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더불어!

0 개 1,264 조기조

세 가지 거짓말이라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니 이제는 안 맞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상당기간은 통했다. “장사가 안 남기고 판다.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 처녀가 시집 안 갈 거예요.” 한다는 것이 그 세 가지다. 안 남기고 판다면 본전이거나 밑지는 장사다. 그러면 안 하는 것이 버는 것이다. 고생하고 손해 본다면, 밥 팔아 죽이라도 사 먹기 어렵다면, 머지않아 망하고 말 것이다. 사실 앞으로 남아도 뒤로 밑지는 경우는 더러 있다.


장사(사업)는 어림셈이라도 수지가 맞을 것 같아야 시작할 것이다. 고상하게 말하면 손익분기점(BEP: Break Even Point) 분석을 하는 것이다. 물건을 만들거나 사와서 팔려면 팔릴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이다.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대가를 치르고 기꺼이 얻는 가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싸도 내게 쓸모가 없는 것, 아무리 필요해도 너무 비싼 것은 사기 어렵다. 그 다음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同價紅裳)를 선택하는 것이다.


d7a710125ed103527728bbc7b4169372_1610396784_8792.png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는 판매가격은 원가에 얼마간의 이익이 포함된 것이다. 팔다가 안 팔리면 이익을 희생하거나 포기할 것이다. 심지어 손해를 보고도 팔아야 한다.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떨이를 하거나 신모델이 나오면 멀쩡해도 팔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전에 ‘땡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하면 원가라는 것을 고정원가와 변동원가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다. 


식당을 한다면 식당의 임차료(전월세)와 주방장의 인건비는 간판을 내리지 않는 한 들어갈 것이다. 이것이 고정원가이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재료비는 음식이 팔리는 만큼 비례해서 들기에 이것을 변동원가라 한다. 


예를 들어 짜장면만 만들어 파는 식당에 월세와 주방장 인건비가 월 2천만원이고, 짜장면 한 그릇을 3천원에 파는데 재료비가 1천원이 들어간다고 치자. 다른 비용은 없다. 몇 그릇이나 팔아야 손익분기점에 오를까? 짜장면 한 그릇의 공헌이익이 2천원(3,000 - 1,000)이다. 이 공헌이익으로 고정비를 나누면 1만 그릇(2천만원 ÷ 2천원)을 팔아야 한다. 한 달에 30일을 일 한다고 하면 매일 적어도 333그릇(10,000그릇 ÷ 30일)을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단순한 가정으로 어림셈을 하는데 쓰이는 손익분기점 분석을 한 결과, 나와 우리 가족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계산해도 손익분기점에 어림없이 못 미친다면 어찌하겠는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동을 제한하니 가게나 시장, 여행이나 숙박업소가 개점휴업이고 부도 아니면 고사위기에 처한 곳이 부지기수다. 건물주는 월세를 다 받아야겠지만 세입자는 낼 돈이 없다. 영업을 위한 재료를 구입해야 하는데 그것마저 어렵다면 어찌할까? 극한의 경우에, 고정원가는 드니 변동원가만 건지면 영업을 하는 편이 낫다. 


지인이 손익분기점 분석을 하고 3층짜리 건물을 갤러리로 꾸몄는데 뜻밖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복병이었다.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도 사 가는 사람도 줄었다. 아니 없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낫겠단다. 고정비 회수는커녕 매월 최저 관리운영비로 1천만원을 고스란히 밀어 넣고 있단다. 내년이라고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화가나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제공하겠다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계속 쏟아 붓는 일이 언제까지 가능할까? 어렵지 않은 업소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지역의 신문사도 광고수입과 구독자가 줄어드니 마른 수건을 짜듯 하지만 사면초가라 해도 심하지 않은 표현일 것이다.


코로나 위기에다 기후변화로 기근이나 재앙이 우려된다는 소리가 들린다.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식량위기가 온다면 사흘 굶어 부잣집 담 안 넘을 사람 없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어떤 나라 대통령 선거판을 보며 드는 생각이 이럴 수가 있나 싶다. 우리 민심도 뒤엎고 새 판을 짜자는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하는 기우를 해 본다. 정치판을 보면 싹 갈아엎고 싶은 생각이 불쑥 날 때가 있으니 말이다. 나만 그렇겠는가? 물은 배를 띄우지만(水能載舟) 곧 뒤집을 수도 있다(亦能覆舟)고 했다. 




