는 두 개의 작은 화분들이 전부인 우리 집. 그 화분들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지만, 새 식구의 방문에 마음이 바뀌었다.


일단 현관에 생화 대신 꽃아 놓을 조화들을 선택하고, 복도 콘솔에 놓아 둘 화초 하나를 사기로 했다. 같이 간 막내가 화초 값은 자신이 내겠다고 했다. 우리 집에 주는 자신의 선물이라고 하면서.


막내는 생각보다 엉뚱하다. 집에 신년 선물을 주려는 마음을 먹다니. 신세대라서 그런지 워낙 엉뚱한 면이 많긴 하다만, 15년 동안 살아온 집에 선물할 생각을 다 하다니.


요즘 반갑게 만나고 있는 지인이 10년 전에 우리 집에 놀러 와서 담소를 나누던 중, 나에게 집에도 영혼이 있다고 말했었다. “오! 주여!”란 말을 자주 내뱉지만, 교회에 나가는 친구는 아니다.


범우주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에, 돌을 깎아 생명을 불어 넣으면서 살다가 집을 짓기 위한 망치질을 하면서, 그 언젠가는 자신의 집을 직접 지으려는 꿈을 갖고 있는 그녀에게 집 역시 영혼의 존재인 것이다.


막내야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한 거 같다.


막내와 나는 직원에게 햇볕이 거의 안 들어도 잘 살 수 있는 생명력이 강한 화초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잎이 뾰족뾰족하고 도톰하며 반짝반짝 빛이 나는 꼭 조화처럼 생긴 화초를 권했다. 강한 햇볕만 피하라고, 그러면 그 어디에서건 다 잘 자라는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고 했다.


ed3144a7117d987f6f3415e766ff02b7_1621920104_4239.jpg
 

키가 크게 자라지 않으면서 번식을 잘하는 화초라고 하였는데, 내가 그만 그 화초의 이름을 잊어버렸다. 몇 달 후 친구가 집에 방문을 하여 그 화초를 보더니 머니 트리라고 말했다. 


잎이 엽전처럼 생긴데다 그 화초가 집에 있으면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생각해서 실내에서 많이 키운단다. 인터넷으로 머니 트리를 검색하여 그 나무의 이름을 알아냈다만, 이름표에 쓰여 있었던 이름은 찾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금전수라고 부른다고 했다.


집에 영혼이 있다면 막내의 선물을 매우 좋아할 거 같다. 집도 돈이 많이 필요하니 말이다. 외장 벽 페인트칠부터 이것저것 손 댈 일이 어디 하나 둘인가? 


우연이지만 금전수가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살게 된 이후로 좋은 인연을 만나 우리 집 보수에 대한 걱정도 덜고, 정원 관리를 잘하는 지인을 만나 말끔한 정원을 갖춘 아름다운 집이 되어가고 있다.


금전수는 아주 튼실하게 새끼까지 치면서 늘어났다. 더 많은 번식을 위해 분갈이를 했는데, 화분 하나가 세 개로 늘어났다. 그 중 하나는 지인의 집으로 분양을 하고 하나는 있던 자리에,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현관에 두었다. 돈이 이렇게 불어난다면 참 재미있을 거 같다. 


고추나무도 한 그루 샀다. 예쁜 고추가 주렁주렁 달렸는데, 얼마나 예쁘던지 화초처럼 키우면서 따 먹기로 했다. 겨울에 온실에서 키워야 죽지 않는다고 하여 실내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장소에 두기로 하고 화분을 사러 마이터 텐에 갔는데, 조그맣고 예쁜 파키라를 보았다. 


마침, 마더스 데이 날이었는데, 내가 나를 위해 사는 선물로 선택이 되었다. 집에 돌아와 파키라를 쳐다보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파키라도 머니트리란다. 


파키라를 산 다음 날, 또 다른 머니트리라는 식물을 선물 받았다. 우리 집 가든 정리를 해 준 지인이 얻어 온 것이다. 다육이 종류로 보이는데, 실외에서 아주 잘 자란다고 한다. 


ed3144a7117d987f6f3415e766ff02b7_1621920126_2638.jpg
 

갑자기 우리 집은 머니트리 풍년이 났다. 부자가 되려나? 하하하~


부자가 따로 있느냐만, 물질적인 풍요가 삶의 질을 높여주며 마음까지 부자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빈곤하지만 마음만 부자라도 행복하겠지만, 마음과 물질 두 가지 모두다 부자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거 같다.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나 자신을 보면서 내 마음이 그리 부자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집을 위해 돈 들어갈 일들을 생각하면서 그때 그 돈이 마련이 안 될까봐 초조해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사실 그때가 다가오면 어떻게든 그 일이 해결이 될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부족함에 대한 불안을 버리지 못한다. 내가 부족해도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인 줄 알았었는데, 가만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니 그건 그저 착각이었을 뿐이다.


