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의 응답과 질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2020의 응답과 질문

0 개 1,678 김지향

e13cad461d413231015613a6dbdcca77_1608582323_1069.jpg
 

작년 이맘때, 코로나라는 듣도 보도 못했었던 바이러스가 중국을 공포로 몰아넣었었고, 인터넷 기사는 온통 코로나로 가득 찼었다. 그로부터 1년이 된 지금까지도 코로나는 여전히 전 세계인들을 공포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올해 1월 한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그 다음 달인 2월에는 뉴질랜드에도 코로나가 발을 들여 놓았다. 다행히 뉴질랜드는 강력한 퇴치 전략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코로나 청정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에 많은 지장과 변화를 주었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 중에 구조조정으로 직업을 바꾼 지인도 있고, 사업에 차질이 생긴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두들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잘 지내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내 사촌의 가족은 모두 다 코로나에 걸렸었다. 다행히 모두들 완치를 하여 잘 지내고 있다는데, 부디 후유증이 없기만을 바란다.

  

얼마 전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았다. ‘응답하라 1988’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방영된 드라마로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고 한다. 넷플릭스 덕분에 나도 시청을 하게 되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게 보았다.


1988년으로부터 2015년까지 27년이란 세월 동안의 쌍문동 한 골목의 이웃들과 가족 간의 사랑을 그렸는데, 한국 서민의 애환과 부모의 교육열과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면서 성장하는 자식들의 삶이 고스란히 보인다. 한국 경제의 발전 또한 그들의 성장에 발맞춰서 나아갔다.


‘응답하라 1988’은 1987년에 결혼한 나에게 많은 추억거리를 떠오르게 한 작품이다. 자잘한 소품들 하나하나와 수많은 삽입곡들이 지나간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코믹한 장면들에 큰소리로 웃으면서도 가슴 한 구석에 숨어 있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그 추억들 중에는 너무 아파서 아름답게 포장 되어진 것들도 많으리라. 인생살이가 힘들고 처절하기에 아름다움으로 승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무리에 무리를 거듭하면서 잘 살아보겠다고 기 쓰면서 살아온 지난날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여기까지 왔겠지만, 지나온 곳들이 늘 정거장과도 같았다. 잠시 머물다 지나치는 그런 곳. 수  많은 인연 역시 짧은 스침들 뿐이었다. 


그 인연들 속에는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인연들부터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인연들이 있다. 철이 없어서 잘못했었던 일들도 많았고, 그땐 맞았었지만 지금은 아닌 일들도 많았다.




나는 그 27년 중 13년만 한국에서 살았다. 


내가 뉴질랜드로 온 이후 처음으로 한국 방문을 한 것은 이 드라마가 방영되기 1년 전 즈음이었다. 그때 나는 한국에 도착하여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지하철부터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크게 발전을 해서 내가 떠나올 때의 한국이 전혀 아니었다. 내 동생이 공항으로 나와서 나를 마중하지 않았었더라면 거리의 미아가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영종도 국제공항부터 시작해서 한국은 완전히 별천지가 되어 있었다. 조용한 파미에서만 살았었던 나로서는 급변한 한국생활에 적응하기가 힘이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니었다.


내가 변화의 속도감이 없는 파미에서 머무르고 있는 동안 한국은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나간 것이다. 대단한 나라에 위대한 국민들이다.


지금 한국의 ‘빨리빨리’는 세계 곳곳에서 높게 평가를 하고 있다. 그것뿐만 아니라 한국의 교육 방침에 대한 관심도도 무척 크다. 한국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이유를 다른 나라에서는 높은 교육열과 ‘빨리빨리’로 보고 있는 것 같다.


2020년의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방역도 한국의 ‘빨리빨리’가 큰 몫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믿으며 멀리서나마 응원을 보낸다.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렸던 뉴질랜드도 다시금 코로나 확진자의 유입으로 경보 1단계를 유지하면서 방역에 대한 긴장을 바짝 땅기고 있다.


매사에 느긋하고 ‘천천히’ 가는 뉴질랜드가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에는 강력하고 신속하게 대처를 하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 방역은 정말 대단했다. 느긋할 때 느긋할 줄 알고 신속할 때 신속하게 움직일 줄 아는 뉴질랜드. 다시금 뉴질랜드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과 뉴질랜드가 내 고국이며 내가 서 있는 땅인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른다.   한국의 ‘빨리빨리’와 뉴질랜드의 ‘천천히’가 합주곡이 되어 내 마음에 울려 퍼졌다. 아울러 모든 자연이 하나의 화음이 되어, 자연 앞에 고개 숙인 나를 다독여주었다. 


