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고통인 당신… 완벽, 승리, 주역 욕심을 버려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소통이 고통인 당신… 완벽, 승리, 주역 욕심을 버려라

0 개 1,541 명사칼럼

81dd749ca70bacb5c8dbade894283cb4_1611720323_7936.png
 

소통은 직장생활 내내 화두였다. 나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소통이 안 되는 조직에서는 불안하고 답답했다. 직장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소통 잘 되는 조직이 필요했다. 소통은 내게 공기와 같았다.

 

소통은 쉽지 않다. 왜 쉽지 않은가. 소통은 자기희생을 전제로 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고, 힘들게 얻은 지식과 정보를 베풀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상대를 배려하기까지 해야 한다. 생각의 무게중심을 내가 아닌 상대방으로 옮겨놓아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소통은 헌신도 요구한다. 소통이 결실을 보려면 행동으로 옮겨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일 소통만 외치고 바뀌는 건 없다. 그래서 소통은 어렵다. 나부터여야 해서 그렇다. 그런 점에서 소통의 다른 말은 고통인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떤 소통을 즐겨하는가


소통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다. 나는 듣기, 읽기만 하면서 50년을 살았다. 남의 말을 잘 듣고 남의 생각을 잘 읽었다. 학교나 직장 다닐 적엔 그러면 됐다. 잘 읽고 잘 들어, 잘 맞춰주면 인정받았다. 소통의 절반, 읽기와 듣기만 잘하면 됐다.

 

2014년부터 말하고 쓰기 시작했다. 강의를 하고 방송을 한다. 내 글을 쓰고 내 책을 쓴다. 해보니까 잘한다. 강의도, 방송도 잘한다. 심지어 진행도 잘한다. 책도 잘 팔린다. 소통의 나머지 절반, 말하기와 쓰기도 잘한다.

 

네 부류가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읽기와 듣기에 능하지만, 말하기와 쓰기에 약한 사람, 두 번째는 말하기, 쓰기는 잘하지만 읽기와 듣기에 서툰 사람,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둘 다 못하거나 둘 다 잘하는 사람이다. 대부분은 첫 번째와 두 번째다. 나도 직장생활 내내 첫 번째 부류였다. 말귀가 밝고 눈치가 빨랐다. 지금 돌이켜보니 찌질 했다. 읽기, 듣기를 잘하는 것이 뭐 그리 자랑이라고.

 

두 번째 부류, 그러니까 말하기와 쓰기는 잘하지만 읽기와 듣기에 게으른 유형은 사실 성립하기 어렵다. 읽기와 듣기에 게으른 사람이 말하기, 쓰기를 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부류는 자기 스스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다.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나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네 가지를 모두 잘하는(?) 네 번째다. 나 같은 부류는 흔치 않다.

 

나처럼 10년 넘게 읽기, 듣기만 하면서 스피치라이터 생활을 한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나같이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말하기와 쓰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도 많지 않다. 혜성처럼 나타났다고나 할까. 말하기와 쓰기에서 이룩한 나의 혁혁한 소통 성과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이 아니다. 말재주, 글재주를 타고나지 못했다. 노력으로 거둔 성과다. 그것도 가장 최신의 경험이다. 과거에 통했던 방식이 아니다. 지금 먹히는 소통 방법이다.


완벽은 백해무익, 시샘의 대상


나는 왜 사람들이 똑똑한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왜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서 나오려고 허우적거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사람은 완벽해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완벽은 시샘의 대상이다. 질투만 불러올 뿐이다. 백해무익이다.


하지만 남의 밑에서 일할 때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가진 것처럼 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나를 부리는 사람은 내 역량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60점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조직은 80점의 결과물을 요구한다. 그러면서 할 수 있냐고 묻는다. 할 수 있다고 하는 순간부터 나는 80점으로 보여야 한다. 내가 60점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밤을 새워 일한다. 20점의 차이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그다음 일이 주어진다. 조직에서는 ‘더, 더, 더, 더!’를 요구한다. 역량이 80점에 이르면 100점의 결과물을, 100점에 이르면 120점을 기대한다. 이것의 무한반복이 직장생활이다. 기대치와 실제역량과의 갭을 메우는 값이 월급이다.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하고 기대에 부응하면 일취월장한다.