물론 부족함이 나 자신을 성장시켰기에 빈곤했었던 지난 시절에 감사를 하지만, 부족함에 만족하면서 살았던 적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부족한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풍요로운 것이 더 좋다.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생활 습관이 풍요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게으르지 않고 긍정적이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다.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징기스칸이 되었다.”라고 징기스칸은 말했다.


풍요도 나 자신을 극복해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껏 내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적이 얼마나 되는가? 과반 수 이상이 이기지 못했으며, 중요한 일들에 있어서는 더 이기지 못한 것들이 많다.


머니트리를 보면서 내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울 때 즐거워하는 물질적인 존재임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물질적인 풍요를 제대로 즐기면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내 재능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겠다.


내 마음이 내 자신감의 적이 되는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때마다 난 적의 꼬임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했었으며, 빠져나올 때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이제부터는 빨리 나 자신을 찾으리라.


머니트리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우리 가족들에게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을 시작하려 준비들을 하고 있다. 방 인테리어와 가구 배치도 바꾸면서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막내 방을 바꾸다가 2년 전에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었던 인형을 찾았다. 못난이 인형이었지만, 막내가 무척 아끼고 예뻐했던 인형이었다. 그 인형을 찾고 나서 온 가족이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머니 트리를 집에 사 준 막내에게 집이 선물을 준 거 같다.


머니트리가 우리 가족에게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머니트리가 튼실하게 자라면서, 자신의 꿈을 확실히 모르는 막내에게 꿈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사실이 나는 가장 기쁘다.


아주 작은 식물 하나가 우리 가족에게 변화를 주고 희망을 안겨준 것처럼, 자연이 주는 사랑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무한하고 아름답다. 


“머니트리야, 고마워!”



꿈은 꼭 이뤄진다

댓글 0 | 조회 1,055 | 2022.07.13
꿈은 꼭 이뤄진다. - 이 비밀을 알고만 있다면유은이의 돌잔치는 오미클론 때문에 많은 차질이 생겼다. 세 모녀가 오클랜드로 가는 도중 만년설이 눈앞에 펼쳐져있는 … 더보기

여행이 주는 기쁨

댓글 0 | 조회 947 | 2022.06.29
바람이 사납게 불어도 비만 오지 않으면 강가로 여행을 떠난다. 겨울비로 불어난 흙탕물이 거세게 흘러가지만, 그 소리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요즘 나는 … 더보기

내 사랑 파미

댓글 0 | 조회 983 | 2022.06.14
오월을 어찌 보냈는지 기억도 없는데 6월이 한 주를 훌쩍 넘어버려 열흘이라는 시간을 삼켜버렸다.어제부터 무섭게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과 번개까지 동원이 되어 한… 더보기

나의 해방일지

댓글 0 | 조회 1,169 | 2022.05.25
비가 온다. 가을을 미처 즐기기도 전에 겨울이 온 거 같다.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고즈넉한 겨울의 운치를 맛보고 있다. 삶에 대한, 계절에 대한 해방감이 온 몸을… 더보기

복중의 복이 늦복이리라

댓글 0 | 조회 1,120 | 2022.05.11
파미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갈수록 파미 날씨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파미 생활에 익숙해져서 모든 것이 다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꼭 … 더보기

고구마 꽃이 피었습니다

댓글 0 | 조회 1,070 | 2022.04.27
몇 달 전에 고구마 한 개를 땅에 심었는데, 그 고구마에서 제법 많은 줄기가 자라났다. 도시에서만 살았기에, 텃밭을 가꿀 줄도 모르고, 진득하니 식물을 잘 가꿀 … 더보기

광기와 어리석음

댓글 0 | 조회 936 | 2022.04.13
엊저녁에 한국에 사는 언니와 오랫동안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 자정을 넘겨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오직 그림을 그리고 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 살아왔던 나의 큰 자… 더보기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

댓글 0 | 조회 1,057 | 2022.03.23
푸르른 하늘부터 반겨 준 웰링턴 여행길. 그날은 무척 행복했다. 대선 투표를 마치고 한인 마트에 들려서 파미에서 살 수 없는 물품들을 사고, 해변 가의 멋진 레스… 더보기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

댓글 0 | 조회 1,613 | 2022.02.23
얼마 전에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대선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언니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누가 되든 나라는 망하지 … 더보기

