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자! 날자! 날자꾸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날자! 날자! 날자꾸나!!!

0 개 1,001 김지향

치매가 온 아버지는 요양원에 들어가셨다. 당신께서 치매란 사실을 전혀 모르시는 아버지께서는 요양원에서 청일점으로 호강을 단단히 하신다고 들었다. 


나는 매주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나누면서 아버지의 근황을 듣고 있다. 늘 아버지의 목소리는 밝고 경쾌하시다. 치매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나와 대화를 나누실 때 아주 정상적이며 양호하시다.


손자들의 근황에 대해서 항상 물어 보시고, 내가 알려 준 소식은 전혀 잊어버리시지 않으신다. 그런데 치매라고 하신다. 동생 말로는 아버지와 한 시간 정도 함께 지내다 보면 아버지가 치매라는 걸 알 수 있다고 한다.  50도 안 된 나이에 과부가 된 홀어머니와 6명의 동생들, 그리고 6남매 자식들의 가장 노릇을 하면서 살아오셨으니, 정신력이 남다른 분이시다. 그래서인지 치매인데도 불구하고 증손자들의 근황까지도 일일이 다 기억하고 계신다. 중증 치매라던데...... 


치매의 종류가 다양한가 보다. 아무튼 아버지는 예쁜 치매에 걸리신 거 같다.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아버지만의 세상에서 살고 계시지만, 평소 몸에 밴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긍정적인 사고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 덕분에 요양원 생활이 아버지껜 천국과도 같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으시고, 전화통화가 끝나면 전화를 연결시켜준 직원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신다. 보이지 않지만,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말씀하시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늘 행복의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시는 아버지를 상상할 때마다 아버지께 감사가 절로 나오면서도 너무 오래 사시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93세이신 아버지. 이렇게 좋으실 때 편안하게 가시면 좋겠다.


아버지가 나에게 아주 커다란 유산을 남겨 주셨다. 바로 행복의 날개를 달아주신 거다. 아버지가 달고 계신 독수리 날개와도 같은 거대한 날개는 아닐지라도 나에게 적당한 예쁜 날개를 달아주셨다.


나는 그 날개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처럼 나도 날개를 달고 날아다니니 그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오십견으로 굳어 있었던 팔은 카이로와 한의사 덕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양쪽 어깨에 날개까지 달았으니, 남은여생을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둘째 산바라지 하는 것을 포기할 뻔 했었는데,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무리 없이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만 해주면 될 거 같다. 이 일 또한 즐거운 놀이가 아니겠는가? 어려서 소꿉놀이를 했었던 것처럼 서로 오순도순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한동안 손에서 놓았었던 일들도 다시 시작하려 준비하고 있다. 내 안에 누워있었던 열정이 다시금 일어나고 있다. 움직이기 귀찮았었던 몸이 스스로 움직이려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이 모두가 나 혼자 해낸 일은 아니다.


내 틀어진 몸과 마음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나를 도와주고 인정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재즈 음악과 더불어 사찰에서 피우는 향내가 실내에 은은하게 퍼졌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난 힐링의 공간에서 나는 마음껏 창작의 즐거움을 맛보았다. 


젊어서 설치 미술가의 작업실에 방문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녀의 나이는 지금의 내 나이였다. 촛불과 향과 음악이 있는 작업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작업하는 그녀를 보면서 나 또한 그녀처럼 늙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이 현실이 될 줄이야. 


늦복이 터졌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기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964f572996683fcb69061bfa4f3abc1_1616548927_7831.jpg
 

나를 아티스트라고 불러주는 사람들. 그저 작은 내 꽃꽂이 사진 하나만 보고 ‘어메이징 아티스트’라고 말하면서 나와의 조우를 기대하고 계시는 분. 자신의 집에서 직접 꽃을 따다가 선물한 멋진 아티스트. 


갑자기 나는 아티스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그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콜라보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생애 중 가장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로 여겨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동양의 침봉 꽃꽂이를 뉴질랜드에 전수하고 싶었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 꿈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 15년 전에 내 수강생들과 꽃꽂이 전시회를 시립도서관에서 열었지만, 그것은 단지 한국 꽃꽂이를 선보였던 것으로 그쳤다.


