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 To sir with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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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75] To sir with love

0 개 3,057 KoreaTimes
  작년 말 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처음 선생님을 만난지도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아버지가 전자 오르간 공장을 차리는 바람에 우리 가족은 내가 중 3때 서울 근교 도시로 내려갔고, 나는 6.25 피난 시절부터 할머니, 아버지와 인연이 깊었던 집 근처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은희 선생님은 그 때 중등부 교사였고, 고등부까지 우리를 데리고 올라가며 지도해 주셨다. 삶에 대해 눈뜨며 절망하고 방황하던 그 시절, 선생님은 방과 후 선생님 집 앞에까지 찾아가 세상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던 나의 말을 다 들어 주셨다. 내 속에 소용돌이 치던 삶에 대한 그 질풍 노도의 격정을 쓰다듬어 주셨다. 지금도 내 서가에 꽂혀 있는 책 'The Giving Tree by Shel Silverstein(아낌없이 주는 나무)' 내용을 말씀해 주신 것은 중 3때 선생님의 주일날 중 등부 성경공부 시간이었다. 세상에는 도스또예프스키의 소설 '까라마조프 형제들'에 나오는 표도르나 드미뜨리 까라마조프 같은 인생뿐만 아니라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삶의 모습도 존재할 수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었다. 선생님이 내 가슴속에 심어 주었던 어린 묘목이 내 가슴 속 토양이 척박해서였는지 30여 년이 지난 이제야 조금씩 뿌리내리려 하고 있다.

  그 선생님이 선생님의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식구와 함께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여동생 집을 방문한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과 주변 식구들 10명을 모두 초대했다. 이틀 전부터 아내와 나는 집안 청소도 하고 음식 준비도 했다. 환한 미소를 짓는 선생님 식구들과 식탁에 마주 앉고 보니 여전히 나는 다 못 갚은 빚이 많은 선생님의 제자였다.

  서울 종로에 있는 중학교에서 2년 동안 근무하다가 다른 고등학교로 직장을 옮기고 5년 후 제자 3명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 중 한 명은 중 2때 내가 담임을 맡았던 반의 부반장 학생이었다. 나는 현직 중 고등학교 교사로 10년 간 근무하는 동안 공부 못하는 학생들을 가능하면 야단을 치지 않았다.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큰 변동이 없는 한, 사회에 나가서도 은희경 작가의 소설 '마이너 리그'의 조국이나 두환이처럼 주변부로 밀려 나는 서러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 한국 사회의 게임의 범칙인데, 나까지 그 게임에 동참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등생이나 반장이나 부반장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나의 벌은 혹독 했다. 역시 큰 변동이 없으면 그 아이들은 '메이저 리거'의 삶을 살 텐데, 메이저 리거는 그에 합당한 자격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부반장 한성이는 듬직하게 잘 생기고 공부도 잘했고 성격도 참 좋았지만 나이에 비해 숙성했기 때문에 일탈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가끔 보였다. 어느 날 나에게 정확히 그 모습이 보였기에 눈물 날 정도로 혼을 냈고 이른바 메이저 리거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훈련이라고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 날 메이저 리그에 들어가 집에 찾아왔던 한성이는 "선생님, 그 때 감사했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고, 나는 그런 한성이가 고맙고 반가왔다. 지금도 어디선가 훌륭한 일을 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작년 초에 코리아 타임즈에서 집으로 연락이 왔다. 코리아 타임즈 인터넷 게시판에 아내와 나를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 실렸기에 우리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고 했다. 궁금해서 게시판으로 직접 들어가자 "저는 김 재석, 한 상영 선생님께 10여 년 전 강남 학원에서 배웠던 제자 박우현입니다. 선생님들을 뵙고 싶어 찾고 있다가 뉴질랜드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연락처를 아시는 분은 저에게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 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어떤 교민분은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 주시기도 했다. 반가운 이름 우현이였다. 우현이는 아내와 내가 강남 반포 신한학원과 오성학원에서 가르쳤던 제자였다. 1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우현이와 우현이 누나의 이름과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가 보고 싶어 학원가를 수소문 하다가 찾을 길이 없자, 인터넷 검색창에 우리 이름을 올리며 찾다가 네이버에서 우리가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즈에 칼럼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는 우현이의 이 메일을 받고서는 우현이의 대단한 추격력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한국 최고의 메이저 대학을 졸업하고 미군 부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미국에 있는 로스쿨로 갈 영어 공부를 하다가 우리가 보고 싶었단다. 작년 말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꼭 연락해서 한 번 만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안하게도 바빠서 한국에 갈 수가 없어 약속을 못 지켰다. 그랬더니 "선생님들 만나러 제가 뉴질랜드로 갈까요?"라고 한다.

  지금도 궁금하다. 우리의 어떤 부분이 우현이로 하여금 학교 선생님도 아니고 학원에서 만난 우리를 10년이 지났어도 기억하고 보고 싶게 만들었는지. 우현이 가슴에 어떤 묘목을 우리가 심어 주었는지. 30여 년 전 은희 선생님이 나에게 베풀어 주었던 가르침의 고마움을 나의 제자들에게 얼마만큼이나 되돌려 주고 살고 있는지 별이 빛나는 뉴질랜드 하늘에게 다시 한 번 물어 본다. 고 1 예비 시절 극장에서 보았던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에서 루루가 불렀던 노래가 뉴질랜드의 달빛을 타고 한국의 밤하늘까지 메아리 친다. To sir with love.(선생님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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