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오리까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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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하오리까 Ⅱ

0 개 1,928 새움터

‘베트남의 호치민, 태국의 치앙마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체코의 프라하 

그리고 한국의 제주도’


지금이야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 해졌지만 나열한 장소들은 몇 년간 한국인들에게 유행처럼 번진 ‘한달 살기’로 인해 소위 뜬 도시들이다. 무엇보다 저렴한 물가, 이국적인 볼거리, 비교적 치안이 안전하고 적당한 생활 인프라가 갖추어진 곳이라는 점이 장기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 온다. 당장 유튜브를 열면 ‘한달 살기’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동시에 일정 수익을 내고자 하는 수백가지의 동영상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필자도 가끔 ‘인생은 한 번 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를 모토로 한달 살기를 하는 욜로(YOLO)족들의 느긋한 일상을 넋 놓고 볼 때가 있다. 


그럼 왜 한달 살기가 우리에게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을까? 각자 생김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듯 자신만의 이유로 여행가방을 꾸리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의 한달을 살아 본다. 이들이 찾아 나선 것은 아마도 한 동안 일상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쉼’이 아닌가 싶다.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스트레스로 부터의 해방과 같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몸 속에 쌓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소개한다. 그 중 장재식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하나는 배출의 방법과 다른 하나는 중화시켜 희석시키는 방법이다.




배출하는 것은 말 그대로 우리 몸의 여러 구멍을 통해서 가능한 방법을 일컫는다. 우선 입을 통한 배출이 있겠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사람들과 대화다. 가끔은 뒷담화로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사람에 대한 험담도 좋은 배출구가 될 수 있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소리를 지르게 되는 것도 비슷한 배출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도저히 감당이 안 될 정도의 부정적 에너지가 몸에서 느껴지면 이를 급하게 발산하기 위해 일어나는 반응이다. 즉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몸과 마음의 손상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일종의 무의식적 응급조치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고함을 치는 행동으로만 스트레스 해소가 가능하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대화 이상으로 입을 통한 배출의 효과적인 것이 호흡법이다. 코와 입을 통해 잘 정돈된 장소에서 일정한 호흡의 리듬을 타다보면 스트레스로 어지러워진 내면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게 된다. 눈을 통해서 눈물을 흘리는 것도 또한 배출이다. 예를 들어 힘든 일로 슬픔에 휩싸일 때 실컷 울고 나면 감정이 조금이나마 정화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입과 눈을 통해 일시에 쌓인 에너지가 배출되므로 다소 후련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배출은 바로  피부를 통해 땀을 배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동네 걷기나 맨손 체조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테니스나 싸이클 같은 격렬한 운동 후 땀에 흠뻑 젖고 나면 느끼게 되는 상쾌한 기분은 맛 본 사람만이 안다. 마찬가지로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도 같은 배출의 원리일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이 바로 긍정적인 자극을 몸 속으로 유입시켜 부정적 에너지를 중화시키는 방법이다. 음악 감상, 여행, 독서, 공연 관람, 동호회 활동, 명상이나 종교 활동등이 일상 생활안에서 비교적 가능한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주 매운 음식을 먹는 것으로 해소 한다는 이유도 같은 원리로 이해할 될 수 있겠다. 스트레스를 희석을 통해 중화 시키는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몇 년 전 영국 서섹스 대학 인지 심리학과의 스트레스 해소에 관한 연구가 인상 깊다. 연구팀은 각종 스트레스 해소 방법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지 측정했고 그 결과로 독서가 1위를 차지 했다.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 감소 됐고, 심박수도 낮아지며 근육 긴강이 풀어진다고 측정됐다. 연구팀은 “무슨 책을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작가가 만든 상상의 공간에 푹 빠져, 일상의 걱정 근심으로 부터 탈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2위는 음악감상 (61%), 그리고 3위는 커피 마시기 (54%)로 1위 독서의 뒤를 따랐다. 


개개인의 생김새가 다르듯 각자 저마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을 것이다. 2020년 12월이 이제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연말이라 아무래도 직장에서 업무 마무리로 좀 피곤했던 요즘이다. 스트레스 관리와 예방 차원에서 이번 주말에는 좋은 풍광 즐기며 좀 먼 거리의 산책으로 땀을 빼야겠다. 그리고 요즘 푹 빠져 듣는 ‘Il Mondo’를 반복 재생해 놓고 진한 Long Black 커피를 홀짝이며 알랭 드 보통의 소설 ‘낭만적인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마저 읽어야 겠다. 이 정도면 배출과 중화의 스트레스 해소법의 알맞은 조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주말이면 자연스레 소파와 한몸이 되어 버리는 게으름만 이겨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글쓴이 새움터 회원 장요셉>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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