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공화국, 대한민국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분노공화국, 대한민국

0 개 2,022 이정현

6ce27832bb6550ba1bc024945070c6dd_1620695063_8112.png
 

미국, 호주 등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교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뉴스를 매일 접하고 있다. 이번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볼티모어에서 주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인 자매가 벽돌을 들고 침입한 남성에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시아계 노인 2명이 대낮에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들을 마주할 때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분노로 가득차 있는지 알 수 있다. 현대인들은 기본적으로 화가 나 있는 것 같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분노”는 최근 한국 사회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자신의 늦은 귀가에 대해 잔소리하는 누나를 살해한 사건, 지나가던 행인에게 천 원을 달라고 구걸했는데 이를 거절당하자 흉기를 휘둘러 처음 본 사람을 살해한 사건, 자신이 게임을 할 때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기를 살해한 사건,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원아를 폭행한 사건, 이 모든 살인 사건이 이번 주에만 벌어진 일이다. 한국도 점점 흉기를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돼 간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까지 서로가 서로를 싫어했었을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이에 따른 신조어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꼰대 기질을 가진 나이 많은 어르신을 싫어한다는 뜻의 “실버혐오”, 아이를 키우는 무개념 엄마들을 가리키는 “맘충( ‘엄마’를 뜻하는 영어 Mom에 벌레 충(蟲)을 더해 버러지 같은 엄마라는 뜻)”, 한국 남성들을 비하하는 “한남충”, 주제에 맞지 않는 사치를 즐기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된장녀” 등 분노에 찬 한국인들은 세대 간, 젠더 간의 갈등으로 편을 갈라 서로를 헐뜯고 비방한다. 최근에는 “여자도 징병 대상에 포함해 달라”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20대 남녀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같은 한국인의 상태와 오늘날의 세태를 반영한 영화와 드라마들도 쏟아진다.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고공행진 하는 요즘 드라마 “빈센조” “펜트하우스” “모범택시” “미스 몬테크리스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등장인물들이 모두 서로에게 분노해 복수를 하는 내용을 다룬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복수의 과정이 잔인하게 묘사될수록,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더 독하게 연출될수록 시청률은 폭발한다. 한국의 미와 맛을 담았던 “대장금”과 같은 시대극은 방송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고, 예스러움과 용맹스러움을 담은 정통 사극도 어느 순간부터 방영되지 않는다. 연인끼리 달달한 사랑을 속삭이는 멜로물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전단을 뿌렸다는 이유로 모욕죄로 국민을 고소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것을 보면서 분노는 성별, 나이, 지위에 상관없이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뉴질랜드에서 처음 한국에 나왔을 때와는 또 다른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며 나도 모르게 가끔 스티브 원더의 유명한 가사말 “in it, but not of it(그 곳에 있지만 그 곳에 속하지는 않는다)”을 중얼거린다.

수능 D-day 90일

댓글 0 | 조회 925 | 2021.08.25
한국 수능 문화에 대한 글을 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거 같은데 올해 수능이 이제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말 세월이 쏜살같이 흐른다. 코로나19에 평범한 일… 더보기

결국, ‘절실함’

댓글 0 | 조회 1,303 | 2021.08.10
요즘은 어딜 가나, 누구를 만나나 모두 올림픽 얘기뿐이다. 나 역시도 밤마다 감자칩과 맥주를 끼고 텔레비전 앞에서 올림픽을 관전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그리고 다음… 더보기

‘호의’라 쓰고 ‘오지랖’이라 읽는다

댓글 0 | 조회 1,085 | 2021.07.28
속상한 일이 생겼다. 영어를 가르치고 있던 남매의 어머니와 작은(?) 마찰이 생겨 수업을 중단하고 환불을 해준 것. 시작의 발단은 어머니가 내게 다른 학생을 소개… 더보기

나의 심장은 코리아로 벅차 오른다

댓글 0 | 조회 1,011 | 2021.07.13
코로나19 탓에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보지 못한 친구 녀석이 약속도 없이 잠시 들르겠다는 문자 한 통만 보내놓고는 갑자기 우리 동네를 찾았다. “무슨 일이 있구… 더보기

오지랖 대마왕

댓글 0 | 조회 1,417 | 2021.06.23
한국 사람들이 보는 외국인 혹은 이민자들에 대한 이미지는 “개인 성향이 무척 강하다”는 거다. 소속감을 답답해하고, 개인사 등의 사적 이야기는 부담스러워한다. 아… 더보기

If...