“괜찮다. 다 괜찮다.”

  

  2020년의 마지막 칼럼을 쓰면서 

  나의 2020년도 함께 뒤돌아본다.  

  전 세계의 2020년, 

  한국의 2020년, 뉴질랜드의 2020년, 

  그리고 나의 2020년이 모두 다 다르겠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혼돈의 세상이 되어 버린 2020년이 

  지구의 모든 인류에게 응답과 더불어 질문을 던지는 

  특별한 해인 것은 확실하다.

  2020년의 질문에 대한 2021년의 응답이 

  현답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겸허한 마음으로 연말연시를 보내려 한다. 

  그런데 2020년의 응답이 응징으로 여겨지는 건, 

  단지 나만의 생각일까? 

  2021년의 응답이 응징이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오클랜드에서 파미에 온 한의사 Matthew Jin

댓글 0 | 조회 3,069 | 2021.01.28
올해는 무척 활기차고 바쁘게 보낼 거 같다. 조용했던 몇 년 동안의 생활이 청산이 될 거 같다. 그래서 기쁘다.할 일이 많이 늘어났다. 그 중 할머니가 될 준비에… 더보기

파미 집값이 아무리 날개를 달았을지라도..

댓글 0 | 조회 2,475 | 2020.10.29
몇 달 전 둘째가 오클랜드에서 집을 사려고 한다면서 추출해 놓은 몇 몇 집들을 인터넷으로 보여주었는데, 상상 이상의 가격에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다.가까스로 작은… 더보기

사과 중에 가장 맛있는 사과

댓글 0 | 조회 2,064 | 2021.10.28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형부는 여러 개의 사과가 있다면 그 중 가장 맛있는 사과부터 먹으라고 했다. 아깝다는 생각에 맛없는 것부터 먹다 보면 결국 맛있는 사과는 못… 더보기

돈이 따라오는 외모가 있다

댓글 0 | 조회 1,942 | 2021.06.10
요즘 나는 옷들부터 음식들까지 옛 것을 즐기고 있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을 만들어 먹고, 추억의 옷들을 꺼내어 손질하여 입고, 빈티지 구제 명품 옷과 신발들을 사… 더보기

소리 없는 관찰자

댓글 0 | 조회 1,827 | 2020.03.25
COVID19가 남쪽 끝의 작은 섬나라인 뉴질랜드에도 도착했다. 과거의 바이러스와 달리 무척 똑똑한 바이러스로 빠르게 진화를 해가면서 퍼져 나간다.사람의 의식만 … 더보기

카이로의 대가를 찾아 파미로 온 Dr Jay

댓글 0 | 조회 1,769 | 2021.02.10
카이로의 레전드라고 불리는 Dr Whitethead는 86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카이로 클리닉 센터의 헤드 카이로로 활동 중이시다.그 분은 따님과 함께 “Whit… 더보기

미안해! 하지만 늦지 않았어!

댓글 0 | 조회 1,712 | 2020.10.14
한국에서 소포가 날아왔다. 그 안에는 책들이 들어 있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글자들로 엮어진 책들이 세 권이나 된다. 코로나 사태로 힘겹게 여행을 한 세 권의 … 더보기
Now

현재 2020의 응답과 질문

댓글 0 | 조회 1,679 | 2020.12.22
작년 이맘때, 코로나라는 듣도 보도 못했었던 바이러스가 중국을 공포로 몰아넣었었고, 인터넷 기사는 온통 코로나로 가득 찼었다. 그로부터 1년이 된 지금까지도 코로… 더보기

꽃들에게 희망을

댓글 0 | 조회 1,628 | 2020.05.13
고등학교 다닐 때 나는 종로서적에서 아주 예쁜 그림책을 발견했다. 노란색의 겉표지에 나비가 그려있고 밑 부분에 줄무늬 애벌레와 노란 애벌레가 고개를 들어 나비를 … 더보기

업싸이클링 아티스트

댓글 0 | 조회 1,626 | 2021.04.13
재활용을 뜻하는 리싸이클링(Recycling)과 차원을 높였다는 뜻의 업그레이드(Upgrade)를 합하여 만들어진 신조어인 업싸이클링(Upcycling)은 대단히… 더보기

희망에는 나이가 없다

댓글 0 | 조회 1,623 | 2020.09.22
파미에 정착한 지도 벌써 20년.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린 세월이다.나에겐 이민 초창기 때 만나 끊일 듯 끊이지 않고 인연을 맺어 왔었던 분이 계시다. 그때 … 더보기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