그 전시회는 성황리에 끝을 맺었고 매년마다 그곳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 엮어갈 기력이 내게는 없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키위들을 상대로 꽃꽂이를 시작하려 한다.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어서 물심양면으로 전혀 부담감이 없다. 앞으로 나는 매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뉴질랜드에서의 삶 20년 전체가 이 날을 위한 엑기스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낯 뜨거웠던 일들과 헛발질과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꾸역꾸역 버티며 살았는데, 그 모든 것들이 누에고치 속의 엑기스처럼 내 성장에 꼭 필요한 일들이었다. 그 어떤 순간도 나에게 최상의 순간이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나는 항상 날고 싶었다. 


작가이자 조각가이며 운동가인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을 읽으면서 애벌레 산을 오르는 삶은 살지 말자고 생각했었다. 소녀시절의 그 생각이 이제껏 내 무의식 전체를 지배해왔었던 거 같다. 


어느 듯 나는 고치를 뚫고 나왔다. 부드러운 바람의 숨결이 내 젖은 날개를 말려주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 그래서 말도 글도 나오지가 않는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에 온 몸이 떨려올 뿐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댓글 0 | 조회 516 | 2024.02.14
아침에 요란한 노크소리가 났다. 대충 짐작했듯이 소포들이 와 있었다. 국내에서 온 소포도 있었고, 한국에서 온 소포도 있었다. 한국에서 온 소포는 내가 기대하는 … 더보기

청룡의 기상으로 카이로스를 잡자

댓글 0 | 조회 265 | 2024.01.31
2024년 1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벌써 2월이 내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지 않은가! 기대 되는 2월이지만, 2월 또한 빨리 뛰어갈 것이며, 한 해 또한 초스피드… 더보기

이상한 용기로 청룡열차를 타고

댓글 0 | 조회 500 | 2024.01.17
60을 넘어서고 나서부터 내 지능은 머리카락처럼 점점 더 하얘져만 간다. 이런 나에게 대놓고 무식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농담 섞인 말이겠지만, 사실이 그러하… 더보기

이래저래 다 축복이다

댓글 0 | 조회 1,117 | 2023.08.23
유은이의 남동생이 태어났다. 출산 예정일보다 일주일 늦게 태어난 아기. 새카맣고 긴 머리카락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 아빠를 꼭 빼다 박은 모습이다. 사위의 꿈… 더보기

끌어당긴 2030년

댓글 0 | 조회 897 | 2023.08.09
월드엑스포가 2030년에 부산에서 열린다. 월드엑스포가 개최되면 세계의 인적·물적 자원의 교류가 엑스포 개최지로 향하면서, 개최국의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한다.월… 더보기

먹을 복도 자랑해야 하나?

댓글 0 | 조회 1,277 | 2023.07.26
동생이 집에 간 후 나는 몸살을 앓았다. 올 한 해의 반을 여행으로 다 보냈으니 몸살이 안 나고 배길 수 있었을까? 어제부터 몸이 조금 괜찮아지고 있음을 느꼈으나… 더보기

아름다운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행

댓글 0 | 조회 1,202 | 2023.07.12
지난 주 토요일 저녁부터 시작 된 웰링턴여행은 오클랜드에서 파미까지 기차여행 연장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너무나도 편안하고 아름다웠고 즐거우면서도 뿌듯한 여행이었… 더보기

복이 복을 낳는구나!

댓글 0 | 조회 903 | 2023.06.28
올 한 해는 여행의 한 해가 될 거 같다. 2월 중순부터 시작한 여행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10월 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상태이다. 지금 잠시 집에 돌아왔… 더보기

못할 것도 없지!

댓글 0 | 조회 596 | 2023.06.14
지금 나는 타카푸나 비치에서 글을 적고 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볼을 어루만지고, 건물 위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따스한 햇살을 뿜어대고 있다.… 더보기

빚지지 말고 빛이 되어 살자

댓글 0 | 조회 1,264 | 2023.05.24
오클랜드에 온 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빛과 같은 속도로 지나갔지만, 무지개를 타고 논 기분이다. 첫 한 주는 둘째네 집에서 지냈고, 그 다음 주부터는 동생 집… 더보기

1% 부자의 법칙

댓글 0 | 조회 1,554 | 2023.05.10
올 한 해는 첫 달부터 여행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오클랜드 파미를 오가면서 지내면서 내 건강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끼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더보기

버킷 리스트

댓글 0 | 조회 782 | 2023.04.26
4월 9일은 아버지의 49재 날이다. 한국에 갈 수 없는 우리 가족은 그저 향 하나만 켜 각자 정성스레 절을 하면서 하직 인사를 했다.우리 가족의 우산이 되어주셨… 더보기

환골탈태

댓글 0 | 조회 931 | 2023.04.11
석 달이 다 되어가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갑자기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시작으로 예정에도 없었던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아버지는 내… 더보기

미친 2023년! 축복으로 시작한다!