정치란 부지런하면 먹고사는 것은 걱정 안 해도 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부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빈자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해 부자가 되도록 장려하고,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원하며, 가진 자, 식자(識者)들이 스스로 자선과 기부, 봉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제 것부터 챙기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 했다. 재능기부는 무재(無財, 無才)라도 가능한 것이다. 나는 ‘불어’로 건배사를 곧 잘 한다. ‘영어’보다는 고상할 것 같아서다. 가진 사람이나 배운 사람, 못 배우고 가난하거나 힘든 사람, 우리 모두 서로 도우며 살아요. 그래서 힘차게 건배합시다. “더불어!”

미나리꽝

댓글 0 | 조회 2,002 | 2021.04.13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속풀이나 해장국으로 복국을 즐겨 먹는다. 요리사가 피를 뽑아 물에 잘 헹구어 해독을 한 복을 삶아 두었다가 국물에 삶은 복 덩어리를 뼈째 넣… 더보기

변종 바이러스

댓글 0 | 조회 1,062 | 2021.03.24
그땐 컴퓨터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옮고 그 백신이 알약이나 주사약인 줄로 알았다. 요즈음, 호흡기로 옮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이 조직에도 붙고 사회에도 번진다는… 더보기

가족, 그 고귀한 선물을

댓글 0 | 조회 1,589 | 2021.02.23
지역의 한 방송에서 설날에 나갈 멘트를 해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감히 영광이라고 했다. 독후감처럼, 감명 받은 책의 구절을 소개하고 사람들에게 할 말을 덧붙이라… 더보기

먼 나라 어느 시장의 연설

댓글 0 | 조회 1,680 | 2021.02.10
지구 반대편에 있는 말과 글, 입고 먹고 사는 것이 전혀 다른 어느 도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었다. 다함께 잘 사는 내 고장, 다함께 잘 사는 우리나라를 넘어 … 더보기

솜바지를 사고, 또

댓글 0 | 조회 1,657 | 2021.01.27
2년 전 겨울 들며 솜바지를 샀다. 거위 털, 오리털이 아닌 인조 솜이다. 10만원을 주고 3개를 사고도 돈이 남아, 이건 싸구려구나 했는데 입고 나가도 촌스럽지… 더보기
Now

현재 더불어!

댓글 0 | 조회 1,265 | 2021.01.12
세 가지 거짓말이라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니 이제는 안 맞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상당기간은 통했다. “장사가 안 남기고 판다.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 처녀가 시… 더보기

김치 예찬

댓글 0 | 조회 1,001 | 2020.12.22
김치 없이 살 수 있겠는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같지만 김치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이쯤 되면 중독이라 해도 심한 중독이다. 나는 쌀밥에 젓갈과 김… 더보기

어느 일간지의 자살을 보며

댓글 0 | 조회 1,377 | 2020.12.08
이 1896년이다. 이 보다 25년 전인 1871년에 처음 생긴 일간신문 솔트레이크 트리뷴(The Salt Lake Tribune)이 150년 만에 2021년부터… 더보기

홍합 우려먹기

댓글 0 | 조회 1,509 | 2020.11.24
손님이 북적이는 한 중국집은 얼큰한 짬뽕을 시키면 홍합을 껍데기 채 수북이 얹어 준다. 알을 까서 넣었다면 별로 표가 안 날 것이 인심 좋고 넉넉해 보여 사람들이… 더보기

랜선 이모, 랜선 국민

댓글 0 | 조회 1,045 | 2020.11.10
정보기술을 공부하고 가르쳐 온 내가 ‘랜선 이모’란 말이 회자되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무슨 말인지 몰라서 누가 물어보기 전에 얼른 찾아보고는 뒤로 나자빠질 … 더보기