 

나의 매력은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내게서 ‘똑 소리’ 나는 말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를 떠올리면 빙긋이 웃는다. 같잖게 여긴다. 그래서 편하게 말할 수 있다. 아니 편한 정도가 아니라 말을 즐길 수 있다.

 

기대치가 낮은 상태에서 말하는 일은 거리낌이 없다. 100점에서 시작하면 떨어질 일밖에 없지만, 바닥에서 출발하면 올라갈 일만 남는다. 못 따봤자 본전이요 따는 만큼 이익이다. 나는 따야한다는 부담이 없을 때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

 

나는 승승장구하지 않았다. 고교 입시에 떨어졌고 고등학교도 1년 꿇었다. 거기서 끝날 수 있었다. 이후는 덤이었다. 대우 다닐 때 사표를 두 번 냈다. 좋은 선배를 만나 대우가 문을 닫을 때까지 다닐 수 있었다. 그 이후 주어진 모든 건 기대하지 않은 선물이었다. 언제 끝나도 감사한 인생이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행운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시때때로 불끈불끈한다. 강의를 하고 방송에 나가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 그럴 때마다 욕심과 싸운다. 첫째, 욕심 부릴 틈을 주지 않는다. 방법은 말을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특별한 걸 찾으려 하지 않고 평범한 말로 시작한다. 할까 말까 망설이면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릴수록 욕심은 더 커지고 더 두려워지기 때문이다. 일단 운을 떼버리는 것, 그러니까 말하기를 시작하는 게 욕심을 다스리는 첫 번째 방법이다.

 

둘째, 남들은 내 말에 그다지 관심 없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그건 실제로도 그렇다. 적어도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관심이 없다. 설사 관심이 있다손 쳐도 사람마다 자신만의 표현방식이 있고, 그것들 사이에는 우열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방식대로 말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말을 잘할 필요는 없다. 누구는 우스갯소릴 잘하고 누구는 논리적으로 주장을 잘 펼치고, 누구는 감성적인 말을 잘한다. 또 누구는 비판적인 말을, 또 누구는 해학적인 말을 잘한다. 지적으로 해박한 사람도 있고, 정곡을 잘 찌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설명을 잘하는 사람,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다. 이 모든 말을 잘할 순 없다. 이 가운데 자신에게 맞고, 자신 있는 말 중심으로 하면 된다.

 

셋째, 이번 기회가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보여주려고 하지 않고 그중 몇 가지만 보여주겠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보여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보여줄 만큼만 보여주고 못 다 보여준 건 다음 기회에 보여주자고 마음먹는다.

 

무엇보다 지금 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몸이 건강하니, 살아있으니 가능한 일 아닌가. 더 이상 무엇을 더 욕심 부린단 말인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진 것보다 더 가진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자기 실력보다 더 실력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그건 욕심일 뿐 현실이 될 수 없다. 시험을 잘보고 싶다고 해서 잘 볼 순 없는 것 아닌가. 공부한 만큼 볼 수밖에 없다. 좋은 점수를 받고 싶으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다음 시험을 잘 볼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은 내 실력만큼 말하고 더 노력해서 다음에 말을 잘하려고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욕심은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욕심은 욕심대로 부리되 그에 맞춰 자기 수준을 높이면 된다. 말을 잘하기 위해 많이 읽고 쓰고 듣는 걸 게을리 하지 않으면, 어느새 내 수준이 올라가고, 결국 욕심이었던 게 더 이상 욕심이 아니게 된다. 이렇게 자신을 갈고 닦는 것도 욕심을 이기는 방법이다. 나는 강의할 때마다 이전 강의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말을 한마디라도 추가하려고 한다. 그래서 강의 때마다 그 한마디만큼 성장한다. 욕심을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한다.