댓글 0 | 조회 972 | 2023.01.17
갑자기 격한 폭풍이 다가왔다. 빛나는 황금빛의 바람을 몰고 온 폭풍이 내 온 몸의 세포 곳곳으로 파고든다. 황금의 물결이 출렁이는 세상이 나를 감싸 안고 춤을 추… 더보기

우주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댓글 0 | 조회 923 | 2022.12.20
나는 매일 우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주는 나에게 선물을 보낸다. 내게 꼭 필요한 것을 물건으로든 돈으로든 마음으로든 성의표시를 꼭 한다. 우주… 더보기

GOLD 인생

댓글 0 | 조회 1,442 | 2022.12.07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황금시대인가? 황금 카드를 준다고 하니 말이다. 오는 크리스마스 날이 D-day이다. 그런데 영 기력이 없다. 기력이 넘쳐나야 황금시대를… 더보기

고독이 주는 선물

댓글 0 | 조회 1,059 | 2022.11.22
이달 초에 한국에서 오클랜드로 이사 온 동생이 한국 화장품을 보내 왔다. 그 화장품들 중에는 지인에게 선물할 화장품도 있었다. 동생 심부름도 할 겸 오클랜드에서 … 더보기

붉은 피와 파란 피

댓글 0 | 조회 855 | 2022.11.08
두통이 심하다.잠도 잘 못 잔다.목도 뻐근하고 아프다.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다.10월 29일에 일어난 참사.할로인 축제가 죽음의 파티가 되었다.처참하게 죽은 … 더보기

시계 거꾸로 돌리기

댓글 0 | 조회 808 | 2022.10.26
작년에 심은 벚나무와 단풍나무가 봄을 맞이하면서 내 마음을 화사하게 해주었다. 벚나무는 두 그루를 심었다. 한 나무는 가지가 하늘로 뻗는 것으로 내 방에서 정면으… 더보기

너무나도 완벽했던 하루

댓글 0 | 조회 846 | 2022.10.12
우리 집에 3년 넘게 함께 살고 있는 메시 대학 학생이 있다. 싱가폴에서 유학을 온 학생인데, 수의학 공부를 한다.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의 그는 매너도 좋다. 방… 더보기

인생은 苦. 그래도 웃으며 go~ go~

댓글 0 | 조회 862 | 2022.09.28
돌 지난 지 두 달이 된 유은이가 일어서서 첫걸음을 떼었다. 카톡으로 보내 온 비디오에서 유은이의 환희가 보여 나도 덩달아 박수를 쳤다. 몇 달 전부터 유치원에 … 더보기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댓글 0 | 조회 1,104 | 2022.09.14
페로의 나이는 15살이다. 고양이의 나이로 친다면 80은 족히 넘고도 남았을 것이다. 구미호 저리가라 할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는다. 어디 사람들뿐인가? … 더보기

풍요로워지는 수레바퀴

댓글 0 | 조회 775 | 2022.08.24
봄이 생각보다 빨리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정원에 소담하게 올라온 머위들이 살며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진정 봄이 온 것일까? 파미에서 20여년을 봄을 맞이했었지… 더보기

메타버스 무임승차

댓글 0 | 조회 1,378 | 2022.08.10
점점 더 단순해지다 못해 조금 전에 읽은 글도 금방 잊어버리는 요즘의 나. 머리카락이 남보다 빠르게 백발이 되어 버리더니 머릿속도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늙어가고 … 더보기

작은 거인들

댓글 0 | 조회 1,008 | 2022.07.27
유치원에 들어간 유은이는 장염도 걸려보고 감기도 걸려 보고 유치원에서 유행하는 병은 다 걸려 가면서 생활을 한다. 이번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세기관지염도 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