댓글 0 | 조회 1,613 | 2022.02.23
얼마 전에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대선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언니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누가 되든 나라는 망하지 … 더보기

1% 부자의 법칙

댓글 0 | 조회 1,571 | 2023.05.10
올 한 해는 첫 달부터 여행의 연속이었다. 한국과 오클랜드 파미를 오가면서 지내면서 내 건강이 많이 좋아졌음을 느끼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더보기

네가 있음에 내가 있네

댓글 0 | 조회 1,571 | 2019.10.09
9월 20일부터 사흘 동안 파미에서 9회 NZ National Orchid Expo를 했다. 큰애와 함께 토요일인 21일에 행사장에 가서 전국 곳곳에서 상을 받은… 더보기

머니트리 덕분에 부자 되겠네

댓글 0 | 조회 1,541 | 2021.05.25
2021년 신년 꽃꽂이를 하러 꽃집을 돌았었는데, 코로나 영향인지 꽃집에 쓸 만한 꽃들이 없었다. 파미에서 가장 꽃꽂이하기 좋은 소재들이 많은 꽃집은 아예 문을 … 더보기

상팔자가 따로 없네

댓글 0 | 조회 1,524 | 2021.02.24
기다리고 기다렸던 친구가 드디어 한국을 떠나 파미로 왔다. 코비드의 영향으로 보름이라는 시간을 소비하면서 어렵사리 파미에 도착했다.난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참 경… 더보기

연꽃을 닮은 여인

댓글 0 | 조회 1,518 | 2020.03.10
“안녕하세요?” 자매처럼 닮은 두 여인이 우리 집 에어비앤비 손님으로 찾아왔다. 마나와투 골프장에서의 시합 때문에 파미를 찾은 손님이었다. 서글서글한 눈매에 잘생… 더보기

10년 후 지금의 세상이 사라진다고 해도

댓글 0 | 조회 1,494 | 2021.08.24
겨울비가 무겁게 쏟아지는 화요일 저녁에 닭볶음탕 하나로 우리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오붓한 저녁을 먹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이 유리 창문을 때리건 말건 온기… 더보기

창조 놀이

댓글 0 | 조회 1,470 | 2020.08.26
게러지에 있었던 재봉틀을 내 방으로 옮겼다. 그 덕분에 나는 옷장 정리를 하면서 리폼에 대한 의욕이 일어났다. 예전에 수선하려다 만 옷들도 찾아내고, 모자를 만들… 더보기

GOLD 인생

댓글 0 | 조회 1,448 | 2022.12.07
지금이 내 인생에 있어서 황금시대인가? 황금 카드를 준다고 하니 말이다. 오는 크리스마스 날이 D-day이다. 그런데 영 기력이 없다. 기력이 넘쳐나야 황금시대를… 더보기

기적의 씨앗

댓글 0 | 조회 1,407 | 2020.07.28
나의 일상은 늘 기적의 연속이다. 어제도 오늘도 나에겐 기적이 일어났고, 내일 또한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내게 기적이 함께 한다는 것은 남들도 마찬가지란 것이다… 더보기

그레이 헤어 할머니의 인사 “Hi~”

댓글 0 | 조회 1,403 | 2021.01.12
유별나게 날씨가 좋았던 새해 첫날, 파티에 초대 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큰애가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 사귄 20년 지기 친구의 부모님 집에서의 파티였다. 손님들… 더보기

산전수전 공중전이 준 선물

댓글 0 | 조회 1,397 | 2020.11.24
큰애를 낳고 둘째를 임신한 상태로 가출했었던 그 날이 엊그제 같다. 30의 나이에 결혼하여 시집살이를 하다가 2년도 채 안 돼서 달랑 기저귀 가방 하나 들러 메고… 더보기

메타버스 무임승차

댓글 0 | 조회 1,385 | 2022.08.10
점점 더 단순해지다 못해 조금 전에 읽은 글도 금방 잊어버리는 요즘의 나. 머리카락이 남보다 빠르게 백발이 되어 버리더니 머릿속도 그에 못지않게 빠르게 늙어가고 … 더보기

빛은 유리문을 통과 한다

댓글 0 | 조회 1,380 | 2020.02.25
2월 12일, 지난 주 수요일에 이벤트 시네마스에 가서 세 모녀가 함께 영화 ‘기생충’을 봤다.오스카 상 수상을 한 ‘기생충’이 인구 몇 안 되는 작은 도시인 파… 더보기