 

말로 남을 이기려 하면 지기 마련


말은 상대가 있다. 남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소통의 걸림돌이다. 남보다 말을 잘해야지, 남에게 지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문제다. 사람에게는 약자를 도우려는 마음, 측은지심이 있다. 잘난 사람, 이기는 사람보다는 못난 사람, 지는 사람 편에 서고 싶다. 거만해 보이기보다는 안쓰러워 보이는 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져주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길 수 있으면 이겨야 한다. 그러나 이기려는 욕심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적어도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그렇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 내가 이기면 누군가는 지게 되고, 진 사람과의 관계가 좋을 리 없다. 어쩌면 말로 지는 게 관계에서 이기는 길 아닐까 싶다.

 

남을 이기려고 말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 우선 말의 점유율이 높다. 말의 승부는 양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모른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남보다 말을 잘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짧게 할 수 있는 얘기를 엿가락처럼 길게 늘이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의식의 흐름대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한다. 군더더기와 중복이 많다. 한마디로 장황하다. 나쁜 사람은 아니다. 순진할 뿐이다.


또한 말로 남을 이기려는 사람은 모르는 것도 아는 체한다. 박학다식을 뽐낸다. 멋있게 말하려고 한다. 그럼으로써 느끼하다. 마치 조미료 많이 넣은 음식처럼.

 

남을 이기려는 사람은 부지불식간에 참견하고 충고한다. 의도는 나쁘지 않다.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래라저래라 끼어드는 것이다. 문제는 듣는 사람의 느낌이다. 듣는 사람이 ‘당신이 왜 내게 그런 소리를 해. 당신이 뭔데?’ 이런 반응이 나오면 주제넘은 것이다. 과도한 친절은 간섭이고 참견이다.

 


말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다. 주고받음이다. 거래를 통해 서로 원하는 것을 얻는 흥정이다. 이기려 말고 함께 성공하려고 해야 한다. 독식하려 말고 교환해야 한다. 이런 소통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다. 

▲ 상대 얘기를 겸손하게 듣는다. 

▲ 들은 다음 궁금한 것을 묻고, 납득되지 않는 부분에 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 자기주장을 할 때는 이유와 근거를 갖고 말한다. 

▲ 독선적이지 않고 다름을 인정한다. 

▲ 소수 의견도 존중한다. 

▲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이 있다. 

▲ 오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과오는 곧장 사과한다. 

▲ 반대만 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한다. 사실 이런 데 서툰 사람이 무조건 이기려고 든다.

 

나는 이기려고 할 때 늘 졌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내가 이기려는 사람은 나보다 잘난 사람이다. 승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임원 할 때도 그랬다. 아래 직원 중에 도드라지게 똑똑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보고한 문서는 고칠 게 없었다. 처음에는 그 친구가 고마웠다. 아래 직원을 잘 둬서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가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내가 이 친구보다 월급도 더 받고 더 좋은 대접을 받는데, 나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는 이 친구가 불편했다. 그러다 어느새 내가 이 친구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네가 그렇게 잘났어? 보자보자 하니까. 아주 기어오르네?’ 급기야 내 존재의미에 회의가 들 무렵, 이 친구를 다른 부서로 보냈다.

 

모든 불행은 비교에서 비롯된다. 이런 사실을 알고부턴 남과 견주지 않는다. 남을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과거와 비교한다. 그러면 늘 이전보다 나아진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내가 아는 나는 남들에게 보여 지는 것보다 낫다는 자부심이 있다. 나는 속으로 말한다. ‘나를 잘 모르는구먼. 내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형편없진 않거든?’


81dd749ca70bacb5c8dbade894283cb4_1611720507_8161.png
 

때론 조연이 주연보다 빛난다


누구나 인생의 무대에서 주인공을 꿈꾼다. 그러나 살다보면 알게 된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 그저 주인공의 등장에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나도 처음부터 조연이나 단역이 목표는 아니었다. 그런데 방송에 나가 말해보니까 주인공보다는 조연이나 감초 역할이 제격이다. 2인자나 넘버 3로서 한마디씩 거드는 역할을 잘한다. 방송이나 토론을 진행하는 역할은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거북하다. 간혹 진행을 하더라도 그 자리의 주인공을 빛내주는 역할이 내게 맞다.