레몬과 멜론

댓글 0 | 조회 1,345 | 2020.10.29
나이 탓인지 어떤 물건이나 이름, 단어가 가물가물하면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독립영화제로 유명한 선댄스 영화제를 만든 사람, 로버트 레드포드는 입에 돌기만… 더보기

AESA 레이다 파동

댓글 0 | 조회 1,844 | 2020.10.13
중학생 때 광석검파기라는 것을 조립했다. 전원이 없어도 리시버를 통해 모기소리처럼 들리는 라디오 소리를 들으며 나는 전파라는 것에 고마워했다. 다른 방송 채널로 … 더보기

마스크 사피엔스

댓글 0 | 조회 1,133 | 2020.09.22
융합(融合)이라는 말과 수렴(收斂)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영어로는 컨버전스(convergence)로 통하지만 물질이나 정신 등이 합하여 새로운 하나가 되는 것… 더보기

틱톡소리

댓글 0 | 조회 1,028 | 2020.09.08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언제나 같은 소리 똑딱똑딱 하루 종일 일해요, 쉬지 않고 일해요.” 이 노래를 놀림노래로 부르면 ‘똑딱똑딱’만 반복되는 느낌이다. 째깍… 더보기

MLCC(적층 세라믹 커패시터)

댓글 0 | 조회 1,288 | 2020.08.25
삼십 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그녀와의 사랑이 켜켜이 묻어있다. 그때 지리산 계곡의 우리 집에선 물방앗간에서 돌리는 수차에 횟대를 연결해 발… 더보기

젓가락 예찬

댓글 0 | 조회 1,374 | 2020.08.11
조그마한 몸뚱이 위에 철길 같아 보이는 긴 두 줄이 있어 그게 무어냐고 물으니 젓가락이라 하더란다. 그림을 잘 그리는 어떤 사람이 한 스님의 인상을 스케치해서 준… 더보기

스마트로 가는 중소기업

댓글 0 | 조회 1,030 | 2020.07.29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 종사자의 87.9%가 일하고 있다(2014년 기준). 중소기업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발전하… 더보기

데이터 댐

댓글 0 | 조회 1,549 | 2020.07.15
그랜드 캐년을 보고 남쪽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오는 길엔 후버 댐을 건넌다. 콜로라도 강을 막은 후버 댐의 콘크리트 둑이 바로 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댐 아래로 … 더보기

NAVER, 나베르 아닝겨?

댓글 0 | 조회 1,274 | 2020.06.23
G2, 미국과 중국이 겨루고 있다. 무역적자가 큰 미국이 그 원인과 해소 방안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국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중국이 미국에 많은 물건을… 더보기

공인인증서

댓글 0 | 조회 1,968 | 2020.06.09
서류에는 서명 날인을 하는데 도장이 없으면 지장(指章)을 찍었다. 그러다가 어느 사이, 서명(사인이라는 signature)으로 인증이 가능했다. 그래도 중요한 문… 더보기

페르소나(Persona)

댓글 0 | 조회 1,589 | 2020.05.27
J.C. 페니가 파산신청을 했단다. 그럴 때가 온 것이다. J.C. 페니는 텍사스 주의 근교 북부인 플레이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백화점 체인이다. 이 회사는 미국… 더보기

아마존의 서비스 정글

댓글 0 | 조회 1,496 | 2020.05.12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더니 책도 서점도 없이 책을 팔아먹은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 닷컴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새 책은 물론 헌책도 사고 팔 수… 더보기

OLPC로 날아라!

댓글 0 | 조회 1,801 | 2020.04.22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등교를 못하고 지난 4월 20일 초등학교 까지 모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였다. 입학식을 못한 신입생은 화면에서 처음 선생님을 보는 것이다… 더보기

인간 정보시스템

댓글 0 | 조회 1,833 | 2020.04.15
정보시스템이란 말이 대단하게 먹히던 때가 있었다. 기업의 정보시스템을 경영정보시스템이라 했다. 정보시스템 앞에 단어를 붙이면 거의 다 통했다. 생산, 마케팅, 재… 더보기

언택트로 살기

댓글 0 | 조회 2,125 | 2020.04.08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 ‘고향의 봄’을 노래한 이원수 선생이 뛰고 놀았다던 천주산에 올랐다. 창원시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