하느님의 자유의지를 커닝했다

댓글 0 | 조회 987 | 2022.02.10
음력 설날에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했다. 얼마 전의 통화와 달리 아버지께서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셨다. 한참을 아버지의 기억을 위해 애를 썼는데… 더보기

줄이고 또 줄여야

댓글 0 | 조회 1,346 | 2022.01.27
오늘 저녁에 손님들을 초대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들을 만나면 내 입 꼬리는 자연스레 올라가고 엉터리 영어지만 창피함을 모르고 함께 떠들게 된다. 그들… 더보기

아가의 웃음소리

댓글 0 | 조회 983 | 2022.01.12
까르르르~~ 유은이의 웃음소리가 우리 집 전체에 울려 펴졌다. 유은이는 둘째 딸이 작년 6월 말에 낳은 아기이다. 코비드가 잠시 종식이 되었을 시기에 태어난 덕분… 더보기

화살 보다 더 빠르게 흘러간 2021년

댓글 0 | 조회 899 | 2021.12.22
한 해도 훌쩍 지나 벌써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한 한 해였는데, 그 중 가장 특별했던 일은 손녀를 본 일이다. 코로나 팬… 더보기

지옥의 끝

댓글 0 | 조회 1,047 | 2021.12.08
우리의 삶이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내 의지에 의하여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죽음마저도 내 의지대로 맞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 인간들은 초자연적인 상… 더보기

크로스오버 인생

댓글 0 | 조회 1,109 | 2021.11.23
큰애가 UCOL Whanganui에서 디자인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유쾌한 도깨비’ 프로젝트를 연말 전시회에 출품하게 되었다.‘유쾌한 도깨비’ 프로젝트는 … 더보기

오징어게임 티셔츠

댓글 0 | 조회 1,265 | 2021.11.09
요즘 나는 ‘오징어게임’ 명함의 로고(○△□)와 오징어게임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 시중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닌 디자이너인 친구가 만들어 준 티셔… 더보기

사과 중에 가장 맛있는 사과

댓글 0 | 조회 2,064 | 2021.10.28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형부는 여러 개의 사과가 있다면 그 중 가장 맛있는 사과부터 먹으라고 했다. 아깝다는 생각에 맛없는 것부터 먹다 보면 결국 맛있는 사과는 못… 더보기

코비드도 내 꿈을 막지 못한다

댓글 0 | 조회 1,088 | 2021.10.13
요즘 내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코비드로 인하여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안의 행복을 빼앗아 갈 능력은 없다.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더보기

10년 후 지금의 세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댓글 0 | 조회 1,494 | 2021.08.24
겨울비가 무겁게 쏟아지는 화요일 저녁에 닭볶음탕 하나로 우리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오붓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이 유리 창문을 때리건 말건 온기… 더보기

Re - Story Studio

댓글 0 | 조회 735 | 2021.08.10
한 달 만에 집에 와보니, 그동안 우리 집 텃밭의 채소들은 쑥쑥 많이도 자라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 잘 보살펴 준 흔적이 그대로 보여 기분이 좋았다.거실에 있는… 더보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댓글 0 | 조회 1,188 | 2021.07.28
둘째 산바라지를 위해 오클랜드에 온 덕분에 오클랜드의 유명한 명소들을 관광하게 되었다. 코리아 포스트 편집장과 사돈들 덕분에 제대로 오클랜드를 여행하게 되었으며,… 더보기

늦게 피는 꽃나무의 신화

댓글 0 | 조회 927 | 2021.07.14
기다렸던 손녀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났다. 다행히도 내가 오클랜드에 도착한 이후에 출산을 했고, 딸과 손녀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 내 곁에 있다. 이미 딸 바보가 … 더보기

사람이 재산이다

댓글 0 | 조회 1,040 | 2021.06.23
고구마 잎줄기가 아이비처럼 장식하고 있는 부엌 창문 너머로 가는 겨울 빗줄기가 사선을 그으면서 지나간다. 남편은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고 … 더보기

돈이 따라오는 외모가 있다

댓글 0 | 조회 1,942 | 2021.06.10
요즘 나는 옷들부터 음식들까지 옛 것을 즐기고 있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먹고, 추억의 옷들을 꺼내어 손질하여 입고, 빈티지 구제 명품 옷과 신발들을 사… 더보기
Now

현재 머니트리 덕분에 부자 되겠네

댓글 0 | 조회 1,542 | 2021.05.25
2021년 신년 꽃꽂이를 하러 꽃집을 돌았었는데, 코로나 영향인지 꽃집에 쓸 만한 꽃들이 없었다. 파미에서 가장 꽃꽂이하기 좋은 소재들이 많은 꽃집은 아예 문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