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어느 시장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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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먼 나라 어느 시장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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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 있는 말과 글, 입고 먹고 사는 것이 전혀 다른 어느 도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다함께 잘 사는 내 고장, 다함께 잘 사는 우리나라를 넘어 다함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뜻밖에도 전 세계의 재앙인 바이러스가 창궐하니 온 세상이 손바닥만 한 마스크에 의지하고 원시적인 거리두기로 살아야하는 딱하고 고통스런 나날에도 봄이 기지개를 켜는 2월이다. 


미국 서부의 황무지와 산악으로 된 지역, 겨울이면 폭설에 파묻히기도 하는, 1만년 쯤 전에는 바다였다가 솟아올라 로키 산맥의 기슭이 된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에는 말 그대로 바다 같은 소금호수가 있다. 뒷산에 눈이 많아 2002년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건조해서 사막 같은 황무지를 적시고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물은 겨우내 내린 눈이 사시사철 서서히 녹은 눈물 같은 ‘눈’ 물이다. 그 물이 생명수다. 


1847년은 몰몬교도가 유타에 정착한 해이며. 1896년은 유타가 45번째로 미합중국의 한 주가 된 해이다. 조선말의 혼란기, 폭정에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자 청군의 원병에 맞서 일본군이 들어와 청일전쟁이 일어났고 패한 청나라와 조선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의 길로 빠져드는 그때에 솔트레이크 시는 과학적인 토목 건설공사로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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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멘덴홀(Erin Mendenhall) 솔트레이크 시장이 1월 26일, 화요일 밤, 코로나-19 때문에 죽은 사람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한 시정연설은 방송과 유투브 등으로 36분간 생중계되었고 그 동영상은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시장은 시 정부를 “더 민첩하고 효율적이며 응집력 있게” 만들기 위해 시에 “혁신과”를 신설하고 통합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현하여 도시 전체에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정책을 구축하려고 한단다. 기업들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을 시 정부에 도입하는 것이다.


Salt Lake City를 “Tech Lake City”로 만들겠단다. 이미 또 하나의 실리콘밸리가 된 이곳에 새로운 회사를 유치할 뿐만 아니라 지역 기업가들이 신규 사업을 시작하도록 돕고 젊은이들의 창업을 장려·지원한단다. 일자리가 답이다. 시에서 임대기금을 확보해 서민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려고 준비한단다. 사정이 어려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도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폐단을 막아 개발로 밀려나는 주민이 없도록 하겠단다.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의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여건이 좋아지자 치솟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가 삶의 터전을 잃고 밀려나는 것을 당연하다고 볼 수 없어서 기금을 만들고 애를 쓰는 것이다. 또 자전거 도로와 공원을 더 개발하여 시민들이 운동과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며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한단다.


작년에 재택근무가 늘어 에너지 사용량이 거의 1% 감소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에도 재택근무를 늘리고 에너지 사용을 줄이도록 한단다. 솔트레이크 시는 주 4일, 40시간 근무를 한지 오래다. 4일 동안 매일 10시간 근무를 하고 3일을 쉰다. 시민들은 이를 알기에 그리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작년, 도심에 많은 나무를 심었는데 올해도 계속 심어 한여름의 더위를 식힐 것이라고 한다. 시의회에 2023년까지 모든 신규 도시 자금을 지원하는 건물에는 배기가스가 없도록 요구하는 조례를 제안할 것이라 한다. 또한 “녹색 인프라 및 환경에 대한 장벽 제거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에 투자할 것”을 목표로 하는 “부서간 지속가능한 인프라 운영위원회”를 가동할 것이라 한다. 


시장은 모든 시 부서의 지도자들에게 예산을 편성할 때 인종적, 경제적, 지리적인 불평등을 줄이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먹거리 지원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며 자치경찰인 경찰개혁을 지속하기 위해 경찰국장과 협의하고 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추진할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겠지만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곳이라서 유타 주 전역의 도시와 협력할 “노숙자 서비스 담당관”을 임명해서 연대하여 일하겠다고 한다. 노숙자뿐만 아니라 영세한 주민들이 거주할 집을 “작은 집”으로 많이 짓고 보증금을 지원하는 것을 추진한단다. 의식주가 중요한 것은 동서양이 다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시정 연설을 보면 투자자가 기업에 요구하는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의 개선)를 시에서 앞장서 실천하는 모습이다. 놀랍다. 어쩌면 이 무지막지한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우리가 환경을 함부로 다룬데 대한 보상(?)인지도 모른다. 지속 가능한 개발 대신에 함부로 파내고 퍼다 쓴 결과가 지구 온난화를 앞당겼고 어쩌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지도 모른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확연하고 그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것을 부정할 수 없지 않은가? 



솔트레이크 시는 겨울철에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지리상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공기가 이동하지 않고 정체하여 배기가스로 가득한 공기를 마셔야 했다. 이래서 환경문제에 더 애를 썼을 것이다. 시는 사회환경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한다. 범죄와 마약 없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 또한 놀랍다. 사람들이 일을 하면(실업자가 없으면) 범죄가 줄어든다. 그래선지 기업은 범죄율이 낮고 인력이 풍부한 이곳을 찾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따라 기업이 많은 곳을 찾아 든다. 선순환 구조다. 


팬데믹이 사는 방식을 상당히 바꾸었다. 정보통신기술을 몇 년 정도 앞당겼다는 증거도 있다. 디지털 전환은 자동화와 무인화 로봇화 등을 가속화시킨다. 결국에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리더가 일으키는 바람은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다 함께 오래도록 잘 살려면 정부와 기업, 또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할 일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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