 

살아온 이력 자체가 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리더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 늘 참모였고 비서였다. 누군가의 무엇이었지, 내가 누구로서 살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는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찾아서 하려고 했다.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다’고 했고, 하기 싫어도 ‘하기 싫다’고 하지 않았다. 비겁과 비굴 사이를 오갔다. 그럼으로써 누군가의 인정과 사랑을 구걸했다.

 

주인공이 되는 걸 포기하거나 양보하면 그때부터 소통이 수월해진다. 대화 자리나 회의, 토론하는 시간에 스스로 조연 역할을 자임해보라. 학교 다닐 적 부회장이나 부반장이 느끼는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말은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때 더 잘 된다. 운이 좋으면 주연보다 더 빛이 날 수도 있다.

 

세 가지 마음을 버리자. 완벽하고 싶은 마음, 이기고 싶은 마음, 주역이고 싶은 마음. 이 모두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잘 듣는 것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를 기울임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모든 불행은 듣지 않음에서 시작됨을 모르지 않으면서, 잘 듣지 않고 말만 많이 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바로 나였네요. 아침에 일어나면 나에게 외칩니다. 들어라, 들어라, 들어라. 하루의 문을 닫는 한밤중에 나에게 외칩니다. 들었니? 들었니? 들었니?


이해인 수녀의 <듣기>라는 시다.


<*출처: 피렌체의 식탁>


■ 강 원 국 교수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증권회사 홍보실,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등을 거쳐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로 8년간 일했다. 노무현 청와대에서는 연설비서관을 맡았다. 말과 글보다 미소 짓는 표정이 더 인상적이다. 저서로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가 있다. 각종 강연을 통해 ‘좋은 글쓰기’를 전파하고 있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51 | 3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3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내 잘못’보다 ‘세상의 악’ 더 성찰해야 하는 사순절

댓글 0 | 조회 413 | 2024.03.13
지난 2월 14일 수요일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 판결을 받은 날이면서, 교회성당에서는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이다. 사순절, 즉 40일은 그리스도교에서 예수 죽음 이… 더보기

인맥 관리 ‘노하우’ 5가지 오해

댓글 0 | 조회 535 | 2024.02.27
“인사나 이권을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주겠다.”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당선자의 일성이다. 나는 이 말을 인수위원회 파견 근무할 때 직접 들었… 더보기

한국, 세계에서 가장 개인주의적 사회?

댓글 0 | 조회 1,523 | 2024.02.14
저는 직업상 식민지 시대 사회주의적 독립 운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투사들에 대한 자료를 읽다 보면 이 분들이 정말 “초인”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더보기

관료주의의 무능, 권력자의 광기, 그리고 인간의 존엄 - <서울의 봄>이 상기시키…

댓글 0 | 조회 321 | 2024.01.31
공허한 권력의 실체이 영화 후반부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들로 시작하고 싶다. 반란 성공이 확실해지고 수괴 전두광 장군(황정민)은 일행과 함께 본부로 돌아가려다 혼자… 더보기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댓글 0 | 조회 560 | 2024.01.17
공통년 392년 로마제국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성당 출입을 금지당한 사건이 생겼다. 390년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주민 폭동이 일어났고, 황제는 군대를 보내 주민 … 더보기

한해를 되비추는 예술의 힘

댓글 0 | 조회 378 | 2023.12.22
▲ 영화 ‘괴물’. 미디어캐슬 제공12월의 첫 주말, 저녁 산책을 하며 한해를 되돌아보니 무엇보다 대립과 증오로 넘친 1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지구촌 두곳… 더보기

선한 마음 사이로도 차별이 샐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37 | 2023.12.13
▲ 단편 영화 ‘빠마’의 한 장면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니샤의 일상을 통해 우리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글교실에서… 더보기

‘전쟁의 해’ 2023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댓글 0 | 조회 425 | 2023.11.29
▲ 지난 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조명탄이 빛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2023년이 이제 저물어간다. 2023년은 깊어져 가는… 더보기