댓글 0 | 조회 1,254 | 2021.06.10
내가 만일 또다시 한국을 떠나 살게 된다면 나는 한국의 무엇을 그리워할까?친하게 지내는 직장동료 한 명이 올 8월 남편과 한국을 떠나 해외로 이민을 가게 됐다. … 더보기

나이라는 굴레

댓글 0 | 조회 1,302 | 2021.05.26
한국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정현아, 엄마가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든지 몰랐어.” 뉴질랜드에서 열심히 일만 하느라 세월이 가는… 더보기
Now

현재 분노공화국, 대한민국

댓글 0 | 조회 2,023 | 2021.05.11
미국, 호주 등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종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교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뉴스를 매일 접하고 있다. 이번주도 예외는 아니다. … 더보기

강남, 그들만의 세상

댓글 0 | 조회 1,332 | 2021.04.29
“심수련 가방, 송혜교 시계, 전지현 반지...”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5억원에 달하는 연예인 아이템을 주저 없이 사들이는 이들이 있다. 한국의 강남 엄마… 더보기

코로나19 시대에 치러진 선거

댓글 0 | 조회 963 | 2021.04.14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도산 안창호 선생이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긴 말이다. 투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 더보기

한국인의 독특한 재테크

댓글 0 | 조회 2,030 | 2021.03.24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명품 사랑’은 매우 유명하다. 남들의 이목을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웃과 주변인물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한 데다, 여기에… 더보기

락다운 vs. 야근

댓글 0 | 조회 2,288 | 2021.03.10
친구를 통해 뉴질랜드는 또다시 락다운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이 락다운 기간에 집에서 한 요리 사진을 보내준다. 그 후에는 집에서 갇혀(… 더보기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댓글 0 | 조회 2,915 | 2021.02.24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마스크문화가 정착화됐고,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자리잡았으며, 음식점 및 상점은 시간제 운영을… 더보기

소중한 인연

댓글 0 | 조회 1,742 | 2021.02.11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딨겠냐만 나는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알게 돼 현재까지 이어 온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전생에 나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태… 더보기

댓글 0 | 조회 1,753 | 2021.01.28
공무원영어 모의고사 출제자로 일하면서 난 주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창의력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탓에 내가 겪은 경험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 더보기

한국이 느린 한 가지

댓글 0 | 조회 1,624 | 2021.01.12
지난 칼럼을 통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고,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느림의 미학을 지닌 뉴질랜드에서 살다 왔다면 한국의 이런 빨… 더보기

어머니들이 죄인인 나라

댓글 0 | 조회 1,327 | 2020.12.23
한국에서는 유독 남을 원망하지 말고 남 탓하지 말라는 교육을 강조한다. 종교의 가르침에서도 모든 문제에 항상 “내 탓이오”를 외치라 하고, 서점에 널리고 널린 자… 더보기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

댓글 0 | 조회 2,691 | 2020.12.09
각 나라마다 그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있다. 오래전 뉴질랜드 생활을 막 시작했을 당시 내 눈을 사로잡았던 뉴질랜드의 진풍경은 차량 통행이 잦은 사거리에… 더보기

영어에는 없는 한국어

댓글 0 | 조회 2,065 | 2020.11.25
주변에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 영어 자격증을 준비하는 직장동료들,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다 보니 “00는 영어로 뭐라고 해요?” “00는 영어로 어떻… 더보기

한국 거주 외국인

댓글 0 | 조회 2,718 | 2020.11.11
올해의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이 250만 명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2007년 8월 100만 명, 2016년 6월 200만 명을 각각 돌파한 데 이어 … 더보기

열띤 토론

댓글 0 | 조회 1,353 | 2020.10.29
요즘 들어 부쩍 언니와 조카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한국에 계속 사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나을지… 더보기

그 어느 때보다 핫한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3,082 | 2020.10.14
“친정이 잘 살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속담인지 격언인지, 아니면 그냥 옛날부터 구전돼 온 말인지 그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살면서 심심찮게 들어본 표현이다.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만나고 온 사람들

댓글 0 | 조회 3,054 | 2020.09.23
매년 뉴질랜드에 가면 처음 만나는 한국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각보다 많다.그다지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데 나이가 들면서 특유의 오지랖(?)이 생긴 탓인지 시티를 … 더보기

To Stay Sane Inside Insanity

댓글 0 | 조회 1,529 | 2020.09.08
“Stay sane inside insanity(비정상 속에서 정상으로 살라).”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영국 영화 속 대사였다. 오늘 문득 이 대사가 떠올랐다… 더보기

어른이 돼서 본 뉴질랜드의 삶

댓글 0 | 조회 3,493 | 2020.08.26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나는 뉴질랜드에서의 학교생활을 참 좋아했다. 물론 초반에는 누가 말만 시키면 “pardon?”만 백만 번 외쳐야 했던 언어의 장벽이나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