깊은 슬픔이 흐르는 강

댓글 0 | 조회 335 | 2023.11.15
▲ 경남 합천 황강. 사진 합천군청 누리집사람의 정성이 나무와 쇠를 감동시킨 곳영남지방 낙동강의 지류 가운데 경남에서 가장 긴 강은 남강과 황강이다. 남강은 진주… 더보기

한글날에 생각하는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

댓글 0 | 조회 389 | 2023.10.25
오늘은 한글날이다.솔직하게 말해,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한국에 대해 자긍심을 갖고 산 적이 별로 없다. 해외에 나가 공부를 하거나 여행을 할 때, 한국역사와 문… 더보기

사회적 타살의 일상성

댓글 0 | 조회 519 | 2023.10.11
현실 사회주의를 비판하려는 이들이 늘 집중 공격하는 것은 농업 집단화나 숙청 때와 같은 대규모 국가폭력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스탈린주의를 변호할 수는 없다. 혁…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389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11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다’(貧而無諂, 富而無驕).‘논어’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격의 형태다. 사실, 유교를 포함한 세계 모든 종교의 경전에… 더보기

한반도, 단호한 냉정이 필요하다

댓글 0 | 조회 686 | 2023.08.22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53년 7월27일, 북한 인민군과 유엔군은 상호 교전을 잠시 멈추고 더 이상의 후속조치를 멈추어버렸고 그 뒤로 … 더보기

내가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일본인, 일본 역사

댓글 0 | 조회 931 | 2023.08.09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토기를 만든 나라. 토기를 처음으로 발명한 것은 일본인이다. 그들은 빙하기가 끝나자 곧 토기를 사용했다. 조몬(繩文) 토기가 그것으로 규슈… 더보기

남명 조식

댓글 0 | 조회 577 | 2023.07.25
남명 조식은 세 차례나 관직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취임하지 않았고, 사례의 인사를 올리지도 않았다. 그랬던 그가 그동안 자신이 왜, 벼슬을 마다하였는… 더보기

국제 체제, 균세 (balance of power)로의 귀환?

댓글 0 | 조회 834 | 2023.07.12
애당초 국제 체제는 균세 (均勢)를 중점적 개념으로 해서 작동돼 왔습니다. 슈메르에서 여러 도시 국가들이 상호 각축하면서 나름의 ‘세력 균형’을 이루었던 시대부터… 더보기

한류, 또 하나의 착취공장인가

댓글 0 | 조회 949 | 2023.06.28
요즘 내가 여태까지 거의 하지 않았던 일을 하나 하게 됐다. 한국 대중문화 수업을 하게 되면서 특히 노르웨이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과 자주 만나 이… 더보기

조지 오웰을 찾아 - 나는 왜 쓰는가

댓글 0 | 조회 575 | 2023.06.14
나는 지난 5-6년간 많은 글을 써 왔다. 전공인 인권법 관련 글은 물론 그것을 넘어 다양한 내용의 대중적인 글을 썼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전공 관련 글은 의무… 더보기

대통령은 ‘대통령의 말’을 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1,628 | 2023.05.24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 일본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더보기

한국의 국제적 역할?

댓글 0 | 조회 947 | 2023.05.10
분단 국가란 애당초부터 상당한 “세계성”을 의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계적 냉전의 양 진영에 의해서 한반도가 분단되어 두 개의 국가가 생긴 이상, 양쪽 국가… 더보기

전라좌수사 이순신, 경상우수사 원균이 되기까지

댓글 0 | 조회 754 | 2023.04.26
선조 25년(1592) 2월, 원균은 경상 우수사에 부임하였다.이순신과 원균은 인연이 깊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그들은 조선의 무관으로서 함경도에서 여진족… 더보기

“사비로 천도했다”는 문장에서 학생들이 헤매고 있어요

댓글 0 | 조회 839 | 2023.04.11
■ 서 부원오늘도 역사 수업을 하다가 교실이 꺼질 듯 한숨을 내쉬게 된다. 강의에 대한 이해는커녕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적인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아이가 많아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